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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회공헌 시스템을 갖추자
  • 허정회 칼럼니스트
  • 승인 2017.11.2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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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올림픽공원 평화의문 광장에서 열렸던 한 의미 있는 모임에 참석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전국 80개 지역아동센터에 승합차를 전달하는 행사였다. 식순 중 부산 소재 지역아동센터장 감사인사가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우리 센터는 2005년 부산 어느 산동네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개설 6년차 되던 2011년 5년 된 중고승합차를 지원받아 잘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여기저기 고장이 잦아 힘들었습니다. 올 초 한수원 차량지원사업 신청서를 낸 이후 지난 몇 달 동안 아이들과 함께 매일 기도했습니다. 그 기도가 통했는지 오늘 센터 운영 13년 만에 새 차를 받게 되었습니다. 지원 대상 센터로 선정 되던 날 우리 아이들의 환호성은 하늘을 찌를 것 같았습니다. 새 차로 아이들과 즐거운 추억, 행복한 시간을 보내겠습니다. 차량을 지원해주신 한수원에 감사드립니다.”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에서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이 건전하게 커가도록 지원하는 복지시설로 전국에 약 4000여 개 있다. 한수원은 2012년부터 이번까지 승합차 325대와 173개소에 대한 공부방 시설 개선사업을 지원했다. 금액으로는 152억 원에 상당하는 지원규모다. 한수원 지역아동센터 차량지원 사업은 아동복지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진정성으로 꾸준히 추진한 모범적인 기업 사회공헌활동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 귀에 익숙하게 된 지 얼마 안 된 기업의 사회공헌이 최근 점차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윤 추구가 최대 목표인 기업에게 사회공헌을 기대한다는 건 연목구어(緣木求魚)로 들렸다. 이러던 사회공헌이 근래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기업경영의 한 축을 이루는 대세가 되었다. 정부와 민간 사회복지단체를 중심으로 발전해오던 우리 사회복지에 기업이 합세함으로써 복지선진국의 틀을 갖춰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주로 대기업 중심으로 사회공헌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 중요성을 잘 모르는 기업도 많다. 또 하고는 싶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해도 한두 번 일과성(一過性)에 그치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사회복지시설 기부, 장학금 수여, 취약계층 돕기와 같은 단순 시혜 또는 전시 위주로 사회공헌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사회공헌을 하는 기업은 서울이나 대도시에 본사가 있고 지방 중소도시에 사업장이 있는 곳이 많다. 이들은 사업장이 있는 지역 복지수요에 맞춰 사회공헌을 하고 싶은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뒷짐 쥐고 있다.

기업 사회공헌을 하려면 그 내용이 기업의 경영철학과 맞아야 하고 명확한 목표와 비전이 있어야 한다. 웬만한 대기업이 아니면 사회공헌 전담팀을 운영하기 쉽지 않다. 또 그러한 부서가 있다 하더라도 지역사회 실정에 밝아 그 지역에서 꼭 필요한 사회복지 수요를 정확하게 도출해 내기 어렵다. 따라서 지역사회문제 전문가들이 프로젝트를 개발하여 이를 기업 등 민간자원과 연계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에 민간복지를 대표하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앞장서고 있다. 이른바 ‘사회공헌 플랫폼’ 구축사업이다. 지역사회 문제를 체계적으로 도출하고 이를 민간자원과 연계하여 실질적으로 문제 해결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실행하는 혁신적인 모델이다. 사회공헌에 뜻을 둔 기업은 플랫폼에 탑재된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자기 회사의 역량과 자원을 동원하여 최선의 사회적 성과(social impact)를 거둘 수 있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사업개발과 실행계획에 대한 부담 없이 지역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적이고 지속가능한 사회공헌을 할 수 있게 된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 플랫폼’이 기업사회공헌의 새로운 모델이 돼 ‘복지 대한민국’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

허정회 칼럼니스트  hihuh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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