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양봉협회 광주전남지회 반성진 회장

공익적 가치 6조원, 그러나 현실은 홀대 ‘우리는 미운오리새끼’

한국양봉협회 광주전남지회 반성진 회장

 

 

 

지난 7월 민주평화당 황주홍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은 양봉산업의 안정적인 산업기반 정착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해 심의 대기중이다. 사단법인 한국양봉협회 광주전남지회 반성진 회장은 “양봉은 생태계 유지·보전이라는 6조원의 공익적 가치를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로부터 홀대받고 있다”며 “우리가 미운오리새끼인가”라고 토로했다.

 

사단법인 한국양봉협회 광주전남지회 반성진 회장은 지난 7월 25일 민주평화당 황주홍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에 의해 발의된 ‘양봉산업의 육성과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사안이라며 현 양봉업계의 우울한 실정을 털어놓았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양봉에 대해 모를 것이다. 국민이 먼저 알아야한다”며 열변을 토했다.

아인슈타인은 “지구상에서 꿀벌이 사라지게 되면 동식물이 잇달아 사라지고 결국 4년 안에 인류도 멸망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꿀벌이 식물의 화분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8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 회장은 “농가 소득 외에도 생태계의 유지와 보전에 대해 꿀벌의 공익적 가치는 국내에서도 연 6조원에 달하는데 양봉농가에 대한 인식개선과 양봉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현실을 꼬집었다.

 

축산법에 의하면 소, 돼지, 닭, 오리의 경우 AI와 같은 전염병으로 폐사를 하게 되면 정부에서 80%의 지원금이 나온다. 양봉도 축산에 속하지만 이러한 정책에서는 제외되어 있다. 토종벌의 경우 지난 2009년 발생한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토종벌의 90%가 폐사했고 양봉 역시 지금도 그 영향을 받고 있지만 양봉농가에 내려오는 지원금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반 회장은 “소, 돼지, 닭, 오리의 경우 환경오염에 있어서도 국가에서 수천억을 쓰는데 양봉은 생태계를 살리는 산업인데도 왜 홀대받아야 하느냐”고 답답해했다. 이러니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미운오리새끼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2018년 올 한해 양봉산업은 곤두박질을 쳤다. 지난 4월 냉해로 인한 아카시아 꽃 개화 불량과 채밀 성수인 5월에 비, 바람으로 아카시아 꿀 채밀에 실패 했다. 또한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벌들이 번식하지 못하고 질병에 시달렸으며 지금은 가을철 외래종 흑등 말벌의 공격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결국 약군으로 전락한 봉군은 결국 월동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며 내년도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반 회장은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자식 있겠냐마는 양봉의 현실이 그 만큼 암울하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이다”며 정부에서의 방역 약품 등 예산지원이 시급하며 국회에 상정된 ‘양봉산업 법률안’이 하루 속히 통과되기를 학수고대 했다.

정부에서는 양봉육성사업으로 도시양봉사업을 장려하고 있다. 도시 근교에서 꿀벌에 대해 체험하고 꿀벌을 양성해 사람과 곤충, 식물이 공존하는 친환경 생태도시를 구현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그러나 전업으로 삼고 있는 전국의 4만 양봉농가에 힘이 되는 정책은 아니다.

 

협회가입의 당위성 “뭉쳐야 산다”

사단법인 한국양봉협회 광주전남지회는 1975년 설립되었다. 광주전남지역 양봉농가가 약 6,000가구인데 현재 협회 회원가입은 3,000여명으로 50%에 불과하다. 반 회장은 “뭉쳐야 산다. 다 같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낼 때 우리의 권리를 찾을 수 있다”며 회원가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반 회장은 협회원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전국 팔도를 가리지 않고 달려갔다. 전직 지방자치의원으로 활동한 바가 있어 그의 능력을 십분 활용했다. 다양한 인맥과 인프라를 동원해 좋은 정보와 아이템을 찾고 양봉에 접목시켜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애를 썼다. 그는 “농가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의 소임”이라고 밝혔다.

 

“수입산에 맞서려면 품질 좋은 천연꿀로 승부하라”

FTA체결로 수입산 꿀이 대거 들어오고 있고 2025년에는 베트남에서도 꿀이 수입될 예정이다. 반 회장은 “양봉농가들이 건실하게 살아남기 위해서는 천연꿀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천연꿀의 맛과 효능을 알면 수입산들과는 경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꿀벌들이 좋은 천연꿀을 만들기 위해서는 건강한 품종의 밀원이 많아야 한다고 밝혔다. 밀원수중 가장 인기가 있는 아카시아는 6.25사변 후 벌거숭이가 된 산림에 대거 심으며 산사태와 홍수를 막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 역할을 다하고 제거하려 하자 번식력이 좋아 당시에 큰 애를 먹었는데 그때부터 아카시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뿌리내려졌다. 반 회장은 “아카시아 수종의 경우 20년만 키워도 아름드리나무로 자라고 목재로도 훌륭한 가치를 가진다”며 “우리나라 국토에 10%만 더 심어도 꿀벌과 양봉농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최고 산림의 메카... 진안군

실례로 지난 2015년 전라북도 송하진 도지사는 진안군 이항로 군수와 함께 진안군을 최대 밀원수 단지로 만들기 위해 100ha의 밀원수림을 조성했다. 국민이 숨 쉬는 세계 최고의 산림 메카로 만들고 꿀벌과 양봉농가에도 자연스럽게 도움이 될 것이란 게 그 취지다. 아카시아 1만7,000본, 밤나무 1,300본, 헛개나무 2만7,000본 목백합 12만6,000본, 음나무 4,000본 등 총 17만6,000여 그루를 시작으로 해마다 계절별, 단계별로 꽃을 피우는 수종을 식재하고 있다. 반 회장은 “진안군 양봉인들은 무료로 채밀을 하고 있다”며 “전국으로 확대 실시돼 전국의 농가들이 힘을 얻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했다.

 

양봉학과 개설의 필연성과 당위성

양봉은 인류 생존권과 연계되어 있는 중요한 산업이다. 반 회장은 “전남 나주의 고구려대와 전북 전주의 전주기전대 그리고 국립한국농수산대학에 가면 곤충산업과가 있는데 왜 양봉학과는 없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꿀벌을 보호하고 좋은 꿀을 채밀하기 위해서는 전문 양봉인이 양성되어야 한다”며 “학계에서도 이 부분을 중요시 여겨서 보다 더 세밀하고 전문적인 분야가 개설되도록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최근 젊은 청년들이 6차 산업으로 양봉에 대거 참여하고 있고 퇴직자들은 귀농으로 선택해 비공식적으로는 국내 8만여 농가가 양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며 “가족의 건강을 지키며 인류에 공헌하고 있는 이 좋은 산업을 부디 정부가 놓치지 않도록 관심과 애정을 쏟아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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