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디엔뉴스] 나병준 판타지오 대표가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나며 판타지오를 완전히 떠나게 됐다. 나 전 대표는 지난 25일 판타지오에 등기이사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같은 날 판타지오 직원들과 소속 아티스트에게 자신이 떠난다는 뜻을 담은 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메일에는 나 대표는 중국 회사와 해외시장 개척과 다양한 콘텐츠 외형 확장의 필요성과 기회의 시기라 생각돼 파트너십을 맺었으나 파트너를 잘 선택하지 못한 책임을 안고 떠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병준 대표는 지난 해 12월 28일 강제 해임됐다.

나병준 前 대표는 지금의 판타지오를 세운 창립자이자, 또한 지금의 판타지오를 일궈낸 인물로 업계에서도 존경받는 인물 중 하나이다. 소속사 임직원들은 나 대표가 대표이사직에서 강제로 해임당하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까지 결성해 9가지 이유를 들며 법적인 책임을 물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결국 나병준 대표가 사임할 때까지 중국의 투자집단인 JC그룹의 한국지사인 골드파이낸스코리아(주)는 나병준 대표의 복귀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의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나 전 대표는 판타지오 홍콩법인 설립 등 회사 운영 및 자금관리 문제로 놓고 JC그룹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판타지오는 지난해 3분기 52억원(462만 달러)을 출자해 홍콩법인을 설립했다. 당시 나 전 대표는 영업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뚜렷한 사업계획도 없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것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판타지오의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고, 알려진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을 것이다. 판타지오의 역사를 보면 판타지오는 지난 2008년 NOA 엔터테인먼트로 출발해 2011년 지금의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한 후 2014년 코스닥상장사였던 에듀컴퍼니와 합병해 우회 상장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2016년 10월, 중국 JC그룹의 한국 계열사인 골드파이낸스코리아가 사보이 E&M 등이 소유한 지분 27.29%를 300억 원에 인수하며 판타지오의 최대 주주 자리를 거머쥐게 됐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골드파이낸스코리아의 지분율은 2017년 7월 32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27.29%에서 50.07%로 확대됐다. 반면 이 사건으로 인해 창업자이자 나병준 前 대표이사의 지분은 9%에서 6%대로 축소됐다.

애초부터 나병준 대표는 지분으로 방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판타지오는 주식회사라는 점에서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 대표가 될 수 밖에 없는 체제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태의 발생 가능성은 존재해왔다.

서프라이즈, 위키미키, 헬로비너스, 아스트로, 워너원의 옹성우 등의 아이돌, 그리고 김현서, 공명, 강한나 등의 배우들이 소속된 판타지오는 최근 몇 년간의 재무 상황이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적자가 발생했고, 이러한 점이 대표이사 해임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해외 자본에 의해 국내 자본이 잠식당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 이번 사태로 인해 판타지오는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터 업계에서 오래 종사해왔고, 꾸준한 위상을 지키며 엔터 업계에서 존경받아 온 인물이기에 더욱 파장은 클 것이며 판타지오의 입지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미 나병준가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사건으로 인해 위키미키의 컴백도 차질을 빚었다. 위키미키뿐만 아니라 나 전 대표와 오랜 신뢰 관계를 쌓아온 연예인들의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나 대표는 신뢰를 중요시한 것으로 널리 인지되고는 했기에 이는 재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또한 비대위는 JC그룹이 판타지오의 경영에 불법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은 물론 홍콩법인 설립 등 해외 자금유출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회계 투명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향후 회계감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이미지의 훼손도 우려된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각 연예 기획사들의 국내 자본 잠식 우려를 더욱 주의해야 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보이는 점이 씁쓸하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