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진출기업/리브라비나 이홍일 대표
“법규범을 준수하라, 트릭은 절대 노!”

중국에 진출해 속옷자재를 생산하고 있던 리브라비나의 이홍일 대표는 지난 2014년 호형호제하며 16년 동안 거래를 해온 바이어의 권유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베트남에 발을 들여놓은 진취적인 사업가다. 4년이 지난 지금은 공장을 확장하여 속옷 자재에서 속옷 완제품으로 봉제까지 섭렵했다.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지만 하는 대로 일이 척척 잘 풀렸다"며 겸손을 보인 이홍일 대표를 찾아 그의 진짜 성공비결을 들여다본다.

리브라비나(대표 이홍일)는 중국에 이어 베트남으로 제 2의 공장을 설립, 확장한 속옷전문생산업체다. 지난 2014년 7월 바이어의 권유와 소개로 베트남 롱안 공단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에는 1만 평방미터의 부지에 공장 2개동을 임대해 가동했으나 3년 후 1개동을 추가로 임대해 모두 3개동이 움직이고 있다. 현재 1천200여명의 베트남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고 한 달 기준 약 60만장의 속옷이 생산돼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작은 이익에 눈이 멀어 큰 것을 보지 못하면 안 된다!

어느 사회도 마찬가지지만 베트남에서도 공장을 설립하고 생산하기 위해서는 이곳의 관련 법규를 잘 따라야 한다. 때로는 이러한 부분이 해결되지 않아 설립 허가를 따내기 까지 긴 시간을 소비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관공서, 파출소, 소방서 등 관련 부서에서 정기적으로 나오는 순찰도 사전에 신경 써야 한다. 리브라비나는 중국에 이어 베트남으로 사업을 확장해 설립하는 과정에 큰 애로사항은 전혀 없었다. 소방법, 전기점검 등 설비문제는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사항이다. 이홍일 대표는 “절대로 트릭을 쓸 생각을 하지마라. 작은 이익에 눈이 멀어 큰 것을 보지 못하면 안 된다”며 “법 규범만 잘 지켜도 행정적으로 어렵거나 문제 될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리브라비나는 현재 공장 뒤편으로 새로운 부지를 확보해 새 공장 건물을 신축 중이다. 이 대표는 “내가 공장을 짓는다고 하니 여기서 10년 20년을 내다보고 부지를 사서 공장을 짓는구나 생각하지만 그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만에 하나 갑자기 회사가 문을 닫게 될 경우 무책임하게 떠나는 사장이 되고 싶지 않다”며 “직원들에게 무엇이라도 해주고 가야된다고 생각해 공장 부지를 미리 사고 건물을 짓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일종의 보험 같은 것이다. 이 대표는 “최근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고 공장의 기계 설비가 현대화 되고 있다”며 “봉제 공장의 앞날을 멀리까지 내다보고 있을 형편은 아니다”고 속내를 밝혔다.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면 설사 내일 잘못되더라도 후회할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신념이자 사업 철학이었다.

 

99%가 옳다 해도 단 한명이 반대하면 할 수 없는 베트남 사업구조

최근 주중에 공휴일이 하루 있었고 그 주말부터 3일 연휴가 있었다. 이 대표는 주중 공휴일에 일을 하고 대신 3일 연휴에 연속으로 4일을 쉬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그런데 직원 1천 200여 명 중 99%가 찬성했는데 단 6명이 ‘공휴일에 일을 하게 되니 법정 급여를 달라’고 버텼다는 것이다. 결국 이 대표의 제안은 무산됐다. 이 대표는 “직원들에게 쉴 때 더 푹 쉬라고 제안을 한 것인데 단 6명 반대해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이런 일이 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전체가 옳다 해도 단 한명이 반대하면 할 수 없는 베트남 산업의 현 구조가 더 없이 안타깝기만 했다. 때로는 융통성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말이다. 그래도 잘 따라와 주는 99%의 직원들이 있어 늘 힘이 나고 지치는 마음도 다잡는다고 밝혔다.

 

긍정의 마인드

‘길가다 다리가 하나만 부러져도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왜? 다리가 두 개 다 부러졌으면 더 큰일인데 하나만 부러졌으니 감사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긍정적 마인드를 이야기 하며 하회탈과 같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평소에도 잘 웃는 듯 했다. “사장이 기분이 안 좋으면 직원들도 기분이 안 좋을 테고 그것은 일의 능률로 봐도 좋지 않다”는 그는 직원들을 혼을 낼 일이 있어도 일의 잘못된 부분만 따끔히 가르칠 뿐 그 기분을 사적인 자리에까지 끌고 가지는 않는다고 했다. 때론 혼을 낸 후 뒤돌아서서는 “그래 그만하길 다행이다”하고 웃고 만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자신을 믿고 따라와 주길 바랬다. “열심히 하면 한만큼 그 만큼의 대가를 반드시 보장해 줄 것”이라며 “다 같이 열심히 해서 다 같이 성공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평등하고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도 하기 싫은 것”이라며 “서로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하자”고 가르쳤다.

 

고마운 바이어, M. CORSET

이 대표는 중국과 베트남으로 사업을 설립하고 확장하기까지 M. CORSET의 도움이 컸다고 했다. 2003년에 인연을 맺은 후 지금까지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언제나 서로의 처지를 생각하고 배려한다. 이 대표는 “이 업종에서 일을 한 지 횟수로 22년차 이지만 이런 바이어는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봉제 업계에선 바이어와 하청 업체 간 부당한 대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자신은 현재의 바이어를 만난 것이 큰 행운이고 바이어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 “능력있는 바이어 덕분에 물량도 확보되고 손이 딸릴 정도로 일이 많다”며 “한국에서도 우리 바이어(M.CORSET)를 통해 판매되는 윈드브라, 크로커다일, 메이든 폼 등등 많이 홍보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베트남에 공장을 두고 있는 이 대표는 철새마냥 한 달에 서 너 번 한국과 중국을 오간다. 한국에는 사무실이 있고 중국에는 그의 가족들이 있다.

그는 “가장으로써 돈을 벌어다 주어야 된다는 책임감에 가정보다는 밖으로 더 많이 돌아다닌 것이 사실”이라며 “늘 곁에 있을 것만 같던 자식들이 다 커서 떠날 때가 되니 많이 섭섭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 못해 준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타지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묵묵히 내조해준 아내에게도 고맙고 사랑한다”고 애틋한 마음을 보였다.

성공하는 기업은 그냥 성공한 것이 아니다. 다 이유가 있다. 직원들을 사랑하는 대표의 깊은 마음에서 그 기업의 초석이 다져지는 것이다. 리브라비나의 성공도 이와 다름이 없었다. 강한 책임감과 넉넉한 배려가 함께 어우려진 이홍일 대표의 삶에 건투를 빌며 리브라비나의 내일을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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