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한농산 박성한대표

 

사천/ 성한농산 박성한 대표

 

수입산 밀 농약으로 범벅

우리는 왜 국산 밀을 고집해야 하는가?

성한농산 박성한 대표

 

1988년 미국에서 들여온 400만t의 옥수수가 발암물질인 아플라톡신에 오염된 사실이 나중에 밝혀져 온 나라가 발칵 뒤집어지기도 했다. 2년 뒤 서울대 장일무 교수팀은 1989년 미국과 아프리카에서 수입된 밀에서 골수조직을 파괴하는 곰팡이인 데옥시니발레놀이 검출됐다고 발표해 국민을 놀라게 했다 -문화일보 2012년 6월 22일 발췌-

 

국립부산검역소는 A제본과 B제본 등 4개의 제본 회사가 지난 달 신고한 미국산 밀 1만900톤에서 발암성 물질 치오파메이트메칠이 다량으로 검출 돼 폐기 또는 반송 처분했다.

-MBC 1993년 2월 3일 보도-

 

A제본 등 3개 회사가 최근 수입한 밀 1,500톤에서 또 다시 농약 마라치온이 허용치의 1.5배나 검출돼 국립부산검문소에 의해 부적합 처분을 받았다

- MBC 1993년 5월 16일 보도-

 

 

국산 농작물의 농약 잔류 기준은 엄격한 편이다. 농산물을 수확 후 세척하지 않고 매일 평생을 먹어도 안전한 수준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수입되는 농작물에 대해서는 이러한 잣대가 없다. 농산물 FTA체결 후 외국산 농작물이 봇물 터지듯 국내로 밀려들어 왔지만 그에 대한 안전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특히 1인당 연간 33.2kg을 소비하고 있는 밀은 쌀 다음으로 우리 국민이 많이 먹는 주식과 같다. 라면, 빵, 과자 등 거의 모든 간식류에 밀이 주성분인데 99%가 수입산이다. 한 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밀은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국산과 수입산을 놓고 가격경쟁에 빌려 대부분의 밀 농가가 손을 든 것이다.

 

배고프고 못 먹던 시절에는 수입밀이 절실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소비자들은 적게 먹더라도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찾고 있다. 유기농과 로컬 푸드가 인기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밀 농가에서는 “미국산 밀은 농약으로 범벅이 되어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가 잡초가 없는 겨울철에 밀을 재배하는 것과 달리 미국은 봄에 재배하기 때문에 제초제를 많이 뿌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포스트하비스트에는 미국 법에서 제초제를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밀 소비량이 많은 미국인과 미국농가에서 먹을 수 없을 정도의 제초제를 쓰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국산 밀 농가들이 제초제를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국산과 수입산이 대조되는 것일 게다.

 

문제는 운송 과정이다. 수입산 밀이 미국의 뉴올리언즈에 모두 모여 파나마 운하와 적도를 지나 한국으로 들어오는데 이 기간에 밀의 부폐가 심하자 이를 막기 위해 엄청난 농약을 뿌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2년 6월 22일 보도된 문화일보와 1993년 2월과 5월, 2회에 걸쳐 방영된 MBC보도를 보면 부산검역소는 다량의 농약이 검출된 수입산 밀을 폐기 또는 반송처분 시켰다. 이렇게 문제시 된 농약은 과연 미국인들이 뿌린 것일까 아니면 운반되는 과정에서 운송업자들이 뿌린 것일까. 이후에도 농가와 제분협회간에 수입산 밀에 대한 공방이 치열했지만 여전히 불씨를 남겨놓고 있다. 정부의 안정불감증이 심각한 것인지 국민의 안전과민증이 예민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미국농가에서는 옥수수, 면화, 콩에 대해서는 GMO재배를 하고 있지만 밀은 GMO재배를 하고 있지 않는다.(실험용제외) 미국 농가에서 재배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옥수수, 면화, 콩은 미국인들이 먹지 않지만 밀은 그들의 주식이다.)

 

 

 

 

수입산 밀에 넣은 벌레 사체로 남아... 국민의 알 권리 위해 원산지 표시해야

사천에 자리한 성한농산의 박성한 대표는 쌀과 보리, 밀 이모작으로 4계절 내내 농사를 짓는 농사꾼이다.(외양간에는 소도 12필이나 있다) 논과 밭의 차이를 구분해 봄부터 가을까지 논을 만들어 벼를 수확하고 겨울에는 밭으로 변형해 보리와 밀을 키운다. 겨울철에는 잡초도 해충도 없어 제초제와 농약을 뿌릴 일이 없다. 그는 우리 농산물이 왜 안전한가를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박 대표는 “밀 같은 경우 소비량이 점차적으로 증가하는데 과연 수입밀이 안전한 것인지 이제는 국민들 스스로가 알아보고 좋은 먹거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수입산 밀가루와 국산 밀가루로 실험해 보라고 했다. “날벌레를 잡아다 수입산 밀가루와 국산 밀가루에 넣어 며칠 동안 살펴보면 수입산 밀에 들어간 벌레는 사체가 되어있는데 국산 밀에 들어간 벌레는 번식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박 대표는 원산지 표시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식당에서 쓰이는 재료에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 되었지만 밀은 원산지 표시를 강제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모르고 먹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식당에서도 원산지 표시를 하면 가격이 조금 비싸도 좋은 것을 찾는 소비자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정부차원에서 강제적으로 도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밀 재배할 수 있는 농지 많아, 밭작물 하려면 농지개량 다시 해야...

박 대표는 “우리 농가에서 겨울철에 논을 그대로 놀리는 경우가 많다. 들이는 노력에 비해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인데 우리 국민과 아이들의 바른 먹거리를 위해 땅을 놀리지 말고 밀농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에는 값이 싸고 많이 먹어야 하는 시절이었지만 지금은 바른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충분히 비전이 있는 작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에서는 농지개량을 제대로 시행해 논과 밭작물이 같은 땅에서 재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에는 물기가 많아야 하고 밭은 물기가 없어야 하는데 물을 채우고 빠지는 수로와 도로, 땅의 높낮이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갈수록 인력을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농촌도 노동집약적인 생산보다 기계화가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논과 밭으로 기계가 들어갈 수 있도록 도로정비도 새로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어릴 적부터 농부가 꿈이었다. 기계를 전공한 탓에 손수 농기계를 만들어 농사를 짓는 게 소원이었다. 때문에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를 늘 궁리했다고 했다. 그만큼 농사가 그에게는 각별했다. 지금은 3만평이지만 처음 농사를 시작했던 1995년도만 해도 10만평의 땅에 쌀과 보리, 밀을 심었다.

2006년에는 농협협동조합중앙회 주관의 친환경부문 ‘새농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또

2015년12월30 박 대표는 국가 산업 발전에 이바지 했다는 공로로 식량작물생산‘밀 부문’에서 대통령표창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박 대표가 수 보리와 밀은 사천시장몰과 로컬푸드매장 그리고 아는 사람들만 찾아와 파는데도 재고가 없다. 각종 지역 행사의 경품으로, 추석선물로도 인기품목이다. 이름을 걸고 정직하게 하겠다는 뜻으로 상호도 자신의 이름을 따 ‘성한농산’이라 지었다. 인력을 쓰면 인건비가 비싸 쓸 수 없다며 모든 기계를 손수 만들어 농사를 짓고 있는 박 대표는 21세기 4차 혁명시대에 요구되는 진정한 농업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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