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직원들, '박삼구 회장 갑질 및 비리 폭로' 집회 추진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총수 일가의 갑질 파문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들은 박삼구 그룹 회장의 갑질 및 비리를 폭로하는 집회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까지 총수 일가 갑질 파문에 휩싸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직원 1천여 명이 모인 '침묵하지 말자'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에 오는 6∼8일 광화문광장에서 박 회장의 갑질 및 비리를 폭로하는 집회를 연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이 채팅방은 ‘기내식 대란’ 이후 아시아나를 비롯한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것이다. 이날 오전에는 최대 수용 인원인 1천명을 채워, 두번째 익명 채팅방이 개설됐다.

직원들은 이 채팅방에서 '기내식 대란'의 원인과 회사 측의 현장 대응 미숙 실태를 고발했다. 나아가 하청업체에 대한 불공정거래 의혹, 금호그룹의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박 회장의 사익 편취 의혹 등도 제기하고 있다.

직원들은 오는 6일 오후 6시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첫 집회를 열 계획이다. 신분 노출을 피하기 위해 대한항공직원연대 집회처럼 마스크나 가면을 쓰되 아시아나 유니폼이나 검은색 옷을 입기로 했다.

검은색 옷은 지난 2일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납품하는 재하청 협력업체 대표 A씨가 숨진 것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다. 유족과 회사 직원들은 A씨가 기내식 납품 문제로 압박을 받고 힘들어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직원들은 집회에서 '기내식 대란'의 원인이 되는 기내식 업체 변경 과정에 1천600억원의 투자금 유치 문제가 걸려있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박 회장의 경영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은 벌써 나흘째 계속되는 중이며 언제 해결될지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본래 둑일 루프트한자그룹의 기내식 공급업체인 LSG와 계약을 맺고 기내식을 납품받았었다. 그러나 지난해 계약 연장을 대가로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의 1천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를 요구했다가 LSG가 이를 거부하자 계약 연장이 무산됐다.

대신 그 BW를 무이자 조건으로 인수해 준 중국 하이난항공그룹 계열사 게이트고메코리아가 LSG 대신 새로운 기내식 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게이트고메코리아의 기내식 제조공장이 건설 도중 화재 사고로 완공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기내식 대란의 단초를 제공했다.

아시아나항공이 급하게 생산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샤프도앤코와 단기 계약을 맺었다가 기내식 대란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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