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호의 행복편지’를 통해 소개한 바 있는THE STORY OF ANOTHER WOMAN(또 다른 한 여자 이야기)이라는 미국인의 글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행복편지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전합니다.

얼마 전 나는 처의 권유에 따라 처가 아닌 다른 여자 한 사람을 만나러 갔다. 어느 날 처는 정말 뜻밖에도 나에게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잖아, 인생은 짧아요, 당신은 그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해요." 라고 말하기에 "아니 여보, 난 당신을 사랑해" 라고 했지만, 아내는 "알아요, 그렇지만 당신은 그녀도 사랑하잖아요." 라고 말했다.

아내가 나보고 만나보라고 한 다른 여인은 나의 어머니였다. 엄마는 미망인이 된지가 지금 몇 년째 되었는데 나는 일과 애들 때문에 엄마를 자주 뵙지 못했다. 그날 밤 나는 엄마에게 전화 걸어 같이 영화도 보고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고 하였다. 엄마는 "무슨 일 생겼어? 뭐 잘못 된 거라도 있어?" 라고 물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어머니 세대는 저녁 7시가 지나서 걸려오는 전화는 나쁜 소식일 뿐이라고 믿는 세대였다. "난 엄마와 단 둘이서 저녁 먹고 영화 보고 싶어서 그래요. 엄마 생각은 어때요?" 그랬더니 잠시 후 엄마도 덤덤하게 "나도 그러고 싶어" 라고 했다.

다음날 저녁 일이 끝나고 나는 엄마를 태우러 차를 몰고 갔다. 금요일 밤이었고, 나는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한 기분에 휩싸였는데 바로 첫 데이트를 하기 전에 갖는 가슴 두근거림 같은 것이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 엄마도 흥분해서 신경이 쓰이는 모습이었다. 엄마는 집밖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근사한 옛 코트를 입고 머리도 다듬었으며 옷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두 분의 마지막 결혼기념일에 입었던 것이었다. 엄마의 얼굴은 환한 미소로 활짝 피어났다.

엄마는 차에 오르면서 "친구들에게 오늘밤 아들과 데이트하러 간다고 했더니 모두들 자기들 일 인양 들떴지" 라고 이야기했다. 엄마와 같이 간 식당은 최고로 멋진 곳은 아니었으나 식당 종업원들은 아주 친절했다. 내 팔에 팔짱을 낀 엄마는 대통령부인같이 보였다. 우리는 자리에 앉았고, 엄마는 나에게 "내 눈이 옛날 같지가 않아서 그러니 네가 메뉴를 읽어 주렴” 이라고 하였다. 메뉴를 반쯤 보다가 눈을 들어 보니 엄마는 향수에 젖은 미소를 띠고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네가 어렸을 때는 내가 너에게 메뉴를 읽어 주었어." 라고 하기에 "엄마, 그럼, 오늘은 내가 그렇게 하게 해 줘요" 라고 했다.

우린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는데, 특별한 내용보다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일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다 보니 곧 대화의 밑천이 바닥이 났는데 엄마는 “다음에도 너와 데이트 할 거야, 단 다음 번 비용은 내가 낸다는 조건부야" 라고 말했다.

내가 엄마를 집에 모셔다 주었을 때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정말로 마음이 시려왔다. 나는 엄마를 안고 키스해 주면서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말했다.

집으로 돌아 와 나는 아내에게 “멋진 만남이었어, 그렇게 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욱 좋았어." 라고 말했다.

며칠 후 사랑하는 엄마는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어찌해 볼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 엄마와 내가 지난번에 갔던 식당에서 편지가 왔다.

The letter read: 난 우리가 다음번에 데이트를 할 수 없을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해. 그래서 너와 네 처 둘이서 나와 네가 함께 즐겼던 것처럼 같이 즐기렴. 너희들의 식사비용은 내가 전액 지불했다. 그리고 너와 내가 만났던 그 밤의 일들이 나에겐 얼마나 뜻깊은 일이었는지를 네가 알아주면 좋겠다! 사랑해, 엄마가...

그 순간에 나는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하고, 그와 함께 하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 우리들은 그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을 우리의 삶에 함께 할지 모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이 중요한 이야기를 꼭 전해 주세요. 시간은 결코 우리에게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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