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지휘자의 조련에 의한 정련된 사운드 아쉬워

상임지휘자의 부재가 공연 내내 뇌리를 맴돌았다.

지난 3월17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서울시향의 바그너의 반지; 관현악 모험 공연을 두고 하는 얘기다.

서울시향의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4부작 사이클 가운데 2014년 9월에 연주됐던 라인의 황금(Rheingold) 콘서트 버전과 2015년 5월에 서울시향이 무대에 올린 니벨룽의 반지 바그너 II '발퀴레‘를 인상깊게 봤던 기억에 비춰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을 70분 분량의 관현악 버전으로 연주한 서울시향의 바그너의 반지; 관현악 모험은 초반부와 중후반의 연주력이 응집력의 편차가 느껴질 만큼 상임지휘자의 지휘력의 부재가 아쉬웠던 무대가 아니었나 싶다.

 

이날 콘서트 시작도 다소 다운된 분위기에서 시작돼 10여분에 걸친 열광적 기립박수의 커튼콜로 반지 4부작 사이클의 서막을 올린 라인의 황금이나 발퀴레 전체를 통해 라이트모티브로 작용하는 금관악기의 강력한 위용과 소용돌이치는 반주음형이 더해져 마치 포효하는 듯한 오케스트라의 거대한 음향과 위풍당당 발퀴레의 함성의 잔향이 아직도 귀에 남아있는 듯한 서울시향의 바그너 시리즈 두번째 무대 ‘발퀴레’ 연주에 비해 열기가 고조되지 못했던 듯 싶다.

14곡으로 이뤄진 관현악 ‘반지’는 <라인의 황금>에서 네곡, <발퀴레>에서 두곡, <지크프리트>에서 세곡, 그리고 <신들의 황혼>에서 다섯곡을 담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네덜란드의 작곡가 헨크 데 블리거의 ‘반지’ 관현악 버전을 초연한 것으로도 알려진 에도 데 바르트의 지휘하의 서울시향 연주는 생각보단 초반엔 극적 연주감이 안느껴지며 만족감을 주질 못했다.

정교하고 섬세한 연주가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중후반부터로 마치 극에 몰입하는 것 같은 긴장감과 사운드가 완전히 살아나는 것이 중후반부로 치우쳐 단지 한번의 연주에 그치는 객원지휘자의 몫이 아닌, 상임지휘자의 정련된 조련된 사운드가 아쉬웠다.

서울시향의 연주는 올해들어 지난 1월에 있었던 엘리아후 인발과 하렐의 드보르자크 첼로협주곡, 수석객원지휘자를 맡은 마르쿠스 슈텐츠의 서울시향 데뷔무대, 2월에 사라스테의 베토벤교향곡 제4번, 대만계 신예 지휘자인 텅취 촹이 지휘봉을 잡은 자비네 마이어의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3월에 또 한명의 수석객원지휘자인 티에리 피셔의 트룰스 뫼르크와 쇼스타코비치의 연주등을 관심있게 지켜봤지만 수석객원지휘자들이 자신들의 색깔을 내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이번 서울시향의 바그너의 반지: 관현악 모험 연주에서 긍정적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 포인트라면 새롭게 시작하는 서울시향의 반지 여정에 다시 불을 지펴 차후에 있을 <지크프리트>나 <신들의 황혼> 연주에 대한 흥미를 돋궜다는 점. 전반부에 있었던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피아니스트 베조드 압두라이모브의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제3번도 서울시향 목관악기 연주들이 더 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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