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가을 사이로 사계 중 둘째계절이 ‘여름(Summer)’이다. ‘여름’의 어원을 살펴보면 15세기 표기에는 ‘녀름’이었는데 ‘너름’이 원형이다. 너름의 어근은 ‘널-’인데 날(日)과 어원이 같다. 열매가 ‘열’다 ‘열-’의 동명사 형 ‘열음’이 ‘여름’으로 바뀌었다. ‘녀름’은 농사를 의미하며 ‘녀름짓다’는 ‘농사짓다’로 농사를 짓는 ‘녀름=여름’, 열매를 맺는 ‘열매=여름’으로 두 가지의 의미를 내포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꽃이 많이 피고 열매를 맺는 열매의 여름이 의미와 더 가까운 것 같다.

 

계절성 우울은 사계 절 중에 여름이 33%이상으로 많이 나타난다

 

‘계절성 우울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SAD)’는 어느 특정한 계절이 되면 기분 좋지 않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기분장애이다. 미국의 정신의학 회에서 우울증의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여름은 특성상 고온다습하여 온도와 ‘불쾌지수(Discomfort index)’가 높기에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게 된다. 불쾌지수는 미국의 기후학자 톰(E.C. Thom)이 고안한 것으로 체감기후를 나타내는 기후지수이다. 기온과 습도 그리고 풍속과 일사량에 관련해서 사람이 느끼는 불쾌감을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특히 불쾌지수가 높아질수록 식욕저하나 체중감소를 나타내기도 하며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여름의 우울증은 원인에 따라 외인성과 내인성으로 나눠지는데 외인성은 환경적, 외부적인 요인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정신적인 좌절감에 빠지게 될 경우 발생한다. 내인성은 일조량으로 인한 신체적인 변동으로 발생된다. 기분도 좋지 않고 기력도 저하되며 쉽게 화를 내기도 하는 등의 우울증과 유사한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더운 날씨는 판단력이 흐려지고 자율조정기능이 떨어져 신체 평형 상태가 무너진다. 예민해지거나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며 초조감, 불안감, 무기력을 느낀다. 계절이 지난 뒤에도 회복되지 않고 만성화 되면 심한 경우 자해, 자살로도 이어지기도 한다.

여름에는 장마철에 쏟아지는 빗줄기와 우중충한 날씨의 장마기간이 있다. 장마기간 동안만 찾아오는 ‘장마 우울증’도 발생한다. 장마만 오면 흐린 날이 지속되기에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늘어난다. 자꾸 졸리거나 늘어지고 우울 감을 유발하게 만든다. 일반적인 우울증과 다르게 장마 우울은 식욕이 늘어나거나 잠을 많이 자게 된다. 현재는 원인을 뚜렷하게 설명할 수는 없으며 ‘비정형 우울증(atypical depression)’로 구분하기도 한다. 대개는 전형적인 우울증상보다는 비정형 우울증의 임상양상으로 나타는 경우가 많다. 비정형의 주된 특징은 기분반응이다. 이들은 긍정적인 일이 발생하면 자신의 기분이 좋아진다. 전형적인 증상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는 기분전환을 유발하지 않는다. 비정형 우울증은 장마철이 지나면 증상이 완화된다.

 

여름에는 휴식을 찾고 싶어지고 열정과 패기의 도전의식도 생긴다

 

여름이 지닌 색상을 보면 전체적으로 진한 녹색, 남색, 빨강, 감청색 등으로 나타낸다. 그 중 청색계열은 바다, 하늘, 물 같은 시원함과 청량감, 쾌적함, 상쾌함, 청년, 순수함을 연상시킨다. 빨강색은 정열적으로 이글거리고 타오르는 태양, 생동감, 에너지, 열정, 흥분의 감정을 나타낸다. 푸른색과 붉은색이 만나 어우러져 에너지 넘친다. 젊음의 계절로 인식되는 것이 더운 날씨에도 지치지 않는 패기와 열정으로 가득 찬 젊은이들의 끝없는 도전의식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월드컵 때 보여 지는 응원 열기는 가히 신화적이다. 여름은 번창과 무성함을 의미하는 계절로 힘의 원천을 느낄 수 있고 개방적인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전통풍습이 있는 음력 5월 5일 단오절에는 1년 중 가장 양기가 왕성한 시기라고 한다. 이때 씨름이나 그네뛰기 등의 놀이나 경기를 통해 왕성한 생기를 발산한다.

여름에는 떠나고 싶은 계절이기도 하다. 여름의 덥고 습한 날씨는 학습이나 일의 능률을 떨어지게 만든다. 여름의 휴가나 방학이 길게 정해지는 건 더위에 지치고 집중도가 약해진 사람들에게 휴식을 주기 위함이다. 청량함을 주는 바다나 계곡에 추운겨울날 들어가서 놀 수는 없으니 더운 여름이 제격인 것이다.

 

여름은 습하고 더운 날씨로 인해 일상 리듬이 잘 깨지기 쉽다. 불쾌지수는 공격적인 행동을 유발한다. 조선시대에는 중복더위 때 높은 벼슬아치들을 위해 석빙고에 보관된 얼음을 나눠주어 신하들 기를 살려주었다고 한다. 더운 날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더 무기력해진다. 여름에 되도록 더위를 먹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며 단백질이 풍부한 보양식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맛있는 음식은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아침, 저녁으로 40분정도의 산책과 운동도 잊지 말아야 한다. 올해는 여름도 길다고 하고 벌써 장마철에 들어섰다. 자신을 잘 다스리고 힘의 원천을 활용하여 장마 우울증을 피해갈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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