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 아닌 생존을 위한 몰입의 결과
자동화 기계의 판매는 온건한 업무풍토의 증거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당당한 역발상

파주 / 명신물산 윤명구 대표

 

‘노력해서’가 아닌 살아남기 위한 성공

정밀 자동화기계의 명장. 윤명구 대표

 

재능이 아닌 생존을 위한 몰입의 결과

자동화 기계의 판매는 온건한 업무풍토의 증거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당당한 역발상

성공한 사람의 일대기는 언제나 대단해 보인다. 실패와 그것을 메우기 위한 노력, 그리고 그로부터 우화된 재능과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이윽고 이뤄진 성공신화. 심플한 클리셰지만 이것만큼 사람들에게 쉽게 감명을 주고 동기부여를 해주는 이야기는 없다.

하지만 명신물산의 윤명구 대표는 어디까지나 그것이 ‘성공했으니까 남길 수 있는 이야기’지 정작 그 시간을 살아온 입장의 사람으로서 그것은 ‘투쟁의 역사’라고 말했다. 재능이나 천부적인 감각, 혹은 좋은 인연들이 그 이야기 속에 있는 이유는 운이 아닌 ‘살고자 발버둥 치며 몰입하고 나아간 결과’라고 말이다.

열악한 제책사 시절과 나은 환경을 위한 꿈

과거 윤명구 대표는 제책사 쪽에서 14년 정도 있었다고 한다. 그때 당시엔 인쇄에 필요한 메인 기기는 갖춰졌었지만 그를 보조하는 기기가 전무했던 때라, 많은 것을 수작업으로 할 수밖에 없는 열악했던 때였다고 말했다. 윤명구 대표는 당시 제책사에서 메인이 되는 기기를 다루는 일을 했었는데 그 기기를 다루는 솜씨나 이해도가 뛰어나 여기저기서 어드바이스를 얻으러 올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으레 하는 소리인 “차라리 네가 기계를 만들면 더 편하게 잘 만들겠네.”라는 말을 듣게 되었는데 이것이 윤명구 대표에겐 마치 새로운 세상을 만난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진지하게 임하자 어느 정도 투자해 주는 사람들도 있어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윤명구 대표는 생각해 보면 참 어이없는 동기였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하지만 기계를 다룰 줄만 알지 공학이라던지 만드는 경험이 전무했던 윤명구 대표는 시제품을 만들 때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고 한다. 게다가 문제는 그렇게 남겨진 8천만 원이라는 빚이었다고 말했다.

시제품을 만들 당시 10kg이 빠질 정도로 집에도 못들어 가고 고생했던 윤명구 대표는 쉬고 싶었지만, 이 빚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쉴 수 없다는 것을 깨우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 그가 생각해낸 것은 이 시제품으로 사업을 벌이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 결과 이 시제품을 선보이고 개량하게 될 부분을 브리핑 하면서 업체들로 부터 출자금을 받고 명신물산의 전신이 되는 ‘명신기계’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다행히 조금씩 윤명구 대표가 만든 것이 성과를 보이며 빛을 갚아나가는 듯 했지만 IMF는 명신기계를 빗겨나가지 않았다. 그 결과 거의 9억에 가까운 빚을 지게 되고 모든 것이 제로가 되었는데, 윤명구 대표는 여기서 이 빚을 받아들이기는커녕 빚을 해결하기 위해 빚쟁이들을 이렇게 설득했다고 한다. “내가 빚은 반드시 갚을 거다. 하지만 못 기다리고 소송을 거는 사람은 가장 나중에 갚을 것이다.” 라고 말이다.

