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산삼농원 온원석대표

 

함양/ 산삼영농조합법인 온달산삼농원 온원석

 

산양산삼과 산더덕.. 토종꿀과 양봉까지 통달하다

온달산삼농원 온원석 대표

‘10년 된 산양산삼, 효능은 자연산과 같아... 가격은 절반’

양봉, 45년 만에 최악의 해... 양봉농가들 ‘군수님 찾아가라고 닦달’

 

장뇌삼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산양산삼은 산삼의 씨를 산에 뿌려 야생의 상태로 재배한 것이다. 주로 깊은 산 속 그늘진 나무 아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잘 자라는데 외관이 자연산과 매우 유사해 일반인은 구별하기 힘들 정도다. 10년 이상 된 산양산삼은 자연산 산삼과 비슷한 효능을 보이지만 가격은 절반정도다. 산삼의 머리끝에 상투 모양의 뇌두라는 것이 있는데 이 부분이 몸체에서 길게 자란 것일수록 오래 된 것이다. 먹을 때는 흐르는 물에 씻어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은데 뇌두는 반드시 제거하고 먹어야 한다. 산양산삼은 그 맛이 쓰지 않고 단맛을 낸다. 때문에 인삼과 구별할 수 있다.

 

 

 

함양은 지형적으로 산삼을 키우기가 좋은 곳이다. 때문에 2004년 함양군은 군민들을 대상으로 산양삼삼을 키우도록 장려했고 다량의 산삼씨가 함양의 숲에 뿌려졌다. 그로부터 14년이 흘렀다. 지금 함양은 산양산삼의 보고가 되었다. 매년 9월이면 ‘산양산삼 축제’가 열리고 2020년에는 ‘함양산삼 항노화 엑스포’ 개최도 앞두고 있다.

함양 산삼영농조합법인 온달산삼농원 온원석 대표는 15만평의 부지에 산양삼산을 키우고 있다. 산삼과의 인연은 14년 전 군 정책과 함께 시작됐다. 묻어두면 둘수록 귀해지는 작물이기 때문에 구매자가 없을 때는 일부러 캐지 않는다. 온 대표는 “산양산삼의 경우 10년 이상 된 것은 산삼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약재로 봐야 한다”며 시중에 나와 있는 진짜 산삼이라고 하는 것들도 10년 이상 된 산양산삼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 만큼 자연산 산삼과 산양산삼의 차이를 구별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온 대표는 올해 날이 가문 탓에 멧돼지들이 수분을 찾아 땅을 파헤치다 보니 산양산삼이 자라는 밭을 엉망으로 만들어놨다며 한숨을 쉬었다. 7, 8만평 정도 살아남았는데 뒤집혀 버린 산삼 밭을 보면 속이 상한다고 털어놓았다.

산삼을 캔 자리에는 다시 산삼을 심을 수 없다. 온 대표는 “특이하게도 산삼을 캔 자리에 다시 심으면 산삼이 잘 자라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그 자리에 산더덕을 심었다. 산더덕은 산삼에 버금가는 약효가 있어 사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더덕도 오래 묵혀두면 묵혀둘수록 값어치가 높아지는 작물이다.

 

농가보호 위한 대책 마련 필요.

온 대표는 “산양산삼을 먹을 때 서 너 뿌리를 먼저 먹어보고 효과가 있으면 대 여섯 뿌리를 더 먹으라”고 권했다. 그는 처음부터 다량을 팔지 않았다. 또 “10뿌리 정도 먹었으면 더 이상 안 먹어도 된다”며 건강한 사람은 2, 3년에 한 번씩 다시 복용할 것을 강조했다. 온 대표는 산양산삼과 산더덕 외에 양봉 370군을 키우고 있는데 일하는 사람을 고용하지 않고 혼자서 키워냈다. “주변에서 그렇게 일하면 큰일 난다”고 하지만 그는 “거뜬 없다”고 했다. 그것이 이 산양산삼을 먹어서 그런 것 같다며 온 가족이 감기 한번 한 적 없이 살고 있다고 했다. “서울에서 삐쩍 마른 회장님이 오셨는데 이거 먹어보라고 해서 드시고는 살이 쪘다”며 “이후 해마다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오실 때마다 좋은 양주를 들고 오신다”며 “나는 좋은 물건 팔아서 좋고, 사신 분도 건강해 져서 감사한 마음을 보내 주실 때 그때가 가장 보람되고 기쁘다”고 전했다.

