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미래, 육아

 

겨우내 얼었던 대지에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땅 밑을 뚫고 일어서는 초목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 들판에 가득합니다.

농부는 창고에 보관했던 농기구를 수리하고 고이 숨겨두었던 씨앗 주머니를 열어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목동은 그동안 건초로 가득 쌓인 창고를 벗어나 대지를 덮어가는 녹음을 반겨 축사의 문을 열고 드넓은 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가벼이 합니다.

목동은 팔짝거리며 풀을 뜯는 양떼를 바라보며 언덕위에 자리 잡은 나무 그늘에 등을 기대고 더 없이 평온한 순간을 맞이합니다.

문득 연민의 정으로 사모하던 여인의 얼굴이 떠오르고, 둘과의 오붓한 미래를 그리며 환상에 젖어들고, 언젠가 다가올 둘만의 순간이 무척이나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목동의 행복한 꿈이 절정에 다다를 무렵,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산신령이 나타나 진실로 필요한 것이 있으면 소원을 들어 주겠다 하므로 망설일 것 없이 시간을 빨리 돌릴 수 있는 능력을 달라고 합니다.

목동은 산신령이 건네준 시간을 빨리 돌리는 기물로 몇 번을 돌려 보니 사랑하는 연인과의 짜릿한 데이트의 순간이 다가서고, 이왕이면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싶어 또 돌리다보니 황홀한 결혼에 성공하고, 드디어 사랑의 결과인 후세를 갖고 싶은 생각으로 돌리다보니 아이가 태어나니 모든 것이 마음먹은 대로 다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목동은 신이 나서 자신의 능력인 양 계속하여 잠간사이에 아이를 양육하며 가르치는데, 일류대학에 보내고 졸업시켜 대기업에 취업시키고 며느리를 맞이하다 보니 손주까지 보고 싶고, 내친김에 손주마저 잘 키우고 싶어 한없이 돌리다 보니 문득 턱밑에는 하얀 수염이 날리고 산발한 머리는 백발로 변하여 있습니다.

깜짝 놀라 이제는 시간을 반대로 돌리려 해도 꼼짝도 않고 후회하며 땅을 쳐도 되돌릴 길이 없어 몸부림을 치다가, 놀라 벌떡 일어나 보니 양떼는 한가로이 풀을 뜯고 그동안의 희로애락이 모두가 일장춘몽인 것입니다.

목동이 꿈꾸었던 세상은 기쁨에 젖어 돌리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그런대로 편하고 순탄한 것이었지만, 우리들 현실은 위 과정이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난의 연속인 것입니다.

요즈음 마을버스가 잠시 멈춰가는 정류장에는 가지각색의 유모차가 줄지어 서 있는데 정작 아이는 보이지도 않고, 유모차의 주인도 버스를 타고 마을 장터에 간 이후 보이지 않습니다.

이대로 조금만 더 방심하여 대책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에는 시골에 유모 차 뿐만 아니라 사람도 없고 버스도 다니지 않는 황량한 들판에 먼지바람만이 휘저어 날릴 수도 있습니다.

1953년도 국민총생산이 약 13억 달러이고 1인당 국민소득이 약 67달러로 맥아더 장군은 전쟁의 폐허를 둘러보면서, 이 나라가 정상적인 사회규모를 갖추려면 약 100여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로부터 63년이 지난 2016년도 12월말 기준 국민총생산액은 약 1조 4,044억 달러로 1081배의 성장을 했으며, 1인당 국민소득은 약 2만 7633달러로 413배의 초고속 성장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1953년도에 태어난 인구가 약 67만 명 정도로 이후 계속하여 증가 하다가 1969년도에는 100만 명을 초과한 후 점진적으로 줄어들어 2016년도에는 435,300명으로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경제주체인 국가와 대기업, 중소기업, 가계 등이 물질적인 풍요만을 목적으로 고도의 생산량 증가를 투자의 우선순위에 두고 숫자상의 부를 추구할 뿐 아니라, 실질적인 인간에 대한 삶의 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뒷전으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세계경제규모 10위의 대한민국이 지금이라도 여유자금의 상당부분을 후세를 위한 육아에 투입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민족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 눈앞에 닥쳐올지도 모릅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하여 우선은 대기업과 국가가 나서 과감한 투자를 통하여 청년들의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편안하게 결혼하여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넓혀주고 아이를 낳고서도 생계의 위협을 느끼지 않을 만큼의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일반 사업체에서도 소속원과 주변의 아이들을 마음 놓고 기를 수 있는 시설을 준비해 놓고 자신들이 돌아가면서 직접 이를 관리하면서 부수적인 업무에는 같은 지역 노령인구의 투입으로 허점을 보완하는 기발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

