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랭킷(Blanket)은 ‘담요’라는 뜻이다. ‘블랭킷 증후군(Blanket syndrome)’은 일반적으로 성장과정에서 겪게 되는 의존행동의 일환이다. 담요 혹은 인형처럼 자신에게 중요한 물건이 옆에 없으면 마음이 불안해지는 증세를 말한다. 찰스 슐츠의 만화 ‘피너츠(peanuts)’는 스누피와 그의 친구들 이야기로 유명한 작품이다. 만화 속 주인공 찰리 브라운의 친구 라이너스는 자신과 거의 비슷한 동생과 구별되기 위해 늘 담요를 안고 다닌다. 담요가 없으면 불안해하며 엄지손가락을 빠는 라이너스의 행동에서 이름 붙여 ‘라이너스 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어릴 때 느끼게 되는 물건애착, 애착대상과 떨어졌을 때 보여 지며 정상발달과정이다.

생후 6~12개월에는 아기들 누구든 엄마와 조금이라도 떨어지고 싶지 않으려 한다. 특정대상과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한 증상을 ‘분리불안’이라고 한다. 아이에게 거쳐 가는 발달과정이며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아동이 애착대상과 떨어지게 되면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엄마를 대신할 물건을 찾게 된다. 이를 ‘전이 대상물(transitional object)' 이라 한다. 주로 담요, 이불, 인형, 옷 등 다양하게 보여 지는데 3세 이후에 성장하면서 정도가 완화된다. 부모와 안정적으로 애착형성이 되면 물건과 자연스럽게 분리가 된다. 5세 이후 지속적으로 분리가 어렵고 물건에 강한 집착을 보인다면 문제가 된다. 애착이 불안정할 경우 심하면 ‘분리불안장애(separation anxiety disorder)’로 이어져 정상적인 유치원, 학교생활이 어렵다. 애착물건을 아이 몰래 없애버리면 심한 불안감을 느끼거나 극심한 스트레스에 빠진다.

 

 

2012년에 개봉한 영화 ‘자전거 탄 소년’에 주인공 11살 시릴에게는 가장 아끼는 애착대상인 자전거와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는 시릴을 보육원에 버리고 자전거를 팔아버린다. 아버지를 찾기 위해 보육원을 나오지만 자전거는 이미 팔린 상태고 아버지도 이사를 갔다. 버림받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시릴은 현실을 부정하려 한다. 사만다라는 위탁모가 자전거를 되찾아 주고 그녀의 묵묵한 사랑을 통해 치유되어간다는 이야기다. 결국 영화는 우여곡절을 겪은 주인공이 마지막에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으로 끝난다. 애착대상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거나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애착의 대상이 무서운 물건일 때도 있다. 예전에 중학교에서 만난 아이는 작은 과도크기의 칼을 들고 다녔다. 반장이 그것을 선생님에게 일렀고 칼을 뺏으려는 실랑이가 벌어졌다. 아이는 절대 주지 않겠다고 소리쳤고 결국 그 칼을 힘으로 뺏자 주먹으로 창문을 쳐서 손이 다쳤었다. 어렸을 때부터 괴롭힘에 시달렸던 아이는 칼을 가지고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고 하였다. 그 칼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물건이었던 것이다. 학교에서는 아이의 문제가 수면위로 올라왔을 때 위기개입이 들어간다. 조금의 관찰만으로도 아이의 마음의 병을 살필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어른들이 알고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어른이 되어서도 필요한 애착의 대상. 우리는 자연스레 전이대상물을 찾게 된다.

성인이 되어서도 전이대상물을 찾게 된다. 건강한 인간관계, 사회생활, 취미 등으로 대상을 옮기거나 혹은 술, 도박, 게임, 담배 등등의 부정적인 행동으로 찾게 되기도 한다. 대부분 부정적 행동에 중독되기도 한다. 여기에 어렸을 때 지나친 사물에 대한 의존과 부모와의 정서적 분리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면 의존적인 행동에 빠지게 된다. 애착형성이 불안정한 상태는 애정결핍을 만든다. 삶에 의미를 타인의 관심으로 보상받으려는 행동이 생기며 자신보다 타인의 감정이 더 우선이 된다.

과거 오프라인에서의 만남, 모임 등에서 많은 관계 형성이 보여 졌다면 지금은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시대인 것이다. 점점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SNS(소셜미디어)에 타인이 남기는 댓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조회 수를 끊임없이 확인하게 되며 스마트폰이 없으면 초조하고 불안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행동패턴을 보인다. 심한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의존성 인격 장애(Dependent personality Disorder)’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스마트폰 물건에 대한 집착이 아닌 온라인상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집착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특정 대상에 집착하며 머물러 있지 않도록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가 특정대상에 심하게 애착을 가지게 되는 것은 불안한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정상발달과정 중에 하나지만 일정시기가 넘어갈 때까지 이상행동이 보여 진다면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모두가 다 같을 수는 없으며 더 민감한 아이가 있을 수도 있다. 아이의 행동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부모에게 주는 메시지를 잘 읽어내야 한다. 또한 기본적인 부모의 사랑과 관심은 아이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다. 신뢰형성이 잘 되는 아이일수록 분리불안을 덜 경험하며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미치게 되며 독립심과 애착을 잘 조절하여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부모의 안정적인 애착과 신뢰를 바탕을 둔 양육방식은 전 생애를 걸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꼭 잊지 말아야 한다.

<블랭킷 증후군관련 영화는 자전거 탄 소년/2012,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2015, 책은 공중그네/ 오쿠타히데오, 나는 상처를 가진채 어른이 되었다/ 오키다 다카시를 참고하면 된다.>

저작권자 © 엔디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