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와 로베르토 알라냐의 디바&디보 콘서트
조수미와 로베르토 알라냐의 디바&디보 콘서트
  • 여홍일기자
  • 승인 2018.06.0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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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투라 창법보다 조수미의 오페라 아리아의 성악적 무대에 알라냐의 고급스런 테너 음색 가미

조수미의 끼는 여전했고 그녀의 장기라 할 수 있을 콜로라투라의 장점대신 오페라 아리아의 성악적인 곡이 많이 불려진 무대였지만 한국에 16년만에 온 희소성 때문에 한때 제4의 테너로 불렸던 로베르트 알라냐의 고급스런 느낌이 더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디바&디보 콘서트였지 않았나 싶다.

알라냐가 마지막 독창곡으로 택한 차이콥스키 러시아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중 ‘어디로 가버렸나, 내 젊음의 찬란한 날들은’. 연인을 친구 오네긴에게 빼앗겼다고 오해하고 결투를 청한 심약한 시인 렌스키가 상대방이 아직 도착하기도 전에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며 비통한 심정으로 노래하는 아리아로 알려진 이 곡에서 알라냐의 절정의 미성이 절절한 표정연기에 실려져 전후반 통틀어 최고의 압권의 아리아처럼 여겨졌다. 1부 첫곡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중 ‘고귀한 천사들’에서도 알라냐의 윤기있는 음성이 먼저 흐르며 이날 공연의 숨은 진주가 될 것 같은 예감을 줬다.

 

조수미와 알라냐가 공연직전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기 위한 리허설을 갖고 있다. (사진: 알라냐 페이스북)
조수미와 알라냐가 공연직전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기 위한 리허설을 갖고 있다. (사진: 알라냐 페이스북)

이날 공연의 키를 쥔 조수미는 대한민국 성악의 역사를 새롭게 쓴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독보적인 디바. 조수미는 다섯 여섯차례에 걸친 다채로운 의상을 바꿔입으며 신선감을 주려고 분투하며 공연 전체를 조수미가 이끄는 모양새를 시종 유지했다.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 많이 알려져있는 조수미는 이날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특징이랄 수 있는 경쾌한 움직임과 화려한 음색, 특히 최고 음역을 소화했다기보단 한편으론 끼보다는 오페라 아리아의 성악적인 곡에 많이 치중, 무대를 소화하며 자신의 건재를 보였다고 평해야겠다.

이런 오페라 아리아의 성악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곡을 조수미가 소화한 아리아들이 전반의 오페라 <캐플랫가와 몬테규가>중 ‘아, 몇 번인가’와 오페라 <빌헬름 텔>중 ‘어두운 숲’등을 꼽을 수 있겠다. ‘아 몇 번인가’는 벨칸토 오페라의 패턴대로 1막2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여주인공 줄리엣이 원하지 않는 결혼명령에 슬퍼하면서 양가의 싸움에 끼인 로미오와의 사랑을 탄식하는 장면을 그려냈고 경쾌한 로시티 스타일에서 탈피한 진지한 작품으로 ‘어두운 숲’도 오스트리아 왕실 여인인 마틸데가 자신을 구해준 스위스 남자 아르노를 기다리며 부르는 노래로서 이날 조수미 무대의 특징이 콜로라투라라기보다 오페라 아리아에 집중한 무대에 가까웠던 무대특성을 보여줬다.

알랴나는 신사도같은 매너로 조수미를 잘 배려했고 아프리카 루트를 개척한 역사적 탐험가인 바스코 다 가마가 우연히 상륙한 신비한 땅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부르는 <아프리카의 여인>에 나오는 테너 아리아 ‘오 파라다이스’와 이어진 <예브게니 오네긴>중 ‘어디로 가버렸나, 내 젊음의 찬란한 날들은>에서 절절한 표정연기를 실어나르며 절정의 테너감각을 보여줬다.

여홍일기자  bodo@nd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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