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보전자

 

 

 

 

만보전자 최병만 대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조선족 기업인의 남다른 투혼

“남이 하는 걸 하는 건 보통!, 남이 못 하는 걸 하는 것이 능력!”

 

흔히 말하기를 큰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배짱이 두둑해야 한다고 한다. 그 배짱을 만들어 내는 것은 목표에 대한 각오이다. 한 번 세운 목표는 길을 개척하고, 의지력을 안겨 준다. 기둥이 약하면 집이 흔들리는 것처럼 목표가 약하면 인생이 흔들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번 세운 목표를 이루는 것이 생각처럼 안 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그러나 무일푼에서 자신이 세운 목표를 뜻대로 달성한 인물이 있어 찾아보았다. 그의 인생역전을 듣는 내내 두둑한 배짱에 입을 크게 벌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일푼에서 투혼을 불사른 만보전자의 최병만 대표를 만나 일문일답의 시간을 가져 보았다.

 

1. 고향은 어디인가?

길림이다.

 

2. 길림에서 연태로 온 계기는 무엇인가?

한국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신학을 공부한 이후 목회를 하기 위해 전도활동을 했다. 연태에는 2007년 목회를 하기 위해서 왔다. 개척교회로 50명에서 70명까지의 성도들을 모았다.

3. 목회자가 어떻게 사업가가 되었나?

목회를 하던 2007년 내 마음에 변화가 찾아 왔다. 생각의 전환이라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당시 애가 6살이었는데 집도 차도 없는 인생이 불안하게 느껴졌다. 성도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그토록 열심히 뛰어 다녔건만, 집도 차도 없는 가장이었던 현실에 회의감이 들었다. 일단 돈을 벌어서 집과 차를 산 후 다시 목회를 시작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딱 3년 동안만 돈을 벌어서 집과 차를 사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4. 3년 만에 목표를 이루었나?

1년 만에 목표를 이루었다. 돈을 벌기 위해 처음에는 한국으로 들어갔다. 목표가 뚜렷하니 아무리 힘든 일을 해도 어려운 줄을 몰랐다. 식당, 세차장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면서 돈을 벌었다. 그런데 중국에 두고 온 아이 때문에 고민을 하던 중 중국으로 들어오라는 제안 하나를 받았다. 아는 중국 사람이 자기가 월급을 줄 테니 중국에 와서 일을 하라고 하는 거였다.

10년 전 인민폐 8000원을 받고 그 사람 밑에 들어가 일을 하기로 했다. 그 사람은 조경을 하는 사람이었는데, 나더러 운전면허부터 따서 영업을 하라고 했다. 나는 한 달 만에 면허를 따서 조경에 관한 일을 시작했다. 나무를 심고, 나무를 가꾸는 등, 나무에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 적성에 맞았다. 그래서 신나게 일을 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월급을 안 주더라.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 월급을 못 주겠다고 했다. 월급은 못 받았지만, 조경에 관한 일을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다니다가 LG회사와 거래를 하게 되었다. 그 바람에 내가 조경회사를 차리게 되었고, 이노텍과도 거래를 하면서 해마다 50만 위웬화 씩을 벌었다. 그러니 1년 만에 집과 차를 사게 되더라.

 

 

5. 조경에 관한 경험도 없이 어떻게 회사를 운영했나?

길이란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無에서 有를 창조한다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 남들이 다 하는 걸 하는 건 보통이다. 남들이 못 하는 걸 하는 것이 성공이다. 나는 자본도 없었고, 빽도 경험도 없었다. 더구나 나무 이름도 몰랐고, 도면을 그리는 법도 몰랐다. 하지만 방법을 찾으면 되는 거였다. 길을 가다가도 전지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발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그리고 돈을 더 줄 테니 우리 회사에 와서 일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결정은 내가 내리는 거지만, 정보와 조언은 전문가들에게 듣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전문가들을 주변에 많이 두었다. 방법을 배우니 일은 간단해 지더라.

6. 조경을 하다가 전자 쪽으로 업종을 바꾸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조경은 내가 공사를 해야지만 돈을 벌지 않나. 그리고 그냥 생활을 유지할 정도일 뿐, 큰돈은 못 벌었다. 그래서 2009년부터 다른 업종을 물색하다 보니 판넬 공사, 방수 공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 일 또한 경험과 정보뿐 아니라 기술이 없다 보니 아는 사람들을 찾아 다녔다. 담배 한 보루를 사가지고 다니면서 정보를 얻고, 기술자를 데리고 와 공사를 진행했다. 판넬 같은 경우는 판넬 공장을 가면 모든 정보다 다 있었다.

7. 거의가 맨땅에 헤딩을 하다시피 했는데 두려움은 없었나?

