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원(錦園;1817~未詳)은 원주(原州)사람으로 조선 헌종 때의 여류 시인이었다. 시랑(侍郞) 김덕희(金德熙)의 소실(少室)이었다. 시문에 특히 능하였고, 저서에 ‘호동서락기(湖東西洛記)’ 문집(文集)이 있다.

어려서부터 고금의 문장과 시를 가까이하여 스스로 시를 지었으며 경사(經史)에도 능통하였다. 순조(純祖) 30년(1830) 남장(男裝)을 하고 고향을 떠나 서울에 올라와 김덕희의 소실이 되었다. 1845년 남편과 같이 관서지방(關西地方)을 유람한 후 서울로 돌아와서는 운초(雲楚)·경산(瓊山)·죽서(竹西) 등의 여류시인과 교류하고 시를 읊으며 여생을 보냈다. 저서로는 ≪호동서락기≫외에도 ≪용산삼호정(龍山三湖亭≫, ≪망한양(望漢陽≫ 그리고 ≪강사(江舍)≫ 등 불마(不磨)의 시를 남기고 있다.

 

海 棠 花 해 당 화

百 花 春 已 晩 백 화 춘 이 만

只 有 海 棠 紅 지 유 해 당 홍

海 棠 若 又 盡 해 당 약 우 진

春 事 空 復 空 춘 사 공 부 공

『모든 꽃들은 봄이 이미 늦었는데

오직 해당화만이 붉게 남았네

해당화마저도 다 지고 나면

봄의 일이란 모두 허사일세!』

 

해당화(sweetbriers)는 장미과, 해안의 모래밭에 군생하는 낙엽관목이다. 높이 약 1.5m, 관상용으로 뜰에도 심는다. 가지에 가시가 밀생(密生)하며, 잎은 겹잎(雙葉)으로 5~9장의 작은 잎이 있다.

5~7월에 지름 약 6㎝의 홍자색(紅紫色), 또는 백색의 아름다운 꽃이 핀다. 열매는 구형(球形)이며, 9월경에 붉게 익는다. 꽃잎을 말려 약용으로 사용하고, 뿌리의 껍질은 염료로 쓴다. 주로 동북아시아에 분포한다.

여기에 소개한 그녀의 시 ‘해당화’는 5언 절구(五言絶句), 즉 오언 사구(四句)로 된 시를 말한다. 오언 율시(律詩)와 함께 근대적인 한시형(漢詩型)의 하나로, 당(唐)나라 때에 꽃을 피고 성행하였다. 절구(絶句)는 중국 고전시의 시체(詩體)의 하나이다. 4구로 구성되며 1구는 주로 5언과 7언 두 종류가 있다. 각 구(句)는 <기승전결(起·承·轉·結)>이라 하여 원칙적으로 우수구(偶數句)가 각운(脚韻)을 포함하나, 7언은 기구(起句)도 압운(押韻)한다. 당대(唐代)에 설립된 근대시체(近代詩體)의 하나이다.

기승전결은 기승전락(落), 기승전합(合) 이라고도 한다. 시문(詩文)을 짓는 격식이다. 시의 시작을 알리는 처음을 기(起:introduction)라 하고 처음의 뜻을 받아쓰는 것을 승(承:development)이라 하고, 중간에 뜻을 한 번 바꾸는 것을 전(轉:turn)이라 하고, 전편(全編)을 거두어서 끝을 맺는 것을 결(結:conclusion)이라 한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