 

 

 

 

CCTV 설치로 농가 수익 보호해야

온 대표는 산양산삼을 사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그때 산에 올라 캔다. 도둑들이 들끓어 잘 보여주지 않지만 신뢰가 가는 고객은 함께 가서 캐기도 한다. 온 대표는 “묵혀두면 묵혀둘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작물이기 때문에 일부러 캐려고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산양산삼과 산더덕을 잘 키워놓았는데 인근농가에서 멧돼지 보다 도둑놈들한테 도둑맞았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가장 속상하다는 온 대표는 산의 주 출입로 등등 곳곳에 CCTV등이 좀 더 설치되면 도둑맞는 일이 덜하지 않을까 싶다며 이 부분에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기를 희망했다.

 

 

 

 

 

 

 

 

45년 양봉인생 최악의 해... 양봉인들 사정 헤아려야...

온 대표는 산양산삼과 산더덕 외에 양봉도 키우고 있었다. 중학교 졸업하고 양봉에 뛰어들었으니 그의 경력과 노하우는 45년이라는 세월이 말해 주고 있었다. 그런 그가 올해는 “양봉 역사 45년 만에 최악의 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지금 함양의 양봉인들은 죽을 맛”이라며 “지난 4월까지 눈이 내려 아카시아 꿀은 따지도 못했고 올 여름은 폭염으로 꽃들이 말라 비틀어져 벌들이 성장을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로는 내년도 힘들 것이다”고 밝혔다. 벌들이 성장해야 하는데 성장을 못하면 내년 꿀 수급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군에서 양봉농가에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양봉 농가의 수가 워낙 많다보니 쪼개져 내려오는 지원금은 큰 힘이 되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양봉협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온 대표는 “양봉협회 회원들이 군수님을 찾아가라고 닦달하고 있는데 군수님도 올해 여러 가지로 많이 힘드실 것 같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양봉인들의 사정을 좀 더 헤아려 주시기”를 간청했다.

 

 

토종벌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시름... 내부에서 건강한 벌 번식하고 키워야

아버지가 토종꿀을 하셨던 터라 온 대표는 양봉과는 별도로 토종꿀도 20봉을 키우고 있다. 토종꿀은 가만히 1년 동안 두고 12월 초에 한번 떠내는데 그 맛이 양봉과는 비교할 수 가 없다. 온 대표는 “토종벌은 사실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쉽지 않은 농사”라며 “가만히 놔두고 자연스럽게 키워야 하는데 일부 농가에서 설탕을 먹여서 그런 병에 걸리는 게 아닌 가”하고 의심했다. 낭충봉아부패병은 꿀벌 유충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병에 걸린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지 못하고 부패하는 심각한 병이다. 2009년에 처음 발생한 뒤로 2년 만에 토종벌의 90%가 폐사 하면서 당시 토종벌 산업이 위기를 겪었다. 온 대표는 “타 지역에서 가지고 온 토종꿀벌이 낭충봉아부패병을 앓는 경우가 많다”며 “될 수 있으면 군내에서 잘 적응해 건강한 토종꿀벌들을 번식시키고 키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온 대표는 최근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시름을 앓은 몇몇 농가에 토종꿀벌을 무료로 분양해 주었다.

 

온달산삼농원에서 나오는 모든 작물은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온 대표는 파는 사람은 정성들여 키운 상품을 좋은 가격에 팔고 소비자는 귀한 물건을 좋은 가격에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사회가 아니냐며 안 팔면 안 팔지 귀한 자식 키워 아무데나 시집장가 못 보내는 부모마음과 같다고 했다. 유통업체들의 횡포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뚝심 있는 사나이, 온원석 대표가 지향하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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