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된지 6개월이 넘으면서 롯데케미칼의 경영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해외 프로젝트는 전면 중단돼 언제 재개될지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지난 10일 ‘한-인도네시아 산업협력 포럼’에서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은 신동빈 회장이 석방된 후 현지에 직접 방문해야 재개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다수의 해외 프로젝트도 지연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차를 맞아 재계 11위인 KT그룹까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롯데는 총수 부재로 투자계획이 전면 보류된 상황인 것이다.

그간 높은 성장세로 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이자, 탈(脫)유통을 위한 ‘뉴 롯데’ 구상에 핵심 역할을 맡아온 롯데케미칼은 신 회장의 구속 이후 이렇다 할 투자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 회장이 지난 2월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업계는 의사결정권자인 신 회장의 부재로 그룹의 투자시계가 완전히 멈춰 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4조원대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조성 계획이 대표적이다.

롯데케미칼의 해외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이 지난해 인도네시아 국영철강사 크라카타우 스틸로부터 공장 인근 부지를 매입해 초대형 유화단지 조성방안을 검토해왔지만 현재 진전된 게 없다. 그동안 롯데가 추진해온 단일 해외사업 중 최대 규모로 주목 받았으나 신 회장의 부재로 최종 투자 결정이 미뤄지면서 1년 6개월째 사업이 올 스톱된 상태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을 이끌고 있는 허수영 부회장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답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사실상 신규 투자뿐 아니라 기존 사업들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어서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은 일년의 절반 이상은 해외에서 보낼 정도로 해외사업장을 직접 챙겨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석유화학사업 같은 경우 조 단위의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총수의 인가 없이 최고경영자(CEO)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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