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가 준공 1년이 넘도록 심각한 공실 문제에 시달리고 있어 롯데그룹의 골치가 아픈 상태다.

비싼 임대료와 입지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뚜렷한 해법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는 국내 최고층(123층·555m) 랜드마크로 유명하다. 그러나 올해 4월로 개장 1주년이 지났음에도 그룹 일부 계열사와 데상트코리아를 제외하고 입주 기업을 유치하지 못했다.

오피스 임대 업무를 전담하던 롯데자산개발에 이어 올해는 롯데물산이 직접 오피스 임대 마케팅에 신경을 쓰고 있다. 당초 글로벌 기업들이 본사 임대 계약이 끝나는 대로 입주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입주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하 6층~지상 123층으로 지어진 롯데월드타워의 오피스 층은 14~38층이다. 전체 연면적 32만7137㎡(9만8959평) 중 2만3870.23㎡(전용 1만1253.48㎡)가 오피스 공간이다.

신동빈 회장의 집무실, 경영혁신실, 4개 BU(17~18층), 롯데물산(19층), 롯데케미칼(14~16층) 등 롯데그룹이 저층부(14~20층)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임차 기업으로 채워야 하는 중고층부(24~38층)는 대부분 공실이다.

롯데월드타워 개장 초기 입주 계약을 맺은 의류업체 데상트코리아는 지난해 32~34층에 입주했다. 롯데월드타워의 공실률은 56.22%로, 준공 이후 서울 오피스 공실률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오피스 임대 업무는 롯데자산개발과 글로벌 부동산 회사 JLL, CBRE코리아가 분담했다. 당초 국내 기업뿐 아니라,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 회사와 미국 등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쳤다.

그러다 올해부터는 롯데물산 개발기획팀이 임대 업무를 총괄하는 것으로 마케팅을 강화했다. 임대 마케팅 업무는 교보리얼코와 에스원을 추가해 총 4개 업체가 하고 있다.

다만 롯데그룹은 시간이 흐르면 공실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ㅇ로 기대하고 있다.

보통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법인 사무실을 옮기려면 현지 본사 확인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이나 한국 기업이 본사를 롯데월드타워로 옮기기 위해 계속 보러오고 있다”면서 “실제 계약 건은 공개하지 못하지만 하반기 중엔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최고층 빌딩이라는 위상과 비싼 임대료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도 여전해 공실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출퇴근 시간 교통 정체 등 이동 시간, 주차 문제 등을 더하면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할 만한 매력적인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임대료가 무척 비싸다. 오피스업계에 따르면 롯데월드타워 오피스 층의 월 임대료는 3.3㎡당 12만9000원(24~30층), 13만6000원(35~38층) 수준이다. 준공 후 장기 공실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이다.

관리비는 모두 3.3㎡당 4만5000원이다. 월 임대료 12만9000원은 송파구 최고 수준이자 강남권을 통틀어도 한 손 안에 들 정도로 높은 편이다.

오피스업계 관계자는 “올해 롯데물산이 임대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반응이 전보다는 좋아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 계약까지 가기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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