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최저임금이 두자릿수 인상되면서 다수의 소상공인들이 격분하는 가운데 정부가 이들을 달래기 위해 카드수수료 인하를 들고 나왔다.

그러자 이번에는 카드업계에서 “더 이상 수수료를 낮출 수 없을 만큼 한계에 다다랐다”며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을 카드업계에 떠넘기지 마라”고 반발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를 최저임금 급등의 부담 경감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에서도 자영업자를 괴롭히는 건 오히려 카드수수료라며 인하 방침을 강조했습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드 수수료가 사실 최저임금 인상보다도 자영업자들을 더 괴롭힌다”며 “1% 이하로 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동안 카드수수료는 꾸준히 인하되어온 상황이라 소상공인 대책 때마다 압박을 당하는 카드사들은 피로감을 호소하는 중이다.

지난해 대선 공약에 따라 영세가맹점 범위가 확대됐는데 당시 정부 추산으로 카드사 수익이 3500억원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또 최저임금 인상분을 카드수수료로 상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 수년간 여러 차례 카드 수수료 인하를 통해 1조 원 이상의 수수료 인하 효과를 가져왔다”며 “이달말부터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도 검토 중인데 또 내리라는 요구는 무척 견디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미 카드사들은 결제수수료 분야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며 “더 이상 내릴 여력이 없다”고 머리를 저었다.

소상공인들도 카드수수료는 되레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소상공인은 “이미 영세업체의 카드수수료는 1% 미만으로 내려가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며 “그보다 2년 새 30%나 뛰어오른 최저임금이 훨씬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소상공인은 “정부는 엄한 카드사를 압박해 생색을 내려하지 말고 업종별 차등임금제부터 도입하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이어 카드수수료 인하 압박 등 시장경제에 거듭 간섭하는 것에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자연스럽게 낮추도록 하는 방안은 필요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대책으로 이를 추진하는 것은 또 다른 경제 주체에게 가격을 변화시켜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