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원했던
품었다
파르스름하게 익어가는 보리밭 가장자리
아담한 신접살림
까투리는 오랜 숨을 참았다
살쾡이 눈을 피해
허기진 배를 달래가며
산과 들을 누벼 오를 꺼병이를 떠올렸다
파릇파릇한 쑥 향기 묻혀 오고
맑은 하늘 우려낸 비 한 두 방울 물들였다
밤 설쳤을 지렁이
길 잃은 벌레도 물어왔다
써레질하는 무논에 땅강아지 헤엄치고
메뚜기 갉는 소리에
풀벌레 우는 으스름한 저녁이 찾아오면
장끼는 꿈꾸기 위해 눈을 감았다
가끔은 옹기종기 아이들의 보리이삭 굽는 냄새와
송화 가루 맴도는 산골 소식
알 품은 어미에게 전했다
건너 논에서 들려오는 개구리 울음소리
논두렁 피어나는 삐비꽃이며
토실토실 살 오른 싸랑부리 쓴 맛을 뒤로하고
도랑사이 방죽물이 안개처럼 물들어
어느새 알은 하늘을 닮아가고 있다
어린 시절
그 꿩알을 얼마나 간절히 원했던지
쪄 먹기 위해서
전진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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