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연태 삼신전공 김정호 대표 -

중진국의 딜레마, 무엇보다도 기술의 고급화가 중요

- 중국 연태 삼신전공 김정호 대표 -

 

중국 연태 지역은 한중 엔지니어링 업계의 각축장이다. 숱한 기업들이 이곳 연태에 터전을 잡고 전자기기 생산에 있어 서로 건곤일척의 명승부를 벌이고 있다. 그 가운데 김정호 대표가 이끄는 삼신전공의 선전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삼신전공은 조명전원장치를 만들어 일본, 캐나다, 한국 등지로 수출하는 기업으로, 그동안 단순히 생산만을 전담하는 OEM 위주의 제조 공정이 아닌 기획과 디자인을 자체적으로 개발, 이를 고객에게 제안/컨설팅하는 과정을 통해 부가적으로 고객의 니즈에 꼭 맞으면서도 퀼리티 높은 제품 생산에 주력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아닌 진정 가치 있는 제품을

이러한 삼신전공의 주력 품목에 대해 기자가 묻자 일반적인 조명전원장치보다는 좀 더 고급 기능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김정호 대표는 강조했다. 가령 삼신전공의 조명전원장치는 주로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인 넥서스를 비롯,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고급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 벤츠에도 들어갈 정도. 그만큼 저가형 보급품과는 차원이 다르다.

 

삼신전공이 이곳 중국 연태에 들어온 지는 햇수로 꼬박 12년차. 그동안 생산만 하는 저렴한 보급형 OEM이 아닌, ODM, 즉 삼신전공 특유의 기획과 디자인, 기술력 삼박자를 갖춘 고급 라인을 선보여 시장에 많은 호평을 얻었다. “한국에 연구개발팀이 있습니다.” 연구개발팀이 기획과 디자인을 맡아 제시하면, 생산은 중국 연태에서 한다는 것이 김정호 대표의 말이다. 맞춤형 고급 아이템 생산을 강조한 삼신전공의 전략이 적중했고, 이를 통해 삼신전공은 매해 우리 돈으로 40억, 중국 돈으로는 약 3천만 위안 정도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고급화, 비용 대비 고부가가치를 꾀하려 지금껏 혁신해 왔기에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는 것이 삼신전공 김정호 대표의 생각이다. 그만큼 제품의 수준을 높이는데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고. 그렇게 함으로써 소비자가 기꺼이 높은 값을 지불하고 제품을 구입하여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강화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저가 제품이 따라할 수 없는 안정성과 밸런스 강화에 무엇보다도 품을 많이 들였습니다.” 가령 저가 보급형 부품을 사용한 자동차는 일견 외관상으로도 아주 멀쩡하고 가격 역시 상당히 합리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숱한 소비자의 선택은 다름 아닌 값비싼 고급형 차량으로 몰린다. 여유가 된다면, 좀 더 비싼 값을 지불하고서라도 기꺼이 고급차를 향유하려 한다.

 

이러한 소비자의 행태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에 관해 삼신전공 김정호 대표는 소비자는 누구보다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좀 더 많은 비용을 들여 고급차를 사려는 소비자의 수요는 단순히 그 브랜드 가치나 이미지, 디자인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물론 영향이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사용하는 부품이 다르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말했다. “타보면 압니다. 저가 보급형 차량과 고급차는 진동부터 주행 시 차량의 안정성 등이 확연히 다릅니다. 바로 부품과 기술의 차이인 것이죠.”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에 발맞춰 삼신전공은 꾸준히 제품의 역량을 강화하는 연구개발에 투자해 왔다.

 

바로 이것이 아니었다면 삼신전공도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벌써 짐을 싸서 나갔으리라는 것, 그만큼 제품의 품질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 분야의 투자는 기업에게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김정호 대표는 입을 모았다. “보급형 제품을 생산하던 기업들은 진즉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베트남 등지로 많이들 나갔죠.” 김 대표의 생각은 명료하다.

 

중국의 산업은 점점 발전하고 있고 따라서 인력의 값은 앞으로 더욱 귀해질 전망이다. 즉 단순히 하청을 받아 생산하는 OEM 방식으로는 더 이상 치솟는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으리라는 것이다. 게다가 날로 발전하는 중국 현지 업체와의 경쟁 역시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기에, 연태 지역에 머무는 한국 기업의 수는 앞으로도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김정호 대표는 진단했다.

 

중국, 세계의 공장을 넘어 세계를 선도하다

한국 기업, 그동안 참으로 어려웠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근래 양국 정상 회담에서 종래 한중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해 왔던 ‘사드 문제’의 결정적인 해빙 국면이 조성되었다는 것일까. 그러나 사드 문제로 말미암은 중국 당국의 철퇴가 우리 기업들에게 남긴 생채기는 참으로 많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국내 굴지의 유통 대기업 롯데의 중국 철수 사건이다.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롯데마트 등에 대해 중국 당국이 들이댄 깐깐한 절차와 규제, 나아가 그동안 한국 드라마 등을 통해 한국에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었던 중국 인민 대중들이 사드 문제 때문에 결정적으로 반한으로 돌아서게 되면서 중국 내 한국 상품의 인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 결과적으로 국내 최정상의 유통 대기업 롯데는 중국 시장이 지닌 무궁무진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영위하기에 리스크가 매우 크다는 점을 들어 철수했다.

대기업이 이렇게 맥을 추지 못하는 상황, 일선에 나가 있는 중소기업들은 더욱 힘들다는 것이 삼신전공 김정호 대표의 의견이다. 그만큼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지원도 많지만 장차 미래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비용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중국 시장 진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연태 지역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것이 삼신전공 김정호 대표의 의견이다. 광활한 영토, 그렇기에 더욱 지역 별 임금 격차도 크다는 중국. 상해와 같은 대도시 등지에 몰려 있던 외국 기업도 이제 점점 내륙으로 진출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최저임금제 적용 퍼센트나 통상적인 임금 수준을 고려했을 때 종래 각광받아왔던 해안 도시 지역보다 내륙 지역의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연태 지역 역시 이러한 내륙 진출 트렌드의 한 축으로서 엘지전자를 비롯, 국내의 많은 첨단 산업의 역군들이 나와 있다.

 

무엇보다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 바로 사업. 특히 전자기기 산업 분야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전략적인 투자와 전폭적인 지원 정책도 무시할 수 없다고 김정호 대표는 부연했다. 그 결과 한국의 반도체와 LED, LCD 등등 숱한 첨단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속속들이 풍운의 꿈을 안고 중국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형국이며, 국내의 많은 인재들 역시 중국 당국의 공격적인 투자와 스카우트에 매료되어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이미 중국의 기술수준은 세계적이다. 삼신전공 김 대표의 말에 따르면, 제일은 아니지만 ‘보급화 된’ 제품을 생산하는데 있어 중국과 한국의 차이는 거의 없다시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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