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안과 이야기 3.

우리나라에선 뽀송뽀송한 하얀 털을 가진 말티즈, 비숑프리제, 하얀 포메라니언과 같은 반려견들의 인기가 높다. 그런데 뽀얀 얼굴에 빨간 눈물자국이 생기는 것은 보호자들의 고민거리 중 하나이다. 오늘은 이 얼룩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빨간 눈물자국은 눈물의 포피린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혈액 중 적혈구가 어떤 원인에 의해 손상 받거나 노화되어 처리될 때 포피린이라는 노폐물이 발생하고, 이 포피린의 대부분은 변을 통해 배설되지만, 개와 고양이에서는 눈물과 침을 통해서도 일부 배설된다. 이렇게 배설된 포피린은 털이 눈물과 침에 젖은 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착색되어 버린다. 이 착색된 상태를 수의 안과학에서는 눈물염색증후군(Tear staining syndrome)’이라고 부른다. 눈물염색증후군은 미용상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눈물에 항상 젖어있는 피부에 염증이 생기기도 하고, 곰팡이균이나 세균이 증식하기도 쉬워서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심하다면 근본적인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안과 진료를 받아 보기를 추천한다.

 

눈물염색증후군은 만성적인 유루증(Epiphora)에 기인한다. 정상적으로는 눈물샘에서 분비된 눈물은 눈 표면에 머물다가, 눈물점을 통해 눈물관으로 빨려들어가 코나 입으로 흡수되어 사라지거나 증발되어 사라진다. 유루증은 눈물이 흘러넘치는 상태를 말하는데, 어떤 통증이나 자극으로 인해 눈물이 과하게 생성되어 흘러넘칠 수도 있고, 눈물점 또는 눈물관의 이상으로 인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서 흘러넘칠 수도 있다.

 

눈꺼풀에 이상이 있거나, 털에 의한 자극으로 인해 유루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개들 중에는 눈 안쪽 점막에서 털이 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털에 의한 자극에 의해 눈물량이 증가할 뿐 아니라, 털이 심지 역할을 해서 눈물이 눈 밖으로 계속 흘러나오게 된다. 어떤 경우는 미간 쪽에서 눈꺼풀을 잡아주는 인대가 지나치게 팽팽해서 눈꺼풀이 안쪽으로 말려들어가기도 한다. 이 때에도 털에 의한 자극에 의해 눈물량이 증가하고, 눈물이 눈물점으로 정상적으로 흘러들어갈 수 없어서 눈물 배출 장애도 동시에 유발된다. 선천적으로 눈물점이 작게 형성되어 눈물이 잘 빠져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후천적으로 눈물관에 염증이 발생하여 폐색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구조적인 원인이 확인된다면,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치료를 실시할 수 있다.

 

안과 검사를 하더라도 유루증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확인되지 않은 특정 음식 또는 환경에 대해 알러지가 있어서 미약한 알러지성 결막염이 자주 반복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료를 바꾸고나서 눈물염색증후군이 개선되거나 악화되기도 하는 것이 이러한 경우로 여길 수 있겠다. 이러한 경우에는, 알러지원에 대한 접촉을 최대한 피하고, 눈물로 젖어있는 털을 자주 닦아주고, 털을 자주 다듬어주는 등 보호자의 장기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치료와 관리를 해주는데도 불구하고 피부염과 냄새 등이 문제가 될 때에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눈물자국 제거제를 고려해볼 수 있다. 일부 눈물얼룩 제거제는 항생제 성분을 포함하기 때문에 수의사의 처방하에 사용해야 하고, 단순히 미용 목적만으로는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하겠다. <기사제공 : VIP 동물의료센터 안과팀장 박은진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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