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치과이야기 3.

코에서 콧물이 흐르고 재채기를 한다면 보통 호흡기질환을 의심하기 쉽다. 이러한 임상증상을 가진 개와 고양이들은 당연히 감기나 폐렴과 같은 호흡기질환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간혹 전혀 다른 질환으로 진단받기도 한다. 구비강누공이 그 중 하나이다.

구비강누공은 구강과 비강 사이에 비정상적인 통로가 생기는 질환이다. 이 통로를 통해 섭취한 음식물이 코로 넘어가 염증이 생기게 되어 콧물, 재채기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 식욕부진이나 입냄새, 코를 바닥에 비비거나 앞발로 문지르는 증상도 보일 수 있다.

구비강누공은 외상, 종양, 수술합병증으로도 생길 수 있으나 주로 중증의 치주질환에 의한 상악골의 염증과 소실로 인해 발생한다. 주로 상악 송곳니에서 잘 생기지만 비강과 근접해 있는 상악의 모든 치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크기가 큰 구비강누공이 비마취 육안검사에서 진단이 되는 경우도 있으나 보통은 전신마취 하에서 프루브라는 기구를 이용하여 치주낭 깊이를 검사하여 진단한다.

구비강누공이 있는 송곳니에서는 보통 치아의 입천장쪽 면에 있는 치주공간에서 몹시 깊은 치주낭이 확인된다. 그리고 구강 쪽에서 프루브로 치주낭을 자극하면 콧구멍으로 혈액이나 염증물질이 배출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치주조직을 확인할 수 있는 치과방사선 검사는 물론 진단에 도움이 된다.

 

놀랍게도, 겉에서 보기에는 치석이 적고 치은염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환자의 경우라 하더라도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외형과 무관하게 모든 치과환자에서 치주낭 검사와 치과 방사선 검사를 포함한 마취 하 구강검사가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송곳니 옆으로 7mm 의 매우 깊은 치주낭이 확인된 환자

 

구비강누공의 치료 목표는 구강과 비강을 다시 구분되게 만드는 것이다. 수술적으로 잇몸을 이용해 누공을 폐쇄시켜주는 것인데, 심한 치주염에 의해 누공이 발생한 경우 문제가 된 치아를 발치한다.

수술 이후에는 항생제와 진통소염제를 2주간 복용하고 봉합부위를 자극할 수 있는 장난감/양치질은 금지된다. 폐쇄된 누공은 숨을 쉴 때마다 지속적으로 압력을 받게 되므로 다시금 열리게 되는 경우가 있으며, 수복을 위해 추가적인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구비강누공은 수술적 수복 없이 방치된다면 누공을 통해 음식물과 이물이 지속적으로 비강으로 흘러 들어가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켜 폐렴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기사제공 : VIP동물의료센터 치과전임 금현정 수의사>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