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서 트럼프 캠프에 개인정보 유출

페이스북에서 5천만 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장중 주가가 7% 가까이 급락하는 충격을 겪었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와 일했던 데이터 분석회사에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지난 17일(현지시간)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캠프를 지원했던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의 계정을 중지시켰다. 페이스북 이용자 5천만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무단 활용했다는 이유에서다.

페이스북은 CA와 그 모회사인 '스트래티직 커뮤니케이션 랩'(SCL)의 페이스북 접근을 차단했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4년 케임브리지 대학 심리학 교수인 알렉산드르 코건에게 그가 개발한 '디스이즈유어디지털라이프'라는 앱을 통해 사용자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성향 테스트를 하는 이 앱을 다운로드 받을 경우 자신의 위치정보, 친구, '좋아요'를 누른 콘텐츠 등의 자료를 개발자에게 제공하도록 설정됐다.

페이스북 측은 여기까지는 자체 규정에 저촉되지 않지만, 코건이 이렇게 획득한 정보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라는 데이터 회사에 건넨 것은 페이스북의 사생활 보호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페이스북은 문제가 터지자 뒤늦게 코건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페이스북 계정을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 계정 차단 대상에는 이 앱을 개발한 케임브리지대 심리학과 알렉산더 코건 교수, CA를 설립해 2014년까지 몸담았던 크리스토퍼 와일도 포함됐다.

2015년 당시 CA는 관련 정보를 모두 폐기했다고 밝혔지만, 페이스북은 최근 모든 정보가 삭제된 게 아니라는 보고를 받았으며 이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때까지만해도 앱은 모두 27만 여명이 내려받았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각 언론 매체로부터 코건이 제공한 개인 정보는 앱 다운로드를 받은 27만 명에 그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들과 친구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까지 합하면 무려 5천만 명 이상의 이용자들이 개인 정보 유출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CA의 명성을 고려할 때 이번 일은 용납할 수 없는 신뢰 위반 행위라며, 관련자들은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지면서 페이스북 주가도 급락했다. 19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주가는 6.77%나 떨어졌다.

AP통신은 이를 페이스북 사상 최대의 정보유출 사례라고 전했다. 피보틀 리서치 그룹의 브라이언 위저 애널리스트도 "페이스북에 또 하나의 시스템 오류가 발생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테크크런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무시하거나 경시한 채 필요한 안전장치도 없이 이상주의적인 제품을 만든 뒤 문제가 생기면 뒤늦게 이를 인정하면서 질질 끌려가는 모습을 반복하는 페이스북으로 인해 수천만 명이 개인 정보를 도둑질당했다"고 비난했다.

CNN은 "비록 제삼자가 개발한 앱으로 인한 자료 유출이라고 하지만, 페이스북이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에이미 클로부처(민주당) 상원의원은 "그들(페이북과 CA 측 관련자)은 우리에게 믿어달라고 하지만, 미국인 5천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용된 것이라면 저커버그가 상원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해명해야 할 사안"이라며 "개인정보가 정치광고나 선거조작에 악용된 게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