허례와 허식으로 인하여 터무니없이 고평가된 결혼비용과 육아 용품의 가격을 낮추고 교육비등을 포함한 육아비용을 최소화 하는 등 체면치레용 고가의 상품으로 대기업의 배를 채우는 대신 이를 과감하게 탈피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전국의 중. 고등학교를 각종 특성화 학교로 상당수 발전시켜 졸업하면서 곧바로 생산현장에 투입이 가능하도록 여건을 조성하다 보면 청소년이 어린 나이에도 자체소득이 발생하면 독립성이 고양되고, 사글세 정도만 부담할 능력이 되면 하루라도 빨리 결혼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을 해야 할 것입니다.

특성화 중. 고등학교 교육비용등은 국가와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이 미리 부담을 하여 숙련공으로 양성한 다음 이를 채용하여 본인 스스로 장기간에 걸쳐 갚아 나갈 수 있도록 한다면 청년실업의 문제가 쉽게 해결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공부하기 싫은 학생을 붙잡아 학교에 묶어두면 타성에 젖어 소극적인 의식과 패배주의만 길러주고 삶의 적극적인 참여의 길을 가로막아 순간만을 모면하여 세월을 보내는 엘리트실업으로 전락하기도 하고 이러한 현상이 깊어지면 결국에는 사회적인 병폐가 되어 인적자원의 끝없는 누수로 국가경제가 좀먹어 들어갈 것입니다.

자동차 정비업체의 사장님은 막상 사람을 구하려하면 구할 길이 없는데도 놀고 있는 청년들은 너무나도 많다고 하니 눈앞의 현실이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입니다.

요즈음은 미디어의 발달에 의하여 초등학교만 졸업해도 옛날 군주보다도 사고력이 오히려 뛰어나고, 중학과정만 습득하면 가장 기본적인 소양정도는 완성이 된 것으로 보아 청소년에게 최단기간에 걸친 특정 기술을 습득케 하여 집중력만 부추겨 준다면,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보다 오히려 창의적인 생산 활동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아무런 손색이 없을 것이고 폭발적인 생산력에 따르는 사회적인 활력이 샘물처럼 솟아날 것입니다.

고등학교와 대학 또는 대학원 졸업자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여 생산직과 관리직과 연구직의 출발점을 비슷하게 설정하고 추후 성과에 해당하는 차별적인 봉급체계를 마련하면 참으로 좋을 것입니다.

단지 최고의 전문적인 연구 분야 등에는 대학과 대학원등의 학제를 최대한 활용하되 너무 이를 차별화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초 부가가치가 있는 신기술의 개발자에게는 아낌없는 포상이 따라야 할 것입니다.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여 청년층과 노령 층의 생산라인을 이원화하여 가장 합리적인 노동생산성의 분담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과다한 노령연금의 지급은 지양하고 노령인구의 합리적인 활용이 선행 되어야 할 것입니다.

단지 서울에 있는 자식들의 육아를 시골에 있는 부모가 감당할 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젊은 층이 귀농 귀촌을 할 수 있도록 생산시설의 지방이전과 연고지 중심의 인사이동 등의 편의가 따라야 할 것이며. 도시와 농촌 간에 노령인력의 합리적인 교류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안조치가 필요할 것입니다.

건전한 농업회사 법인의 설립으로 고령의 농부가 힘들게 농지를 관리하여 타산이 맞지 않는 농업에 매달리는 현실로부터 해방을 시키고, 생산적인 인구로 개편하여 부족한 생산현장에 투입하는 노동시장의 새로운 운용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노동시장 개편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남의 자식일지라도 내 자식처럼 키워줄 수 있는 믿을만한 육아시설의 확충과 민족의 장래를 담보할 만한 건전한 육아시스템이 이루어진다면 급격한 인구의 감소로 인하여 국가산업력의 몰락에 따르는 민족의 미래에 대한 절망적인 상황만은 막아낼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여 집니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