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영결·추도식 후 분향소 철거를 한다는데 저는 앞으로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통해 계속 세월호를 알리고 싶어요. 희생자 가운데 친한 형이 있어 야구선수로 같이 운동도 했는데 정말 보고싶네요. 그리고 4.16생명안전공원 조성 반대의 목소리를 이해해요. 양쪽의 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봐요. 소수의 반대자가 있을 뿐이라 생각하고요”

경기 시흥시에 살며 지난 4년의 세월 속에서 유가족의 아픔을 잊을 수 없었다며 왼쪽 허벅지 안쪽 부근을 수년 전부터 수술과 재수술을 번복하며 지금도 치료중이지만 목발을 집고나와 오후 1시부터 추모하러 온 이기화(고3)학생의 속 깊은 말이다.

맑고 쾌청한 날씨 가운데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3시경 경기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거행됐다.

세월호 유가족과 이낙연 국무총리, 김상곤 교육부 장관,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등 수천 명의 추도객이 참석해 4년 전 참사를 기억하며 진실을 향한 다짐의 시간으로 추도식은 진행됐다.

 

이날 추모행사에 참석 못한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선체조사위와 특조위를 통해 완전한 진실규명과 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대로 수색 재개, 4.16생명안전공원을 통해 세월호의 아픔을 추모하고 국민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세계적인 명소를 만들 것을 약속했다.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의 대표조사 또한 다르지 않았다.

이 총리는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의 치부를 적나라게 드러냈다. 참사의 진실을 완전히 규명하고 교훈을 깊게 새기면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며 “5명의 미수습자도 꼭 수색해 찾을 것이다. 유가족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영정과 위패가 있는 자리로 이동해 묵념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가족 대표로 나온 전명선 위원장은 추도사를 통해 “추도사에 앞서 함께한 유가족과 국민에게 감사하며 안산시민 여러분에게 고맙다. 그러나 304명에게는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아직 되지 못해)무엇이라 말 못하겠다”라며 목이 메이는 모습을 보인 후 “생명안전공원 조성을 통해 고귀한 생명에 대한 대통령의 메시지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검찰전면재수사, 특조위 재조사와 생명안전공원을 납골당이라 비하하는 목소리를 중지해 줄 것을 호소한다. 그리고 오늘 합동 영결·추도식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면서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과 영혼이 편히 쉬기를 기원하며 추도사를 마쳤다.

 

이를 지켜보던 미국 버지니아주 출신의 클라디아(20대 후반.여)씨는 “(very important and memorable day and I want to come and pay my respects. I feel it's very important to remember.) 매우 중요하고 기억에 남는 날 와서 경의(헌화)를 표하고 싶어요. 기억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는 말과 함께 헌화의 시간까지 남아 마음을 나누는 따뜻함을 보였다.

오후 5시경부터는 정부대표 및 여야 정치인을 시작으로 단원고 300여 재학생과 각 반의 유가족 순으로 헌화 및 분향의 시간을 가졌다.

이때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교사 258명의 이름을 한명씩 호명하던 박혜진 아나운서도 어느덧 목매임과 동시에 눈시울을 적셔 보였다.

 

또한, 유가족 중에서는 헌화 중 땅바닥에 엎드러져 통곡하는 부인의 등을 두드리는 남편과 딸이 결국 부인을 부축해서야 겨우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도, 급기야 정신을 잃고 쓰러져 119구조대에 호송되는 어머니도 나와 순식간에 주위의 분위기는 더욱 비통함에 젖어드는 모습이였다.

비통한 분위기 속에서도 단원고교사 유가족 헌화와 수천 명의 추모객들이 차례로 줄을 지어 참사의 아픔을 잊지 않고자 숙연한 가운데 헌화의 시간은 이어졌다.

오후 6시 10분경 영정과 위패를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과정으로 모든 순서는 마감된 가운데 참사의 아픔과 진실규명을 향한 노력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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