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서 세균이 검출돼 판매 중단 조치를 받은 대상 청정원의 통조림 햄 '런천미트'에서 발견된 세균이 비병원성 대장균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온 멸균 과정을 거치는 통조림에서 열에 약한 대장균이 검출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커다란 파장이 일고 있다.
제조 과정이 아닌 유통이나 식약처 공인검사기관(충청남도 동물위생시험소) 실험(조사) 과정 중 오염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때문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런천미트에서 검출된 세균은 병원성 출혈성 식중독균이 아니고 일반 대장균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런천미트의 세균검출 논란'이 정반대의 결과로 귀결될 수 있는 반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통조림 햄에서 제조과정 상 대장균이 검출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하상도 중앙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는 "처음 런천미트 세균 검출 사실을 들었을 때 당연히 섭씨 100도에서도 죽지 않는 바실러스나 클로스트리듐속 등 포자를 형성하는 내열성 균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70도만 돼도 사멸하고 생고기나 분변 등에서 발견되는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식약처장의 발언이 의아했다"고 지적했다.
통조림 햄 제품은 상온에서 보관하는 특성상 철저한 멸균 과정을 거치며 런천미트 제품의 경우에도 116도에서 40분 이상 멸균처리를 거친다. 즉, 일반적으로 통조림 햄에서 대장균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대상 측에서는 식약처 조사 결과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제품 제조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시험 대상제품 외에 이미 2년여 간 판매된 다른 제품들에서도 대장균이 검출됐어야 한다는 것이 대상의 주장이다.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도 "이 사안에 대해서는 4가지 사실을 정확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제품이 아예 살균과정을 거치지 않고 유통된 것인가 ▲제조과정 중 살균조건이 기준에 맞지 않았는가 ▲유통과정 중 제품을 떨어뜨리거나 밀봉부분이 균열됐을 가능성이 있는가 ▲세균배양검사가 정당하게 이뤄졌는가 등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신 교수는 "공장 직원 실수로 제품이 살균과정을 거치지 않고 유통된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그랬을 경우 제조일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품질 논란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며 살균 과정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했다.
이어 "세균배양검사의 경우 굉장히 예민한 무균 상태로 이뤄져야 한다"며 "미생물 실험 자격을 충분히 갖춘 전문가에 의해 시행됐는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조사 과정의 실수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