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오데트 오딜역을 맡은 알료나 코발료바의 발 끝으로 몸을 높이 세우는 더 높은 토우가 가장 인상적으로 뇌리에 남을 만큼 볼쇼이 발레의 현재와 미래가 극명히 드러난 이틀간의 볼쇼이발레단 서울 내한공연 백조의 호수였지 않았나 싶다.

새로 치고 나가는 라이징스타 코발료바의 유독 눈에 띄던 높은 토우를 바탕으로 미래로의 무한한 잠재력을 이튿날 커플이 발현해줘 볼쇼이발레의 미래가 풋풋함과 함께 미래의 젊은 역동성을 줬다면 첫날 율리아 스테파노바 커플은 스테파노바의 춤이 올드스타일에서 유명한 볼쇼이 발레단의 현재의 고급발레의 수준이 결과 질이 다르다는 것을 과시한 느낌이다.

 

5월28일 저녁 첫날 공연이 끝나자 끊없이 이어진 관객의 커튼콜이 국내팬들이 얼마나 본토 고급발레에 목말라했나를 반증, 몇 년만에 세계수준의 발레공연으로 이뤄진 러시아 볼쇼이 해외발레단 공연에 의해 국내 발레팬들의 갈증이 속시원히 해갈된 느낌이다. 이튿날 공연 역시 너무 재밌다는 관객의 평과 잘한다는 코멘트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데서 23년만에 볼쇼이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볼쇼이 발레 서울투어가 근래 보기드문 명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이튿날 29일 백조의 호수에 출연한 알료나 코발료바는 175cm의 키로 흡사 2012년 11월 내한공연을 가진 마린스키 발레단의 당시 이 시대의 진정한 백조로 불리던 울리아나 로파트키나(Ulyana Lopatkina)가 마린스키 발레의 이튿날 서울 공연에서 2막 궁전 발레 장면을 통해 그녀의 키가 크고 가늘고 긴 팔과 다리, 호리호리한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힘과 더불어 타고난 천부적 음악성으로 관객을 황홀히 사로잡았던 기억을 흡사 떠올리게 했다.

코발료바와 스테파노바가 같이 졸업한 Vaganova Today는 Swan Lake에서의 듀엣 구성에서 의심할 바 없이 코발료바의 출연에 대해 가장 이상적인 듀엣의 하나로 꼽으며 몇 년안에 모든 발레팬들이 보고싶어할 프리마 무용수로 될 것으로 예견했는데 그런 무대를 한국 발레팬들이 미리 서울에서 본듯해서 이튿날 발레공연에 대해서도 관객의 환호가 대단했다.

클래식 튀튀(tutu)의 새하얀 의상에 나사가 촘촘히 딱딱 맞물려 들어가듯 무용수들의 일사불란한 동작에다 바닥에서 사각사각하는 소리에 세종문화회관의 발레관객이 숨죽였던 2012년 11월 마린스키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와 달리 이번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는 무대성격이 다른 탓에 정중동(靜中動)속에 볼쇼이발레단의 명성에 버금갈 자신들의 실력을 발휘해준 명연의 발레공연으로 많은 관객들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마린스키 발레 백조의 호수가 6년전 당시 감성적 측면에서 관객들에게 호소력있게 다가왔다면 볼쇼이발레는 확실히 기교적 측면에서 강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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