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에덴농장

무주/ 에덴농장 최창심 대표

 

꿀벌 인공 수정의 선구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수 품종 다량 보유

세 아들과 함께하는 고난이도 기술 혁신으로 양봉 산업 발전에 이바지

에덴농장 최창심 대표

 

꿀벌의 인공 수정 기술은 세계적으로 확대, 보급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전무한 실정이다. 에덴농장의 최창심 대표는 미국과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는 세 아들과 함께 인공 수정기를 도입해 수천 번의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우량 품종을 육성하는데 성공했다. 최 대표는 “우수한 품종을 분양함은 물론 인공 수정 기술까지 전수해 양봉 농가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인류의 생존과도 연결되어 있는 꿀벌은 낭충봉아부패병, 가시응애, 진드기 등 각종 질병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전국 토종벌의 90%가 폐사하는 일이 발생해 멸종위기까지 몰렸다. 이후 농업과학원와 농림축산 검역본부에서 꿀벌 질병 관리를 연구하며 그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 관리를 해야 하고 질병에 저항성을 가진 우수한 품종을 수정해 농가에 보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발표했다.

 

만 1년을 연구 관찰한 후 건강한 개체만 분양

전라북도 무주에 자리한 에덴농장의 최창심 대표는 몇 해 전부터 벌꿀 인공 수정기 두 대를 운용하며 인공 수정을 수천 번 거듭한 끝에 올 봄 우량 품종을 육성하는데 성공했다. 번식력이 좋은 여왕벌과 질병에 저항성이 좋은 수벌 등 다양한 품종을 인공 수정 시켜 1년간 연구 관찰한 결과 우량 품종을 육성할 수 있었고 분양에 이른 것이다.

 

지난 9월 1일 에덴농장에서 봉군을 분양받아 갔던 양봉인들이 한 자리에 다시 모였다. 분양받은 이후, 꿀벌의 성장과 활동상황을 피드백하기 위한 세미나였다. 결과론적으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벌들 보다 번식력과 채밀능력이 더 좋고 폭염으로 뜨거웠던 올 여름도 활기차게 생존했다는 의견들이 모였다.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해 온 것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들은 내년 6월에 선보일 우량 품종도 구입할 의사가 있다며 앞 다퉈 번호표를 뽑은 상태다. 최 대표는 “인공 수정해서 바로 분양하지 않고 만 1년을 연구 관찰한 후 건강하게 성장하는 개체만 분양을 한다”며 “지금 당장 분양해 달라고 연락 오는 분들이 있지만 1년이라는 보호 관찰을 하지 않고 분양하는 것은 무리수”라고 밝혔다. ‘확실하게 입증된 품종만 보급 하겠다’는 최대표의 고집이자 사명이 담겨있었다.

 

 

 

 

수 백 마리의 정액을 모아 인공 수정해야 우량 품종이 나온다

에덴농장 인공 수정 실에는 고가의 인공 수정기 두 대가 설치되어 있다. 인공 수정은 고배율 현미경을 이용해 우수 품종의 수벌 정액을 채취해 건강한 여왕벌의 생식기에 삽입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한번에 500마리~600마리의 정액의 받아 모아 여왕벌에게 삽입하는데 이 과정이 까다롭다. 적은 마리수의 정액보다 많은 정액을 모아 수정했을 때 우량 품종이 태어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여왕벌도 몸이 상하지 않도록 처지하기 위해 두 번의 마취를 취한다. 인공 수정을 하는 동안에는 최 대표의 세 아들이 함께 협력한다. 세심함과 정교함을 필요로 하는 고난위도의 작업이다. 인공 수정실의 온도는 벌들에게 가장 좋은 25도로 맞춰져 있었다.

 

인공 수정 후 개체별 보호 관찰이 중요

수정 후 여왕벌이 알을 낳으면 일벌은 21일 만에 부화하고 수벌은 24일 되어야 부화한다. 부화된 수벌은 품종을 구분하기 위해 수벌 격리 판에 가둬둔다. 여기서 20일을 보내야 남자로써의 역할을 하는 수벌로 성장하게 되는데 이때 다시 정액을 생산하게 되면 이 정액을 받아 여왕벌과 인공 수정을 시키는 과정을 반복한다. 여왕벌은 마취를 통한 교미를 하기 때문에 자신이 교미했다는 기억이 없다. 때문에 인공 수정 후 벌통에 바로 넣으면 다른 수벌과 교미할 확률이 크기 때문에 인공 수정 후에는 여왕벌 역시 격리시켜 놓는다. 몸이 서서히 커지기 시작하고 알을 낳을 몸이 되면 그때 벌통에 넣어준다. 그리고 새로 태어나는 여왕벌과 일벌, 수벌을 만 1년간 연구 관찰한다. 최 대표는 “각종 질병으로부터의 저항성과 움직임, 채밀능력, 청소능력, 번식력 등을 평가해 우수 품종만 가려내는데 30%만이 우수 품종으로 살아남는다”고 밝혔다.

 

 

 

 

 

 

 

 

 

 

 

 

 

양봉 농가에 인공 수정 교육 진행

지난 9월 1일 에덴농장에서 세미나가 열렸을 때 최 대표는 양봉 농가를 상대로 인공 수정 교육과 실습을 시행하기도 했다. 현미경으로 보이는 여왕벌의 생식기와 수벌의 정액, 삽입유리관을 통한 인공수정 과정을 경험한 농가는 “생전 처음 해 본 경험이었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최 대표는 에덴농장에서 봉군을 분양받은 농가 중 희망자에 한해 인공 수정 교육을 시킬 계획이다. “행사 기간에는 무료로 강습을 하는데 실습을 하고 싶으면 개인적으로 인공 수정기를 사가지고 와서 배우고 자기가 직접 수정한 개체는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필요하면 처녀 여왕벌과 수벌 정액도 공급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공 수정 교육만 시키고 뒷받침을 안 해주면 교육의 효과가 없지 않겠느냐”며 “이론과 실습을 통해 결과물까지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곳은 에덴농장이 유일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지난겨울부터 올 여름까지 이상 기온으로 냉해와 폭염을 겪은 양봉 농가는 꿀벌들의 질병관리는 물론이고 이제는 기후 변화까지 고려해야 될 상황에 도래했다. 지구 온난화로 겨울과 여름의 기온 변화를 감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진드기와 같은 질병에 대한 저항성은 물론이고 한 겨울의 추위를 극복할 수 있고 또 한 여름의 뜨거움을 견딜 수 있는 우량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진행된 제 2차 인공 수정을 통해 더 강력한 품종을 기대하고 있다”며 “내년 6월까지 관찰한 후 분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6마리를 분양받아 키워본 한 농가는 “가지고 있는 400군의 봉군을 모두 팔고 이곳에서 다시 새롭게 분양받아 키우려고 한다”며 적극적인 분양 의사를 표시했다. 화분에 로얄제리를 가득 담아 마음을 보낸 농가도 있다. 최 대표는 “우수품종의 평가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분양받아 간 그들이 하는 것”이라며 “나는 확신할 수 있는 좋은 품종만 분양하는 것이 내 몫”이라고 밝혔다. 꿀벌 인공 수정에 대한 최 대표의 독보적인 행보는 국내 양봉 산업에 발전에 큰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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