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2시간 접속지연 소동…소비자들 불편 겪어

우리은행이 2시간여의 접속지연 등 소비자들의 불편을 야기한 끝에 간신히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완전히 정착시켰다.

우리은행은 지난 8일 유닉스 기반의 차세대 전산시스템 ‘위니(WINI)’를 공식 가동했다.

이번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은 우리은행에서 2004년 이후 14년 만에 진행된 큰 행사였다. 지난 2016년 3월부터 SK C&C와 손잡고 시스템을 개발하고 도입하는데 3천억 원이 넘는 비용을 들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터넷, 모바일, 오프라인 등 채널에 따라 분리 운영됐던 시스템을 하나의 단말기로 통합 구축해 이용자 편의는 높아졌고 효율성이 증가됐다”고 자평했다.

금융권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전산 시스템 중 유닉스는 개방형으로 분류되는 시스템으로, 폐쇄형보다 호환성이 좋아 디지털 금융환경에 적합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유지 및 보수 비용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KB국민은행을 제외한 국내 시중은행들과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유닉스 기반의 전산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차세대 전산시스템의 시작은 깔끔하지 못했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은행 업무가 중단된 것까지는 새로운 전산시스템 도입 시 흔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지난 8일 새로운 전산시스템이 시작되자마자 접속 지연 사태를 겪어 혼란을 일으켰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중 ‘원터치알림’을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안내에 따라 이용자들의 접속이 폭주하면서 진행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다수의 소비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뿐만 아니라 콜센터에 전화해 불편을 호소하려 해도 연결조차 되지 않았다. 대기자 수만 5천 명이 넘는다는 안내와 함께 길 경우 수십 분이나 기다려야 했다.

한 소비자는 “사흘이나 은행 업무를 중단했으면서 재개되자마자 바로 접속 지연 사태를 일으킨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간 은행 업무를 못 본 고객들이 갑자기 몰려 시스템이 더 혼선을 겪은 듯 하다”고 해명했으나 소비자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에도 설 연휴에 맞춰 위니를 가동하려다 도입 직전 이를 잠정 연기한 바 있다. 대량거래 등 일부 거래에서 보완할 점이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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