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임버 오케스트라들의 신선한 연주, 초여름을 싱그럽게”

올해 6월초, 중반 공연장에 자주 가는 콘서트 고어들은 해외 체임버 뮤직 악단들이 내한공연을 통해 빚어낸 체임버음악의 새로운 매력에 흠뻑 빠져들며 초여름을 싱그럽게 맞은 것 같다.

6월8일 시작된 빅토리아 뮬로바 & 제네바 카메라타 공연부터 6월15일 카운터 테너 안드레아스 숄과 잉글리시 콘서트, 6월16일 미샤 마이스키와 비엔나 체임버 오케스트라로 이어지는 수준높은 체임버 음악을 흠뻑 만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음악의 주축이 풀 오케스트라로 짜여진 대형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주도해온 탓에 이번 체임버 오케스트라들의 신선한 내한연주는 체임버 오케스트라에 연주에 대한 발상의 전환 까지의 새로운 인식을 던지게 만든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먼저 한화클래식2018의 일환으로 내한한 카운터 테너 안드레아스 숄과 잉글리시 콘서트 역시 6월15일 ‘이탈리아를 노래하다’는 부제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공연을 통해 여자음역인 콘트랄토나 메조 소프라노 음역을 노래하는 남자 성악가 카운터 테너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촉발시킨 계기가 됐다. 한편으론 무대에서 가사를 보지않고 자연스럽게 공연을 이끌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지만 카운터테너의 황금시대를 이끄는 슈퍼스타라는 닉네임에 걸맞는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중 그리운 나무 그늘이여, 토렐리의 트럼펫 소나타 D장조, 비발디의 <주께서 세우시지 아니하시면>등의 다채로운 고음악 공연을 접할 수 있게 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이탈리아 음악이 감동적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으며 특히 안드레아스 숄이 앵콜로 들려준 아리랑이 최고였다는 관객의 평들이 쏟아져나올 만큼 아리랑에 대한 반응이 전례없이 뜨거웠고 나는 만족하나이다(Ich habe genug)을 비롯한 곡들이 숄의 목소리를 통해 담긴 안드레아스 숄의 음반 [바흐 칸타타]에서의 칸타타의 종교적 성격을 초월한 보편적인 감동을 선사하는 음색이 콘서트홀 공연을 통해서도 그대로 반영된 것 같은 느낌이다.

6월1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미샤 마이스키와 비엔나 체임버 오케스트라 공연역시 차이콥스키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야상곡 D단조, Op. 19 No.4’와 ‘로코코 풍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33’을 통해 미샤 마이스키의 존재감이 전반부에 확실히 부각되면서 비엔나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순도높은 체임버 앙상블을 만끽하게 만든 순간이기도 했다. 앵콜로 들려준 차이콥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등은 마이스키의 따뜻하고 낭만적인 음색이 사람의 목소리가 전혀 그립지 않을 정도로 여겨질만 했고 6월8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빅토리아 뮬로바 & 제네바 카메라타는 무결점의 뮬로바의 바이올린 연주가 인상적으로 꼽을 만 해 어릴 시절부터 뮬로바가 자신의 삶의 중심부분이 되리라는 것을 느꼈다는 바흐음악의 경우 그녀의 음반 바흐: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녹음에서도 무결점의 깔끔한 바흐가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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