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의 새해가 밝은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봄과 여름이 지나고 늦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달수로는 3달이 채 남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올해 우리나라는 대내외적으로 굵직한 사안이 꽤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인 대통령 탄핵, 그로 인한 조기 대선, 사드배치 문제로 촉발된 한·중 외교갈등, 그리고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안보위기 등이 아닌가 한다.

앞으로 펼쳐질 중요한 이슈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북핵위기 문제와 함께 내년 2월 개최될 평창 동계올림픽, 그리고 6월 13일에 치러질 제7회 동시지방선거와 헌법개정 ‘국민투표’가 될 것이다.

이 글에서는 본인이 일하고 있는 곳이 선거관리위원회인 만큼 선거, 공직선거에 관하여 얘기를 조금 해보고자 한다.

현대사회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욕구와 갈등을 내재하고 있고, 이런 것들을 ‘조정·조절·분출·통제·실현’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수많은 법과 제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 중 정치적인 욕구와 갈등을 조절, 분출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이며, 합리적인 제도는 ‘민주주의 선거제도’라고 본인은 감히 단언한다.

이러한 선거제도는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하며, 국민들의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선거제도는 다른 어떤 나라의 선거제도 보다도 발전된 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신뢰할 만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그리하여 다른 많은 국가에서 우리나라 선거제도를 배우기 위해 찾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제도가 우수하다고 민주주의가 곧 발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선거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를 기반으로 건전한 사고를 가진 국민들의 적극적인 정치참여와 관심이 더해져야 한다.

물론 우리나라 건국 초기 및 군사정권 시절을 지나면서 과거 정부에서 수많은 부정선거를 자행하고, 방조하는 등의 행위로 국민들에 신뢰를 못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그에 대한 반성으로 1963년 헌법상 독립적인 지위를 가진 선거관리위원회가 창설되었고, 이후 각종 부정행위를 단속하고 예방하면서 공정한 선거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공명 정대한 ‘선거제도’의 뿌리를 우리사회에 착실히 안착시켜 왔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지난 제18대 대선을 전후로 우리나라 선거제도와 선거관리위원회의 투·개표 과정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었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은 대부분 근거없는 의혹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중앙선관위의 해명을 통해 문제가 없음을 상세히 밝힌 바 있다.

더구나 제19대 대선에서는 국민들의 불안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시민의 눈’이라는 시민단체의 투·개표 참관을 허용함으로서 모든 선거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늘 해왔던대로’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치루어 냄으로서 그간의 의혹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증명하였다. 이만하면 우리나라의 선거시스템을 믿어봐도 되지 않을까?

물론 언제나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의심과 이의제기, 그리과 관심은 꼭 필요하다고 보지만, ‘선거제도’ 자체를 부정하고 이에 따른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행위는 우리사회의 조화와 안정을 위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즉, ‘선거제도’의 부정과 편협한 의심은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것이며, 사회갈등과 분열을 심화·조장하게 되고 결국 그 사회는 통합된 가치를 가지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진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선거제도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선거결과에 단순히 승복함에 더나아가, 자신과 이념이 다른 상대방을 포용하고 인정하는 국민통합의 수단과 가치로서 선거를 ‘승화’시키는 것이다.

현재 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선진국들은 자신들의 선거제도에 대한 확고한 믿음 아래 국민들을 통합하고 나아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 선거제도 자체에 대한 구태한 의심과 의혹에서 그만 벗어나 선거를 단순히 정치적인 승패를 따지는 수단에만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내년 제7회 동시지방선거와 헌법개정 국민투표가 있다. 장차 우리나라 지방자치를 이끌 지도자를 선택하고, 대한민국 미래의 청사진을 선택해야 하는 중요한 선거다. 이는 본인이 일일이 글로써 설명하지 않아도 유권자 개개인들이 그 중요성을 잘 알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선거제도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모든 국민들이 민주시민으로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선거권을 꼭 행사하여 내년 지방선거와 국민투표에서 유권자로서 올바른 역할을 다해주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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