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정토종 백흥사 주지 룡해스님

 

대한불교정토종 백흥사 주지 룡해스님

하심(下心)으로 마음을 낮추자

기도하고, 제사지내 빌딩은 샀느냐! 일갈

우리 사회가 진보와 보수, 가진 자와 없는 자 등 대립구도로 형성된 배경에는 결국 ‘욕심’ 때문이다. ‘소유는 범죄’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인도의 성자 간디의 말이다. 즉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 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욕심은 자기의 본성을 계속 어두운 곳으로 몰고 간다. 그 욕심의 길 마지막에는 항상 외로움과 공허만이 존재한다. 그래선지 사람들은 자기가 있던 곳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조용한 사찰에서 위안을 받고 싶어 한다. 복잡한 마음을 비우고 사찰에 들어가면 가열된 일상을 가라앉혀 편안한 마음으로 되돌아가게 한다.

부처님도 일찍이 인간의 현실을 ‘일체개고(一切皆苦)’라고 표현했다. 일체개고란 사람이 무상함과 무아를 깨닫지 못하고 영생에 집착하여 온갖 고통에 빠져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불교는 마음속의 문제를 없애고 평화를 가져오는 유일한 방법이다. 불교 수행을 한다는 것은 ‘마음속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들을 없애버리고 행복을 가져올 원인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의 평화가 절실한 이때, 본지에서는 전국에서 신도들이 줄지어 찾고 있다는 대한불교정토종 백흥사(부산시 사하구 감천1동) 주지 룡해 스님을 만나 소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룡해 주지스님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즉 만물은 모두 마음 하나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행복해지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우리는 점차 행복해 질 수 있고, 절망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 역시 마음속에 있다”면서, “절망이 있다면 지금 현재 상황에서 이를 딛고 일어서야하고, 마음에 희망을 키우면 희망과 행복이 시작되는 자리”라고 설파했다.

이어 “일상생활 속인 평상심에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며, “평상심이란 불안에 떨지 말고 불평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지니고 참 나의 길을 가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기복 불교에 대해서 “기도하고 제사 지내서 조상님들이 빌딩을 사주셨느냐”고 일갈하며, “무조건식의 기도를 하지 말고, 차라리 경전을 한 줄 더 읽으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원하지 않는 일과 장애와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원인은, 부처님께서도 ‘삼세 인과법’과 ‘자업자득’의 이치를 설하셨듯이, 과거가 현재이며 현재가 미래이므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잘 살아가는 것이 삼세를 잘 살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우리사회가 정이 넘치고 갈등이 없는 사회로 전환되려면, 결국 ‘나’라는 자신부터 변화해야 한다. 모든 생명체가 제 스스로 이 세상의 주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마음과 행위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자신과 주변의 행․불행이 결정된다. 이러한 진리는 불성을 깨달음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주의 기운이 담긴 ‘힐링 아트’ 손수 제작해

백흥사는 주택과 아파트가 즐비한 부산시 감천1동에 자리를 잡고 있어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산 속의 조용한 사찰과는 거리가 먼, 어쩌면 부자연스러운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불자들에게 생활 속의 불교를 전하는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도심에 위치해 있지만 신도들과 오랫동안 가족 같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포교 중심 도량으로, 전국에서 찾아오는 신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기자가 본 백흥사의 분위기는 스님과 신도들이 격의 없이 대했고 하나 같이 밝고 맑았다.

“다른 스님들 같이 엄하고 어렵게 하는 격식이 싫어서 불자들과도 일반 가정집과도 같이 편안하게 대한다”는 백흥사의 룡해 주지스님은, 부처님의 뜻에 따라 청빈의 도와 맑고 향기로운 삶을 실천해왔다. 그리고 대중들과 함께하며 삶의 지혜가 담긴 자비실천과 편안함을 몸소 보이며, 인과(因果)로서의 불교를 이해하도록 하는 수행의 삶을 실천해 주목받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마침 ‘점안식’을 하는 날이었다. 부처님을 그린 뒤에 마지막에 찍는 게 눈이다. 마음으로 그리는 눈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심안(心眼)으로, 한 평생이 가도록 아무나 만나기 쉽지 않다는 ‘점안식’이다.

한편 룡해 스님의 탱화는 예사롭지 않았다. 단 한 차례도 그림 그리는 것이나 조각을 배우지 않았다는 스님은 그림판(아크릴 판넬)에 수많은 점을 뚫어 부처님을 그렸고, 또 법당의 좌불상과 옥상에 있는 두 개의 대형 여래불 모두를 손수 조각했다.

