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서 국민행복카드 신청…삼성카드 상담원이 자사 판매 태아보험 가입하라고 권유

A씨(35세.여)는 최근 임신을 하고는 행복한 마음에 이런저런 준비를 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국민행복카드를 만들기로 한 A씨는 삼성카드 측에 국민행복카드를 신청했다. 삼성카드에서 국민행복카드를 만들면 질 좋은 베이비키트를 출산 선물로 준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였다.

실제로 손싸개, 발싸개, 속싸개, 젖병 등이 담긴 베이비키트를 받은 A씨는 앞으로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면서 행복해했다.

이상한 일은 그 직후에 생겼다. 자신을 삼성카드 상담원이라고 소개한 이에게서 전화가 오더니 “삼성 국민행복카드를 만든 고객에게만 특별한 태아보험을 소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A씨가 “삼성카드 상담원 맞냐”고 묻자 그는 거듭해서 “맞다. 삼성카드에서 본사 고객들에게만 판매하는 태아보험이다”고 강조했다.

보험상품을 카드사에서 판다는 이야기에 의아함을 느낀 A씨는 일단 전화를 끊은 뒤 나름대로 알아봤다. 확인해 보니 삼성카드 상담원이 소개한 상품은 삼성카드가 아니라 삼성화재에서 판매하는 태아보험이었다. 삼성카드 고객에게만 판매한다는 말도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A씨는 “태아보험 가입도 검토 중이었으니 상품을 소개해주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면서도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하면 되지 왜 이런저런 거짓말을 늘어놓는지 모르겠다”고 분개했다.

뿐만 아니라 그 상담원은 삼성카드 소속이 아니라 삼성카드에서 만든 보험대리점(GA) 소속이었다. 그 GA는 자사 소속 텔레마케터(TM)들을 삼성화재가 교육시켜주되 삼성화재 상품만 전문적으로 팔아주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후 텔레마케터들은 삼성카드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넘겨받아 이들의 전화번호로 연락하면서 영업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몇몇 상담원들은 이처럼 중간에서 자신들의 정확한 소속이나 판매 상품을 만든 곳을 속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텔레마케터들의 통화 품질을 검사하는 삼성화재 소속 언더라이팅팀 직원들도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 한 언더라이팅팀 직원은 “우리 역할은 텔레마케터가 고객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체크하는지, 자필서명을 대신하는 녹음을 제대로 했는지 등”이라며 “그 외 사항은 특별히 확인하지 않는다”고 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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