이후 엔화 사태와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거쳐 파주 땅에 공장을 세우게 되었는데 그것이 현재 ‘명신물산’이 있게 된 계기였다고 윤명구 대표는 말했다. 왜 빚을 졌을 때 포기하지 못했냐고 기자가 묻자 윤명구 대표는 “그저 남들처럼 빚을 떠안고 좌절할 배짱이 없었던 것일 뿐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명신물산의 모토와 홍보

명신물산은 30여년이 된 업체로써 대한민국에 충분히 기술력이 갖춰진 ‘메인장비’를 보조해주는 ‘보조장비’. 즉 작업자들을 편하게 해주는 장비들을 생산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인건비가 쌌기 때문에 이런 보조장비의 필요성이 적어 수요가 없었지만, 현재 최저시급이 오르고 사람들이 단순작업을 안하려는 풍토가 생기면서 부터 명신물산의 제품들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현재 주력으로 생산하는 장비는 총 8가지로 어떤 전문화된 분야에 특화되기 보단, 여러 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명신물산은 이런 보조기기들의 유용함과 명신물산을 알리기 위해 매년 많은 전시회 등에 참가한다고 한다. 게다가 먼저 연락이 오는 상황도 있어서 작년에만 11개의 행사를 순회하고, 올해는 현재까지 7번의 전시를 진행했다고 윤명구 대표는 말했다. 또한 함께 비슷한 제품을 전시하는 외국 업체들 사이에서도 유독 주목을 받는다고 한다.

실제로 서울대 공대 교수의 앞에서 외국 제품과 비교해 테스트를 했을 때도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더 나은 부분까지 보여 주었다가 한다. 또한 한 가지에 특화된 외국 물품과 달리 여러 분야에 사용할 수 있고 좁은 공간에서 더욱 유리하게 작용하는 모습에 서울대 공대 교수도 “이 정도면 세계 최고라고 할수 있겠는데요?”라고 혀를 내둘렀다고 할 정도라고 윤명구 대표는 말했다.

 

 

 

 

 

 

 

국산과 외국산의 차별, 그것을 역이용하는 윤명구 대표

옛날부터 뿌리 깊게 박혀온 ‘국산은 싸구려, 외국 물건은 고급품’이라는 인식 때문일까? 윤명구 대표는 전시회 중이나 인터넷을 통해 제품에 관한 문의를 받을 때 항상 같은 말을 듣는다고 한다. 바로 “왜 국산이 외국 제품보다 비싸요?”라는 말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외국 제품에 제시하는 가격에 비해 명신물산에 와서 제시하는 가격은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일 때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윤명구 대표는 이것이 외국 기게에 비해 한국 것은 싼게 비지떡이라는 전반적인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상할 정도로 한국 사람들은 외국 제품에 관대해서, 외국 제품의 기능 10가지 중 5가지가 안 돼도 그냥 사용하는 반면, 한국 제품은 10개중 하나라도 안 돼면 전부다 잘 안 돼는 것처럼 항의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말한 서울대 공대 교수 앞에서 비교 테스트를 받고 객관적인 정보를 얻은 가장 큰 이유도 이 같은 인식 때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윤명구 대표는 이런 인식을 바꾸지 못한다면 오히려 이용해 버리자고 생각 하고, 현재 명신물산의 자동화 보조기기들의 가격을 자신이 얻은 데이터를 통해 소신껏 올려 외국 제품보다 150만 원 정도는 더 비싸게 부르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항상 “왜 국산것이 외국 것 보다 비싸요?”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찾아오게 되고, 그들에게 명신물산의 기계가 가진 멋진 것들을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이 자동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온건한 사회가 만들어지길 바라는 윤명구 대표

윤명구 대표는 “자동화 기계는 고용주가 고용인을 위하는 마음이 있어야 판매되는 것입니다. 구시대 적으로 쓸데없는 것에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불필요한 노동을 강요해 사람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편의와 업무 효율화를 위한 자동화 기계는 판매되지 않거든요”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기계가 팔리기 시작하고 여기저기서 찾는 것은 고용주가 고용인을 위하고, 고용인은 자동화 기계로 인한 효율성으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온전한 업무 풍토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풍토의 중심엔 언제나 고용인의 편의를 생각하고 효율적인 업무를 무엇보다 먼저 생각 하는 명신물산의 제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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