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BBC프롬스 다시 가야한다!

클로드 드뷔시의 관현악을 위한 영상 (이미지), L.122 제2곡 ‘이베리아’ 제3악장 ‘축제일의 아침’. 지난 7월19일 저녁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시향의 2018 쇼팽과 드뷔시 연주 후반부에서 서울시향의 바이올린 주자들은 바이올린이 마치 기타인양 팔에 끼고 손가락으로 줄을 튕기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매우 이색적인 흡인력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최근 서울시향의 연주력이 예전같지 못하다는 굴곡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 정도의 연주 흡인력이라면 영국 BBC프롬스 무대에 서서 유럽 클래식 음악관객의 마음들을 충분히 훔칠만 할텐데 하는 생각이 뇌리를 불현 듯 스쳤다.

서울시향이 BBC프롬스에 참가한 것은 2014년 국내 오케스트라 역사상 처음으로 4년전 일이다. 올해 BBC프롬스에 참가하는 내노라하는 기라성같은 오케스트라들의 라인업을 보면 베를린필이 사이먼 래틀 이후의 차기 지휘자로 임명된 키릴 페트렌코 지휘로 런던에서 처음으로 유자왕과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제2번의 협연(9월1일)에 이어 9월2일 슈트라우스의 돈주앙과 죽음과 변용, 베토벤교향곡 7번 연주, 야닉 네제 세깅이 로테르담필하모닉 100주년을 기념해 브루크너 교향곡 No.4(로맨틱-8월28일), 이반 피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말러교향곡 No.4와 브람스교향곡 No.1(8월22일과 23일), 사이먼 래틀 지휘의 런던심포니가 라벨의 세헤라자드와 라벨의 두 번째 오페라 ‘어린이와 마법“, 라벨의 발레 어미 거위(8월18일), 조나단 노트의 스위스로망드오케스트라 스트라빈스키 페투르슈카(8월16일), 파보 예르비와 에스토니아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시벨리우스 교향곡 No.5와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와의 협연으로 그리그 피아노협주곡(8월13일), 안토니오 파파노 지휘의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 말러교향곡 1번(8월10일), 에사 페카 살로넨 지휘의 필하모니아오케스트라의 구스타프 말러 No. 10 아다지오(8월9일)의 쟁쟁한 연주들이 우선 눈길을 끈다.

드뷔시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이번 서울시향이 쇼팽과 드뷔시 연주회를 마련한 것처럼 BBC프롬스도 런던 필하모닉이 드뷔시의 펠레아와 멜리장드(7월17일), 말크 엘더 지휘로 할레 합창단의 드뷔시 칸타타 ‘축복받은 여인“(7월26일), 버밍행심포니가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과 녹턴등을 연주(8월15일)하는 것을 비롯, 한국의 조성진이 8월19일 노세다 지휘로 European Union Youth Orchestra와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으로 BBC프롬스 데뷔무대를 갖는 것이 한국 클래식팬들로선 또다른 이목을 끌게 한다.

연주의 밀도와 흥겨움에서 뒤질 것 없었던 것처럼 여겨졌던 서울시향의 연주가 클로드 드뷔시의 관현악을 위한 영상(이미지), L. 122를 통해 또한 드뷔시 ‘영상’의 미묘한 색채감이 윤 메르클의 부드러운 지휘를 통해 휘감아올 때 더 이상 변방에 머물지 않고 세계 클래식 무대의 중심에서 존재감을 계속 발휘하는 국내 오케스트라의 위상 부재가 만감을 교차케한다.

서울시향 연주회는 개인적으로 일부 실내악 연주를 제외하고는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해 연주를 듣는다. 이는 서울시향이 국내 경쟁 라이벌 오케스트라들을 뛰어넘어 월드클래스의 연주력을 보여왔다는 몇 년전의 평가가 있어온 터여서 그래도 역시 서울시향의 연주는 뭔가 빼먹으면 안될 것 같은 한 클래식 애호가의 애정어린 시선 때문이다. 이제 서울시향은 운동화끈을 바짝 조여 한국 클래식계를 대표해 4년전 BBC프롬스 무대에서 펼쳐보였던 연주력 이상으로 다시 BBC프롬스 무대에 서서 자신들이 클래식 무대의 변방에 있지 않고 세계무대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당당히 보여야 한다.

8월19일 BBC프롬스 무대데뷔를 갖는 조성진은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제2번을 어떻게 요리할런지 아직은 모르지만 이번 서울시향과 협연무대를 가진 니콜라이 데미덴코는 진한 감동을 줬다기보다는 진중함을 던진, 20-30대의 피아니스트들의 쇼팽 해석과는 다른 신중하고 진중한 철학적 깊이가 내재된 쇼팽해석을 들려줬다. 우아하고 귀족적인 19세기의 살롱 정서를 부활했다는 니콜라이 데미덴코의 하인리히 쉬프 지휘의 필하모니아의 쇼팽 피아노협주곡 1,2번 녹음 음반 CD에서 데미덴코의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 연주가 1악장 마에스토소나 2악장 라르게토에서 명징한 톤과 영롱한 음색이 실연과는 다른 감상분위기를 주기는 했지만. 참고로 들어본 조성진이 지난 2017년 11월 22일 자그레브 RTV 크로아티아 심포니와 협연한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은  2악장 라르게토에서 차분해지지만 1악장 마에스토소부터 열기로 들뜬 청년의 연주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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