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안과 이야기 1.

 

 

개에서 1%, 백마리 중 한마리는 안구건조증에 걸린다.

콘택트 렌즈를 오랜 시간 착용 했을 때나, 요즘 같은 더운 날씨에 선풍기를 틀어놓고 앉아있다보면, 눈이 뻑뻑한 게 얼마나 불편한 느낌인지 경험해 본 적 있을 것이다. 안구건조증을 겪고 있는 강아지들은 스스로 인공눈물을 점안하지 못하는 대신 보호자들에게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다. 눈곱과 충혈이 대표적이다. 심한 경우 눈을 잘 뜨지 못하고 게슴츠레 아련한 눈빛을 보내기도 한다.

 

눈물은 안구 표면을 코팅하면서 안구 표면의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눈물은 눈깜박임을 편하게 해줄 뿐 아니라, 각막에서는 혈관을 대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눈은 빛을 잘 받아들이기 위해 각막에 혈관이 분포하지 않는다. 그 대신 눈물을 통해서 에너지와 산소를 공급받고 노폐물을 배출하게 된다. 또한 눈물에는 면역을 담당하는 성분들도 함유되어 세균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안구건조증은 보다 의학적인 용어로 건성각결막염(KCS: keratoconjunctivitis sicca)이라고도 불린다. 눈물이 부족해지면 그 결과로 안구 표면에 쉽게 염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 초기에는 눈곱과 충혈을 동반한 결막염으로 시작한다. 나중에는 만성적인 건조함으로 인해 각막에 원래는 없어야할 혈관이 자라고 까만 색소가 번져서 자리잡기 시작한다. 이렇게 생긴 혈관과 색소는 시력에 방해가 되고, 한번 자리잡으면 치료를 하더라도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급성으로 진행되는 경우엔 각막 궤양이 발생하여 심한 통증이 동반되고 실명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 많이 사랑받고 있는 시츄나 페키니즈처럼 눈이 크고 튀어나오고 코가 납작한 단두종들은 안구건조증에 걸렸을 때 다른 종에 비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단두종은 잘 때 눈을 뜨고 자는 경우도 많고, 각막에 신경분포가 적어 눈깜박임 횟수도 적고, 털이 눈을 찌르는 경우도 많다. 눈물량이 많을 때는 이런 문제들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다가, 안구건조증이 발생하게 되면 이런 문제들로 인해 각결막염이 급격히 진행되어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안구건조증의 진단은 병력과 임상증상, 간단한 눈물량 검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안구건조증으로 진단된다면 많은 경우 평생 치료가 요구된다. 인공눈물을 수시로 점안해주는 것도 방법이지만, 인공눈물은 결국 증발하고 흘러내려 안구 표면을 코팅해줄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고, 자연 눈물에는 있는 성장인자나 면역성분 등이 결핍될 수 밖에 없다. 개의 안구건조증 치료에서는 더 효율적이고 좋은 치료제가 있다. 안구건조증 치료를 위한 안연고를 안구건조증의 정도에 따라 하루 1-2회 정도 꾸준히 점안해주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성공적으로 눈물량 증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꾸준한 치료와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기사제공 : VIP 동물의료센터 안과팀장 박은진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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