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불일치 이론(Self-discrepancy theory)’은 심리학 용어로 1987년 ‘에드워드 토리 히긴스(Edward Tory Higgins)’에 의해 제안되었다. 뇌에는 여러 개의 자기가 있으며 실제 모습과 자아-수준 사이의 불일치의 특정한 유형으로 결부된다는 이론이다. 자기 자신이 보는 자기에 대한 관점과 타인이 보는 자기에 대한 관점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세 가지 종류의 자기 개념이 일치되지 못했을 때 우리는 정서적 불편감을 느낀다

 

히긴스는 자기과정으로 자기에 대한 관점과 자기영역으로 상정하였다. 자기에 대한 관점으로 자신이 보는 자기에 대한 관점과 타인이 보는 자기에 대한 관점으로 나누어진다고 하였다. 자기영역으로는 세 가지의 자기개념이 있다고 말한다. 하나는 실제적 자기로 현재 나 자신에 대한 실제적인 표상을 의미하며 나는 미술을 좋아한다, 나는 키가 작다 등으로 말할 수 있다. 둘째는 이상적 자기로 되고자 원하는 모습을 말한다. 나는 공부를 잘 하고 싶다, 나는 키가 컸으면 좋겠다 등으로 자신이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을 이야기 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당위적 자기이다. 이는 ~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 자신에 대한 표상이다. 남자이기 때문에 절대 울면 안 된다, 맏이기에 부모님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 등 반드시 해야 한다는 사고를 말한다. 항상 틀 안에 자신을 끼워 넣기에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면 불편 감을 느끼게 된다. 이상적 자아와 실제적 자아에서 불일치를 경험할 경우 우울, 낙담, 불만족, 슬픔 등의 정서를 경험한다. 실제적 자기와 당위적 자기가 일치하지 못할 때는 불안, 죄책감, 긴장감, 스트레스 등의 정서를 경험하며 자기 경멸을 하게 된다. 이상적 자아의 기준이 높을수록 실제적 자아와 멀어지기에 심리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자기와 경험의 불일치를 느낄수록 자아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히긴스의 자기 불일치와 비슷한 맥락으로 인본주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Carl Rogers)는 자기와 경험의 불일치(incongreunce-between self and experience)를 이야기 하였다. 자신이 지각한 실제 경험과 자기 개념사이에 모순되면서 생기는 불일치는 긴장과 혼란 상태를 동반한다고 말한다. 불일치 상태에서는 자아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경험을 무시하거나 왜곡하는 방어기제를 사용하게 된다. 자기개념(self concept, 사람들이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특성)은 어린 시절 부모가 부여한 가치조건(conditions of worth, 개인의 가치를 판단하는 외적인 조건들, 부모 혹은 타인에 의해 부여된 가치기준)에 의해 발달된다. 자기개념은 이상적 자기(ideal self)와 실제적 자기(actual self)로 구성되어 있다. 가수가 되고 싶은 아이의 자기개념은 음악을 할 때 즐겁고 흥분되는 것이다. 가치조건은 부모는 아이가 가수가 아닌 검사가 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압력을 준다. 히긴스가 말하는 자기불일치 이론을 적용시키면 자기개념 안에 존재하는 실제적 자기는 음악을 좋아한다, 노래를 좋아한다로 말할 수 있다. 이상적 자기는 나는 유명한 음악가가 되고 싶다, 노래를 잘 부르고 싶다로 이상적인 모습을 만들어 낸다. 거기에 당위적 사고가 들어간다면 나는 장남이기에 음악을 포기하고 반드시 부모가 원하는 검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개념과 가치조건과의 불일치를 경험하게 되면서 심리적인 부적응을 겪게 된다. 아이는 실제적 자아가 원하는 음악을 해야 하는 것이고 이상적인 자아를 실현 가능한 것으로 계획해야지만 만족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자기개념을 가치조건에 맞추는 삶은 자신이 원하는 삶이 아니다. 로저스는 경험에의 개방성을 가지고 신념을 고정시키지 말라고 한다. 신념은 가치조건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좀 더 나은 지식의 습득과 성장에 자기를 개방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불일치가 일어났을 때 그것에 대한 신호를 알아차리고 인식해야 한다. 불편한 감정의 신호를 무시하거나 알면서도 자신을 속이고 괜찮다고 넘기면 안 된다. 결국 경험을 왜곡하는 사고나 행동에 빠지거나 병리적인 상황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넬 대학에서는 사람이 죽기 전에 가장 후회하는 일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 가장 후회하고 괴로워하는 것은 의무나 책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자기로 살수 없었다는 후회라고 한다. 심리학자 토머스 길로비츠(Thomas Gilovich)는 자신의 인생을 평가할 때 이상적인 자신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는지 되고 싶은 인간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는지를 생각하라고 말한다. 이러한 문제에 관한 후회는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마음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자기만을 쫒고 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꿈을 꾸고 도전하라는 것이다. 실제적인 자신에만 만족하고 산다면 발전될 수 없다. 기대수준이상의 좌절을 주는 이상적인 모습이 아니라 도전하고 실현 가능한 모습을 꿈꿔야 한다. 실현가능한 이상적 모습에 다가가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해가는 것이다.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우리 모두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 자아를 점검하고 실현가능한 것으로 설계하자. 그것이 곧 일치된 삶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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