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 가정과 사회는 학교폭력으로 몸살을 앓기 시작했고, 아직도 그 몸살이 계속되고 있다. 시민들이 CCTV에 찍힌 청소년 폭력장면을 보고 너무 놀라 언론사에 제보하는 일도 많아졌다. 학교폭력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아이들이 싸우면서 큰다는 말로 비유되는 동갑내기 말싸움, 몸싸움이 있다.

둘째는 갑을 관계를 지향하고 상습적으로 군림하려는 폭력행사가 있다. 통상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은 후자에 속한다. 여기서 갑을 관계란 당연히 강자와 약자 관계구조를 말하며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형태를 말한다. 강자 위치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가장 흔한 방식이 집단패거리를 구축하는 방법이다. 패거리 규모와 양태도 매우 다양하다.

전자의 동갑내기 말싸움, 몸싸움은 100% 막을 필요가 없다. 동갑내기끼리는 싸우면서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자의 학교폭력은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 이것이 피해 청소년의 인생을 멍들게 하고, 우리 가정을 파괴하며, 사회를 혼탁으로 이끄는 주범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자의 학교폭력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차단해야 한다.

후자의 학교폭력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차단 책임을 맡고 있는 자치행정과 교육행정, 경찰행정 당국에서 고전적 학교폭력과 패거리 학교폭력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전자의 학교폭력과 후자의 학교폭력은 그 차단하는 방법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전자의 경우는 가해자 개인의 반성이나 처벌절차를 마련하는 것으로 예방효과가 있다.

그러나 후자는 가해자 개인의 징계만으로 예방효과를 보기 어렵다. 가해자가 속해 있는 폭력패거리를 해체하지 않는 한, 다시 패거리 활동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폭력패거리 특성상 그 해체 작업은 단순하지 않다. 먼저 폭력패거리 형성 원인을 이해해야 하고, 패거리 해체를 위한 특단의 수단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단의 수단은 폭력패거리 해체를 위한 법령 제정이나 해체를 위한 기관 상호간 협력체계 구축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 가정과 사회도 나름대로 주어진 역할을 인식하고 실행해야 한다. 또한 언론에서는 피해자인 청소년을 보호하는 논의로 가득하지만 학교폭력 차단을 위해서는 가해자의 선도방안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청소년 폭력패거리도 두 개 영역이 있다. 하나는 학교 내에 구축된 폭력패거리이고 또 하나는 자퇴 학생을 중심으로 한 학교 외 폭력패거리다. 통상 학교 내 폭력패거리와 학교 외 폭력패거리가 연계된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교육기관인 학교나 교육청만으로 청소년 폭력을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경찰행정과 자치행정, 교육행정이 합동으로 대응하여 폭력패거리 해체와 선도전략이 체계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무술년 새해는 청소년 폭력패거리가 없는 안전한 학교, 행복한 가정, 따뜻한 사회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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