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중독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삶의 가치나 행복이 타인에 의해 심하게 흔들린다. 또한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거나 충동적으로 자학적인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은 일반적인 술, 담배, 마약 등과 같은 물질중독이나 게임, 성 등과 같은 행위중독이 아닌 사람과의 관계에 집착하고 중독되는 것이다. 학자들은 관계중독을 “사람 및 관계 또는 관계의 감정에 집착하는 상태가 되어, 자신이 이 일을 도저히 조절하거나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즉, 자신, 타인, 관계 모두에게 해가 되는데도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행동과 상태를 통제 불능으로 중단할 수 없이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라 정의 하였다.

<좋은 것도 중독이 될 수 있다>의 저자 그랜드 마틴박사는 관계 중독의 기초가 되는 것은 미완성, 공허, 절망, 상처에 대한 느낌이며 이들은 공통적으로 몰입, 의식화, 강박적, 절망의 사이클을 보인다고 말한다.

 

타인과의 관계를 하나의 대상, 물건처럼 이용하려는 집착이 관계 중독으로 이어진다

타인과의 관계는 언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그것은 인생 최초 관계라고 할 수 있는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 적절한 돌봄이 이루어지고 양육자가 아기의 욕구에 잘 반응해준다면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못하면 불안감을 느끼고 결국 이후에 관계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어릴 때 아기는 양육자를 처음에는 사람이기 보다는 욕구를 채워주는 대상으로 인식한다. 그것이 충족되지 못할 경우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사람을 하나의 대상, 물건처럼 이용하며 집착하게 된다. ‘성인아이’로 내면에 자라지 못한 아이는 그대로 있고 겉모습만 성인이 된다.

관계 중독은 의존성을 가지고 있다. 삶의 가치나 행복이 타인에 의해 심하게 흔들리며 충동적인 행동과 자학적인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우울증이나 불안증에 시달리며 타인을 괴롭히기도 한다. 극단적인 경우 타인에게 집착하여 소유하려 하고 내 것이라 생각, 동반자살을 하는 경우도 가끔은 발생한다. 의존성은 어릴 적 부모의 과잉보호로 인해 스스로가 자신을 돌볼 능력이 없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경험한다.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하며 타인에게 기생해서 살아가야 하는 의존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 댓글에 집착하며 타인에게 내가 어떻게 비칠까 중요해진 현대사회

요즘 카.페.인(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중독이라는 신조어가 있을 정도로 SNS를 대부분 이용하며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관계중심인 동양인에게 있어 습관적으로 타인과 소통하려고 하는 현대사회의 풍토가 어쩌면 당연한 것 일수도 있다. 문제는 타인에게 내가 어떻게 비칠까. ‘나’가 없는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는 것이다. 심리학자 존 브래드쇼 (John Bradshaw)는 ‘신경증적인 수치심’이 사람들 관계에서 중독의 원인이라 말하며 이는 자신이 열등하고 불안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내면의 불만족스러움을 보상하려고 ‘나’를 잃어버린 체 중독에 몰두하는 것이라고 한다. 사이버 상의 타인의 삶과 비교하거나 혹은 자신의 댓글에 ‘좋아요’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집착하게 된다. 현실을 도피하며 SNS에서 타인과 맺는 피상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현실적인 상황에서도 진실 된 감정은 없고 기분만 있는 상태에서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면 관계 중독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2004년에 출간된 <사랑이라는 이름의 중독>의 저자는 “인간적인 사랑이 우리를 만족시켜 주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를 좀 더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관계에 너무 큰 기대를 거는 것은 위험하다. 관계에서는 절대로 자신을 발견할 수 없다. 자신은 자기 속에서만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눈에서 자신의 영혼을 찾으려 하지 마라” 고 말한다. 나를 돌아보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며 단지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보다는 진실 되고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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