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적 선율을 뽑아내는 듯한 바흐 오마주

개인적으로 마르틴 슈타트펠트의 피아노 실연 연주를 접한 것은
2013년 11월 슈타트펠트가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1권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할 때였다.
투명하고 영롱한 톤이 홀을 감미롭게 보드랍게 감싸며
마치 피아노선율이 천상으로 안내하는 듯해
홀 전체에 묘한 울림을 선사한 기억을 다시 듣고 싶어 강동아트홀에도
다시 가 그의 연주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1권을 연주하는 슈타트펠트의 모습은
집중력있게 달려들며 연주탄력에 가속도가 붙은,
젊은 피아니스트 답지않게 섬세한 바하를 들려줘
품격있는 애호가들이 지지하는 바흐 스페셜리스트의 표현이
무색치 않았다.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하는 연주가 인상적이었고 구도자의 자세로
정진하는 피아니스트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지난 4월 24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골수 피아노 팬들만 모인 듯 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2018 서울국제음악제 10주년 기념 봄음악회 무대에 선 슈타트펠트의 피아노
리사이틀을 마주했다. 
바흐 바이올린을 위한 파르티타중 샤콘느(슈타트펠트 편곡),
슈타트펠트의 바흐 오마주,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B b장조 D960을
연주하기 위해 콘서트홀에 들어선 슈타트펠트는
첫곡은 고요속에 피는 선율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할 만큼
피아노 연주가 주는 즐거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연주를 들려줬다.
바흐 오마주는 몽환적 선율을 뽑아내는 듯 했고 슈타트펠트의
슈베르트 소나타 D960을 들으며 올해 피아니스트들의 잇따른
내한공연중 중요한 한 콘서트로 기억될 것이란 예감을 가졌다.
프로코피에프의 토카타와 슈만의 poet speaks 앙코르곡이 단 두곡의 앵콜에 그친 것이
아쉬울 정도로 두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린 느낌이다.
2017년에 Sony에서 발매된 Best of Martin Stadtfeld의 앨범은
Best 앨범이라는 것이 긴장도가 떨어지거나 흥미가 떨어지는
집합체가 되는 경우가 많은 점에 비춰 음악적 변검 혹은 만화경
으로 여겨질 만큼 놀라운 체험을 안기게 하는 슈타트펠트의 장점이
잘 발휘된 앨범으로 들었다.
2018 서울국제음악제 10주년을 기념키위해 11월1일 개막하는
올해 연주일정에는 일본 재팬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개막공연을
맡는등 10주년에 걸맞은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이 짜여져있어
예전의 서울국제음악제와 다른
벌써부터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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