나는 일단 거래를 성사 시킨 다음에 기술자를 찾았다. 기술은 사 오던가, 끌어 오면 되고, 모르는 방법은 찾으면 된다. 남이 안 된다고 나도 안 되는 건가? 세상에 안 되는 게 어디있겠는가? 나는 거품을 뺀 정당한 가격으로 거래를 하고, 제대로 된 기술자를 영입해 제 몫을 주고 공사를 진행했다. 떳떳한 소신이 있었기 때문에 두려움 같은 건 없었다. 단지, 발로 뛰어 다니는 열정과 자신감과 뻔뻔함이 필요했다. 목표가 있고, 꿈이 있는 자는 창피할 것도 없고, 그 무엇도 두려울 것이 없는 것이다.

8. 아무런 기술력을 갖지 않고도, 계약을 성사 시켰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 에피소드도 많은 거 같은데 유명한 에피소드를 전한다면?

 

한 번은 대양전자에서 판넬 공사를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되었다. 나는 무작정 대양전자를 찾아갔다. 그러나 유명한 기업의 벽을 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담당자와 약속도 안 하고 찾아 왔냐면서 경비실에서는 나를 쫓아냈다. 3일 후 다시 찾아갔고, 또 쫓겨났다. 그러나 가만히 있자니 답답해서 다시 찾아갔다. 그 날은 마침 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었다. 경비들이 눈을 쓰느라 정신이 없는 틈을 타고 나는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조선족처럼 보이는 직원을 불러 펜넬 공사 담당자를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물었더니 2층으로 가서 아무개를 찾으라고 하더라. 아무개를 찾아 명함을 놓고 왔더니 수일 후 견적서 가지고 오라는 연락이 왔다. 그렇게 나는 대양전자의 판넬공사를 맡게 되었다. 이노텍 일도 그렇게 땄다. 이노텍도 오라고 해서 갔더니 회사 간부가 저런 사람을 왜 들여 보낸 거냐면서 경비실에 전화를 해서 난리를 치더라. 그런 일들이 한 두 건이 아니었다. 꿈이 있는 자는 창피를 모른다. 왜냐면 창피와 수모는 꿈을 이루는 길에 놓인 마땅히 넘어서야할 장벽이기 때문이다.

9. 정말 대단한 의지력이다. 다행이 지금은 연태에서 5% 이내에 꼽히는 조선족 사업가가 되었다. 노하우는 무엇인가?

나는 돈을 벌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10년 동안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무려 16가지의 일을 했다. 꽃집, 식당 등. 돈을 벌 때는 어떻게든 벌겠다는 생각만 있었다. 돈을 많이 벌어 놓고 베풀어도 베풀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악착같이 공사를 따내다 보니까 일이 계속 확장이 되었고, 매출도 늘었다. 주변에서는 하나님이 도왔다고도 하는데, 사실 얼굴이 두껍고, 비위가 좋고, 열정이 뜨거워야 한다. 그러면 못 이룰 것이 없다. 꿈이 있는 사람은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 나는 창피를 모른다. 성공을 위해서는 욕심도 있어야 하고, 야심도 있어야 한다. 나는 기술도, 빽도, 자본도 없었지만, 배짱하나 가지고 살아남았다.

10. 지금 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지금은 핸드폰 부품 사업을 하고 있다. 남들이 버린 것을 가져다가 재생을 한다. 인쇄도 하고, 방청이라고 도금도 한다.

11.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이제 직원들에게 맡겨 놓고, 나는 좀 쉬고 싶다. 이제 내 꿈은 오래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오래 살아서 인류가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보고 싶다. 오래 살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니겠는가. 그래서 요즘은 여유를 갖고 쉬엄쉬엄 가려고 한다. 요즘은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다. 이제 사업으로 인해 너무 속을 썩이고 싶지가 않다.

12. 직원은 몇 명이며, 회사 분위기는 어떠한가?

직원은 60명 정도 된다. 많을 때는 100명도 됐다. 이제 우리 회사에도 경비가 있고, 각 부처에 담당자들도 있다. 일주일에 회사를 한 번만 나와도 회사가 굴러 갈 만큼 직원들이 제 회사처럼 일을 잘 해 준다.

13. 요즘 젊은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는?

요즘 젊은 사람들보면 고생의 대가를 치르려고 하지 않는다. 자기가 대가를 치르지 않고, 부모님 번 돈이나 하늘에서 거저 떨어지는 것을 바라는데, 착각이다. 그리고 안 되면 부모님이나 남을 원망한다. 그러나 어떤 일이 있어도 다 자기 탓이다. 내가 변화하면 다 변하는 것이다.

14. 요즘 사드 문제로 힘든 한인들이 많다. 한인 기업에 남기고 싶은 말은?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있다. 세상이 어둡다 말고 자기의 눈을 씻어라. 나는 안 되는 것을 찾아서 만들어 이루었던 내가 너무 좋다. 그렇게 돈을 벌어서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여행도 시켜 드리고, 자식들에게도 당당한 아빠가 될 수 있었다. 직원들에게도 안락함에 안주하지 말라고 한다. 홍수가 나면 다 떠내려가지만, 살아 있는 건 거슬러 올라간다. 어려울 때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라 여기고 힘을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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