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한방 이야기 4.

오늘은 반려동물의 발작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던 강아지가 갑작스럽게 발작이나 경련을 하는 것을 경험한 모든 보호자들은 또 언제 그런 안타깝고 당황스러운 상황이 벌어질까 두려워 복용하는 약들을 매일 먹는 밥처럼 잘 챙겨주십니다.

그러나, 아이의 발작이 수의사 선생님이 처방해 주신 약 덕분에 1달에 한번 또는 몇 달에 한번, 그리고, 발작의 강도도 1분 이내로 아주 미약해지면, 또 다른 걱정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과연 이 약을 언제까지 먹여야 하나?

발작은 줄었지만, 장기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은 없을까?

 

지금부터 하루에도 여러 번 심하게 발작을 하던 아이가 안정되는 시점에서 한방과의 협업을 통해 항경련제의 용량을 최소로 줄이고, 하루에 2번씩 복용하던 약을 2일에 한번, 3일에 한번, 4일에 한번, 결과적으로 5일에 1번으로 줄였던 사례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수의 한방학적 관점에서 보면, 발작(seizure, convulsion, epilepsy)은 내풍 (Internal wind)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치료 전략으로는 풍과 열을 없애고 (LI-4, LI-11, GB-20, GV-14, LIV-3), 심신을 안정시키는 (GV-20, GV-21, PC-6, HT-7) 침자리와 Di Tan Tang (TCM phenobarbital)Bu Xue Xi Feng (Jing Tang), Shen Calme (안정제)의 한약을 일반적으로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발작 환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혈변과 설사를 자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방학적 관점에서 보면, 발작을 유발하는 목木(wood)의 자리에 문제가 생기면 토土(earth.비장과 위)의 자리를 치게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위장관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첫번째 한방 진료시 발작 때문에 병원에 내원하였다 하더라도 내풍을 위한 치료보다 위(ST), (SP) 를 다스리는 土(earth)의 장기에 중점을 두고 치료를 실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미(wood)의 장기에 문제가 있으면 자식(fire)을 잘 보하지 못해서 질병을 유발하게 되므로, 발작의 경우 환자가 분리 불안이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다음은 양방과 협업한 성공적인 치료 사례입니다.

 

-14, 말티즈

-성격: 목의 성격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보다는 자신이 먼저 마음을 여는 사람에게만 복종, 진료실 안에서는 아무리 아픈 침자리라도 움직임 없이 조용하게 모든 시침을 받지만, 병원 밖에서는 격한 공격성을 보임)

-병력: 첫 발작은 2009년부터 시작되었고, MRI 검사 결과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 경련으로 진단받은 후 한방 진료를 받으러 오기 전까지 5년간 항경련제 (Zonisamide 8 mg/ kg/ bid) 와 간보호제(UDCA 4 mg/kg/bid), 항산화제, 헤파카디오를 번갈아 가며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2012102MRI 촬영시에도 임상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두개 내외의 변화는 보이지 않았고 뇌에 특이적인 병변 부위가 없으므로 특발성 원인이 고려된다는 1차 검사 때와 같은 검사결과를 받았습니다.

경련 양상으로는 예를 들어 201325일에는 1am, 3am, 3pm 3번의 경련을 연달아 보였으며, 2013326일에는 목(.wood)의 시간인 새벽 2시에 심한 유연, 사지 경직이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30초간 지속되었다고 합니다. 629일에는 10am130초간 유연, 경직을 보였습니다.

평소 지간염 때문에 발을 자주 핥아서 지간부위의 발적을 완화하기 위해 클로르헥시딘 소독과 박트로반 연고, 가끔 보이는 혈변을 완화하기 위하여 소화제 처방을 받았던 병력이 있었습니다. 2012년부터 설사와 혈변을 지속적으로 보여 정밀 검사를 실시한 결과 특이사항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 또한, 분리 불안과 소리에 매우 민감하였습니다.

 

-201310월 한방 치료 시작: 주치의 수의사님의 권유로 한방치료를 받기 위하여 내원

-한방치료: 경련, , 소양감이 심할 경우에는 전침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건침과 한약만 실시

  • 건침 자리 (20분 실시)

    • Shen calm for 안정: GV-20, GV-21, HT-7, PC-6, BL-15

    • Clear wind and heat for 발작:LI-4, LI-11, GB-20, GV-14, LIV-3, BL-10, TH-17, BL-18, BL-19

    • Tonify SP(비장) & ST(위) for 혈변,구토, 설사: BL-19, BL-20, ST-36, LI-10

  • 한약: Shen calmer 0.5g per 5kg. s.i.d(pm)/ Di Tan Tang 0.5g per 5kg. s.i.d(am)

    -치료 간격: 처음 6개월간은 일주일에 2번 치료를 하였으며 그 이후부터는 1-2주일에 한번 실시
     

    -치료 결과: 한방 치료 후 제일 먼저 혈변과 설사 증상이 개선되었으며, 외풍이 원인인 지간염도 풍을 날리는 치료 후 개선되었습니다.
    하루에 2번 먹던 항경련제를 4-5일에 한번, 자기 전에 Shen calmer 0.5g per 5kg. s.i.d, Di Tan Tang (0.5g per 5kg)을 2일에 한 번씩 복용하였습니다.
    치료 종료 시점에서 경련의 주기는 2-3개월에 한번 정도로 항경련제를 매일 2회 복용할 때와 비슷하며, 경련의 증상 정도도 보호자분이 느끼시기에 아주 가볍게 보여서 곧 항경련제를 중단하고 건침과 한약복용하였습니다.
     

    -치료 계획: 침치료를 받은 날은 편하게 잠을 잘 잔다고 보호자분이 일주일에 한번씩 오시고 싶어하셔서 보호자분의 요구에 의해 2013년 10월부터 2017년까지 1-2주일에 한번씩 한방 치료를 실시하였습니다.

     

    이번 사례는 항경련제를 5년 동안 매일 먹이면서 약을 줄이기 위해 한방치료와 협진을 한 후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사례 중 하나입니다.

    보통 장기간의 항경련제를 먹이고 계신 보호자들은 모두 투약을 중단하기를 희망하시나, 혹시라도 중단시 아이의 경련이 심해질까봐 결단을 못 내리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경우 양/ 한방 협진은 줗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항경련제를 같은 용량으로 투약하시면서, 건침 치료와 한약을 같이 실시합니다. 아이의 발작 주기와 증상 완화 정도를 모니터링 하면서 서서히 항경련제 용량을 줄여 나가시면 됩니다.

    발작에만 중점을 두고 치료하는게 아니라 아이의 위장관 상태, 심리적 상태, 수면 습관, 주위 환경 등을 고려하시면서 치료하신다면 양방과 한방의 통합적인 치료에 대한 만족스러운 치료 결과를 얻으실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기사제공 : VIP 동물의료센터 한방&재활센터 센터장 신사경 수의사>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