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M-V에 의거 불안장애(anxiety disorder)중 '특정 공포증(specific phobia)'로 분류된다. '폐소공포 증후군(claustrophobia syndrome)'은 병적 불안이 원인이 되며 특정대상이나 상황에 국한되어 있다. 라틴어 'claustrum(좁은 곳, 밀폐된 곳)'을 의미하는 단어와 그리스어' phobos(공포증)'를 합친 개념이다. 좁고 막힌 공간에 갇혀 있는 것에 대한 지나치게 공포감을 느끼며 견디지 못한다. 다른 명칭으로는 ‘밀실공포(klaustorphobia)’ 혹은 ‘클라스트로포비아(claustrophobia)’라고도 부른다.

 

전혀 위험한 상황이 아니어도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
 
사람마다 느끼는 공포의 대상은 다르다. 좁은 공간 혹은 공간은 넓어도 창문이 없을 때, 사람이 많은 곳 등 답답하거나 두렵다고 느끼는 곳에서 발생한다. 주로 식은땀이 나며 호흡곤란 증상을 동반한다. 심할 경우 비명을 지르거나 발작을 일으키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을 호소하다가 기절하기도 한다. 공포를 느끼게 하는 공간을 회피하는 것으로 상황을 직면하지 않으려 한다. 특정 공포증은 불안의 원인과 대상에 따라 동물형, 자연환경 형, 혈액-주사-상해 형, 상황 형, 기타 형 등 다섯 가지의 하위유형으로 나뉜다. 보통 특정 동물을 두려워하는 동물형은 주로 아동기 때 나타난다. 장소에 따라 보여 지는 상황 형은 성인에게 더 많이 보여 지며 밀폐된 공간의 두려움은 여기에 속한다.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보여 지기도 하지만 대인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심리적 불안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반복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되거나 우울 감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보여 질 수 있다.

2016년에 개봉한 영화 ‘터널’은 밀폐된 공포에 대한 내용을 보여준다. 주인공 정수는 큰 계약 건과 딸의 생일을 앞두고 집으로 가던 중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갇히게 된다. 매몰된 체 구조를 기다리는 그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17일째 구조가 지연되면서 희망이 사라지자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한 신체적 증상과 극심한 공포를 경험한다. 결국 무사히 구조되지만 그 일로 터널을 지날 때 공포를 느낀다. 하지만 아내의 도움으로 조금씩 극복해가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두려움과 위협적인 공포는 한 번의 경험으로도 충분한 외상을 남길 수 있다.

 

현재 상담 중인 30대 남자는 어렸을 적 엘리베이터에 갇혔던 적이 있었다. 그 일로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을 두려워했고 부모님과 같이 타거나 계단으로 오르는 등 스스로 극복하려고 노력했었다고 한다. 사실 공포증을 극복하는 일은 쉽지 않다. 외상으로 남아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지금은 엘리베이터가 예전처럼 무섭지 않지만 가끔 엘리베이터에서 덜컹거리는 소리가 나면 긴장하거나 식은땀이 난다고 한다.

 

어렸을 때 부정적 경험이 무의식적 억압으로 두려움을 만들고 공포상황을 야기 시킨다.

과거 상처를 경험했던 것들이 무의식에 억압되어 있다가 변형되어 나타난다고 정신분석에서는 말한다. 그것이 특정상황이나 대상을 두려워하는 상태로 보여 지게 된다는 것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는 불안이 '억압(repression)' 방어기제를 통해 해결되어진다고 하였다. 억압은 의식에서 용납되기 어려운 위협적인 욕구, 생각, 욕망, 충동, 감정 등을 차단하여 무의식에 넣어버린다. 그렇지 못한다면 ‘전치(displacement)’를 사용함으로써 다른 외부대상 혹은 장소로 옮겨져 공포를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특정 환경과 연결되어져 생긴 두려움과 불안, 공포는 트라우마(trauma)가 된다. 그 장소에서 벗어나면 일시적으로 감정이 해소되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그대로 있는 것이다. 과거 이불 속, 장롱 등 밀폐된 공간에 갇혔던 기억이 있는 경우, 성인이 되어서도 비슷한 공간에서 그때의 기억과 느낌이 조건형성이 된다.

러시아 생리의학자 파블로프는 ‘고전적 조건화’실험에서 레몬즙이 공중에 퍼지는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 입에 침이 고인다고 했다. 그것은 과거 레몬을 먹었던 경험과 조건화가 되어서 반응하는 것이다. 즉, 밀폐에 대한 두려움은 과거에 경험했던 불쾌한 기억이 뇌리의 한쪽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패닉상태의 감정이 현재의 장소와 맞물려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되고 심해지면 공황장애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우리 옛 속담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말이 있다. 이들은 비슷하거나 같은 상황에 더 긴장하고 놀라게 된다.

 

공포상황에서 불안이 감소될 수 있도록 점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페소공포증의 유형은 크게 탈출이 불가능한 장소에서만 불안발작을 느끼는 경우와 탈출여부에 상관없이 불안발작을 일으키는 경우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 후자인 경우가 좀 더 심각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의 행동은 본능적인 부분도 있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겪게 되어 후천적으로 각인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기에 비슷한 상황이 되면 도망치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때의 감정을 또다시 느끼고 싶지 않아서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회피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는 없다. 어느 때든 비슷한 상황은 계속 생기며 공포상황을 직면하고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닫힌 공간에 대한 불안을 없앨 수 있도록 전문가의 치료를 받는 것을 권유한다. 평생을 같은 공포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타인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 가진 마음의 짐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를 믿을 줄 알아야 한다. - 크리스토프 앙드레”

<페소공포 증후군관련 영화는 클라우트로포비아:폐소공포증/2011. 패닉룸/2002,터널/2016,드라마는 시크릿가든/sbs, 2010, 부탁해요 엄마/ kbs, 2015, 책은 폐소공포증/안드레아 페리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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