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ndnnews】구성숙 기자 =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 예술감독 유병헌)은 오는 6월 9일부터 10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발레 춘향>을 공연한다.

<발레 춘향>은 2007년 세계초연과 2009년 재연을 통해 예술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유니버설발레단의 두 번째 창작품이다. 창단 30주년을 맞은 2014년에는 안무, 무대, 의상까지 대대적인 수정작업을 거쳐 완전 새로워진 모습을 선보여 발레 팬들에게 큰 호응과 관심을 받았다. 4년 만에 돌아오는 2018년 <발레 춘향>은 또 한 번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한층 고급스럽고 세련된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창작발레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표방한 <발레 춘향>은 한국의 고전소설에 클래식 발레와 음악을 접목시켜 드라마틱한 글로벌 작품으로 탄생됐다. 안무를 맡은 유병헌 예술감독은 차이콥스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들을 직접 선곡하고 편곡자의 세심한 손길을 더해 지금의 발레곡을 만들었다. 춘향과 몽룡이 추는 사랑의 2인무에 등장하는 ‘만프레드 교향곡(Manfred Symphony, Op.58, 1885)’과 ‘템페스트(The Tempest Op.18, 1873)’, 풍운아 변학도의 해학성을 묘사한 ‘교향곡 1번(Symphony No.1, O9.13, 1866)’ 및 방자와 향단의 코믹함을 극대화시킨 ‘조곡 1번(Suite No.1, Op.43, 1878~1879)’ 등은 마치 차이콥스키가 이 작품을 위해서 작곡한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의 백미는 춘향과 몽룡의 ‘긴장과 설렘(초야初夜)-슬픔과 애틋함(이별)-기쁨과 환희(재회)’ 세 가지 유형에 사랑의 감정을 아름다운 몸짓언어로 담아낸 2인무이다. 이 춤은 자칫 진부할 수 있는 플롯에 변주를 더해주어 작품에 입체감과 몰입감을 높여준다. 1막 ‘초야 파드되’는 부부의 연을 맺은 춘향과 몽룡이 첫날밤에 겪는 설렘과 긴장감을 서정적으로 표현했는데, 이는 과거시험을 위해 한양으로 떠나는 몽룡과 이별하는 춘향의 장면과 대조를 이루며 애절함을 더한다. 또한 2막 ‘해후 파드되’는 온갖 역경을 뚫고 다시 만난 춘향과 몽룡이 그간의 그리움과 재회의 기쁨을 온몸으로 풀어내며 극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수석무용수 강미선과 이현준이, 홍향기와 이동탁이 각각 ‘춘향’과 ‘몽룡’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섬세한 감정표현과 스펙트럼 넓은 연기내공을 자랑하는 강미선-이현준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팬들에게 기대감을 주고 있는데, 이들은 앞선 3월 <스페셜 갈라>에서 ‘초야 파드되’를 선보여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와 함께 수석무용수 홍향기는 춘향 역으로 첫 데뷔 무대를 갖는다. 평소 당찬 연기와 탄탄한 테크닉을 앞세운 그녀가 외유내강의 춘향을 어떻게 표현해 낼지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여기에 홍향기의 ‘향기 가득한 춘향’을 든든히 받쳐줄 파트너로 수석무용수 이동탁이 출격한다. 두 사람은 여러 작품에서 꿀케미를 자랑해온 조합이다.

한편, ‘세계 속에 발레 한류’의 힘찬 비상을 위한 유니버설발레단의 노력이 또 한 번 결실을 맺었다. <발레 춘향>이 오는 9월 콜롬비아 보고타 훌리오 마리오 산토도밍고 마요르극장에 초청받았기 때문이다. 이곳은 4년 전 발레단이 <심청>을 올렸던 극장으로 당시 한참 동안 이어진 기립박수로 진한 감동을 안겼던 극장이다. <발레 춘향>의 해외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4월 오만 로열오페라하우스의 초청으로 세계 최고의 발레단들과 함께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초청됐던 유니버설발레단은 전세계에서 모여든 관객들에게 한국 창작품의 우수성을 크게 알릴 수 있었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