룡해 스님은 “불교 관련 업자들이 ‘불상을 찍어내는 틀을 보자’고 해서 그런 것이 없이 그냥 마음가는대로 만든다고 하니까 믿지 않는 눈치였다”면서, “무엇이든 골똘하게 생각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몰입하고, 그 과정을 통해 ‘그림 삼매(三昧·불교 수행 중 마음이 고요한 상태)’에 들어간 것이라고 생각됐다. 붓도 잊고, 화폭도 잊고, 무아(無我) 상태가 되면 그때 우주의 기운이 화폭에 담겨 스님에게는 수행이 되고, 그림을 보는 이들은 마음의 정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선지 선묵일여(禪墨一如)가 되고, 또 ‘힐링 아트’가 되어있었다. 결국, 룡해 주지스님의 그림은 ‘기운’으로서, 수행을 통해 맑은 기운으로 부처님을 만들고 화폭에 담아, 일일이 점을 찍어 만든 정성과 그 기운이 보는 사람에게도 편안하게 전달될 것이리라 믿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룡해 스님은 직접 작사․작곡을 하고 음악을 통해서 병원이나 요양원 등을 방문, 지역봉사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룡해 스님은 모든 불자들에게 한 마디 아끼지 않았다. “지식이 아무리 많다 하는 사람도 마음에 때가 끼면 안개가 낀 듯해 참모습을 볼 수 없다”며, “누구든 바람이 불면 흔들린다. 그러니 참 마음을 깨치고 본마음을 항상 여여(如如)하게 가져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특히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는 말이 있다. 입속의 음식이나 콧속의 공기도 결국은 자연에 되돌려줘야 하듯이, 자신이 소유한 모든 것은 결국은 되돌려줘야 한다.

따라서 “황금 향락 만능주의가 팽배한 현재, 물들지 말고 불자들은 자신의 마음을 바로 보고 가짐을 올바로 해야 할 것”이라며, “모두가 어렵지만 스스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달아 지혜로운 불자로서, 또 부처님 법대로 살면서 희망을 놓지 않으면 ‘나’에게 기회가 올 것이고 지금 시련이 있으면 그 시련도 지나갈 것”으로, “희망이라는 끈을 놓지 말자”고 당부했다.

 

 

 

 

 

 

 

 

 

 

 

마음을 낮추면 세상이 편하다

근래 들어 ‘아파트와 주택은 있지만 집이 없고, 가족은 있지만 가정이 없다’고 할 정도로 사람들은 감수성을 잃은 삭막한 도시에서 마음을 잃은 채 물질에 떠밀려 정신없이 살아간다.

이에 대해 룡해 스님은 “나를 낮추면 세상 편하다. ‘하심’, 이 말도 누구나 쉽게 잘하는 말이지만 실천하기란 쉬운 게 아니다”라고 말하며, “아래에서 썩어가는 줄도 모르고 무조건 오르려고만 하니 썩은 부분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하심’을 실천하는 일은 비움의 삶, 그 자체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대소변을 못보고 정체가 되면 내장기관에 탈이 나고 병이 생기듯이,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정체되고, 정체되면 집착으로 이어져 앞뒤가 막혀버린다. “우리 모두 마음을 낮추고 힘들 때도 미소를 잃지 않고 웃을 줄 아는 지혜로운 불자가 되자”고 당부했다.

이어 “평화의 꽃을 피우고 평화의 열매를 맺으려면 평화의 씨를 뿌려야 하는데 분노·다툼·미움의 씨앗을 뿌린다”면서, “그런 씨앗을 심으면서 어떻게 평화의 꽃과 열매를 기다리는가”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좋은 일, 나쁜 일, 착한 일 모든 것은 본인이 가지고 있다. 석가모니도 “네가 머무는 곳에 모든 것이 다 있다”고 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사는 존재들이다. 내가 깨우쳐서 내가 좋으면 상대방에게도 좋은 것이지, 결코 나만 좋고 상대방은 좋지 않고 그런 것은 아니다. 내가 열심히 정진하면 상대방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내가 미혹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잘못된 영향을 미친다. 이를 동체대비(同體大悲)라고 한다.

따라서 “가정이나 사회에서 권위를 버리고, 지금 본래면목(本來面目)의 자리에서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심성을 닦아 덕의 씨앗을 뿌린다면, 나쁜 버릇이 좋은 버릇으로 바뀌고 우리의 어두운 현실의 눈을 새로운 밝은 눈으로 바뀌어 보다 행복해지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한편, 죽은 자의 영혼이 평온하고 안전하게 정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원하는 것이 천도재로서, 진언으로 영가를 불러 이승의 미련이나 집착을 끊어버리라는 내용인 법문을 들려주고,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왕생극락토록 안내하는 기원을 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러한 천도재에서는 무엇보다도 재를 주관하는 스님의 법력이 중요하다. 백흥사 룡해 스님은 영가 천도재를 가장 잘 지내는 스님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인연 따라 수많은 천도재를 지낸 스님이기도 하다. 특히 백흥사 천도재에는 미국, 일본,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찾아오는데, 경우에 따라서 몇 백 명씩 모아 15일 동안 천도재를 지낸다. 그렇게 한 번에 천도재를 마치는데, 천도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비용(6만원)을 되돌려준다.

룡해 스님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공부하는 방식을 잘 알기 때문에 잘 하는 것”이라며, “예컨대 아기를 낳을 산모가 산부인과를 가야 되는데, 새로 생긴 좋은 병원이 있다고 가면 잘못 찾아가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뭐든지 ‘과’를 잘못 찾아가니까 풀리지 않는 것”이라면서, “다른 곳으로 잘못 갔더라도 여기로 찾아오시면 한 방에 술술 풀린다”고 자부했다.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본래 자신의 진면목인 청정한 마음으로 돌아가자”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백흥사 룡해 스님과 함께 지혜와 자비와 행복을 향해 가는 여정에 동행하길 주문해본다. 이를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밑거름이 되어보길 기대한다.

코끼리발자국, 피라미드, 스핑크스, 코뿔소, 항아리, 하루살이?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