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간 ‘사드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LG생활건강, 삼성물산 패션 부문 등 국내 유통업체와 패션업체, 홈쇼핑 등이 잇따라 중국에서 철수하고 있다.

중국 내 반한 감정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현지 중저가 브랜드와의 경쟁이 치열해진 탓으로 전해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 5월부로 화장품 편집숍 브랜드 ‘더페이스샵’의 중국 오프라인 매장 문을 모두 닫았다. 앞서 더페이스샵은 중국 내 법인을 2개에서 1개로 줄이며 사업 규모를 축소한 바 있다. 기존 더페이스샵무역(광둥)유한공사를 더페이스샵(상하이)화장품소수유한공사에 흡수합병키로 한 것이다.

패션업계도 현지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 ‘에잇세컨즈’의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지난 7월 폐점했다. 중국 내 유일했던 매장이 사라진 셈인데, 비용이 많이 드는 오프라인 직영 매장 대신 온라인과 편집숍 중심으로 유통 채널을 재편해 내실을 다질 방침이다.

패션그룹 형지 역시 중국 백화점에 진출했던 남성복 브랜드 ‘본지플로어’와 ‘예작’을 작년에 철수했다.

대형마트나 TV홈쇼핑 등은 이미 현지 사업을 접었거나 철수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10년 중국에 진출해 산둥·허난성·충칭 등 5곳에서 홈쇼핑 사업을 진행하던 롯데홈쇼핑은 충칭만 제외하고 모두 매각했다. 충칭 지역 홈쇼핑도 2021년 계약기간이 만료하면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CJ ENM 오쇼핑 부문도 지난해 남방CJ를 정리했으며 동방CJ의 경우 지분 중 일부를 현지 회사에 매각했다.

현대홈쇼핑은 현지 파트너사와의 갈등으로 현재 소송 중이다. 현대홈쇼핑은 2011년 중국 전역에 홈쇼핑 사업권을 보유한 가유홈쇼핑과 상하이시가 최대주주인 지역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동방유선의 자회사 동방이푸와 함께 현대가유홈쇼핑을 설립했다. 경영권을 둘러싼 이견이 발생하면서 가유홈쇼핑이 2016년 4월부터 방송을 중단하면서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이마트는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말 중국 시장에서 완전 철수했다. 롯데마트 역시 현지 회사에 대부분의 매장을 넘기면서 발을 뺐다.

사드 갈등에 따른 앙금이 남은 측면도 있지만, 세계 최대 소비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내 치열한 경쟁도 국내 업체들의 입지를 더욱 좁아들게 한 것ㅇ로 아렬졌다.

중국 복장브랜드 연구센터 통계에 따르면 중국 내 패션 브래드만 1만개가 넘는다. 여기에 국제 신흥 브랜드들도 중국 현지 시장에 속속 진입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코트라(KOTRA)는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럭셔리 브랜드 외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 현지 업체들이 급부상하면서 국내 중가 브랜드 업체들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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