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대관령국제음악제, 국제적 관현악단들의 내한공연으로 참가성사 이어지지 못한 것 옥의 티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순수히 페스티벌 음악제를 위해 2-3주간 단기간 연습 리허설을 갖고 무대에 오르는 오케스트라를 뜻한다.

때문에 기성 관현악단처럼 오래 정련된 사운드를 들려주지 못하는 폐단이 있을 수도 있다. 내가 올해들어 페스티벌 성격 오케스트라의 인상적 연주를 들었던 것은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8-28세의 연주자들이 손정범의 협연으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과 베토벤 교향곡 3번을 연주한 정명훈과 원오케스트라의 지난 1월11일 창단공연, 지난 7월 28일 평창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의 손열음 협연의 대관령국제음악제 페스티벌 공연, 이어 뉴욕카네기홀재단 미국 내셔널 유스 오케스트라의 8월1일 롯데콘서트홀에서의 첫 내한공연이 떠오른다.

평창대관령국제음악제 페스티벌 공연은 올해 15회째를 맞는 국내 대표적 여름음악축제의 하이라이트로서 축제의 열기를 고조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듯 하다. 더욱이 예술감독을 맡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을 협연, 광녀(狂女)같은 연주의 마무리로 긴 커튼콜을 받았다.

올드 클래식팬들의 지휘향수를 불러일으킨 드미트리 키타옌코 지휘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4번 연주도 페스티벌 성격의 오케스트라였나 하는 의구심을 전혀 가질 수 없게 하는 열띤 연주로 전반부의 손열음이 광녀같은 연주마무리를 지었던 것과 흡사했다.

올해의 평창대관령국제음악제는 레퍼토리의 혁신성과 국제성 측면에서 조명되었는데 그럼에도 베르비에 페스티벌등 유럽의 유명 여름음악제들처럼 개인적으로 굵직한 국제적 관현악단들의 내한공연으로 참가성사가 이어지지 못한 것은 옥의 티로 느껴진다.

이런 면에서 8월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뉴욕카네기재단 미국 내셔널 유스 오케스트라 첫 내한공연은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서도 안방에서 미국 일류 오케스트라의 주 연주자들의 지도하에 2주간의 거주 훈련을 받은 미국 내셔널 유스 오케스트라의 페스티벌적 공연을 접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듯 하다.

1년 9개월전 슈퍼 오케스트라가 온다는 흥분과 기대로 접했던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내한공연과 마이클 틸슨 토마스의 여린 사운드의 말러교향곡 1번은 미국 내셔널 유스 오케스트라의 장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제2번과 장-이브 티보데가 협연한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로 그런 여린 사운드가 구현된 느낌이다.

다만 기성의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에 대한 신비감과 궁금증을 풀게할 신선한 미국적 사운드등을 샌프란시스코 심포니가 들려준 것을 감안하면 유스 오케스트라가 성장통의 과정에 있는 관현악단인 만큼 기성의 조련된 사운드를 들을 수 없었다는 것은 지적돼야 겠다. 이런 관점에서 정명훈 지휘의 원오케스트라가 오는 8월20일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과 브람스의 바이올린협주곡으로 다시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르게 되어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가치가 다시 한번 조명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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