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을 쓰고 연출까지 맡아야하는 연극계의 현실

【ndnnews=문화부】구성숙 기자 = 하느님의 나라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는 황대현 연출가와 연극계의 현실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

Q. ‘하느님 나라‘를 연출하게 된 계기는?

A. 대본을 쓰고 연출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사실 제일 힘들었던 것이 저 예산으로 만들고 “장애인 성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라 연출자를 구하지 못해서였다. 작품이 좀 무겁다보니 하고자하는 연출가가 없어서 제가 직접 맡게 되었다. 슬픈 얘기입니다. 연극계가 예산부족으로 인해 1인 다 역을 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힘들 때가 많다. 후원자를 구하기도 힘들고 이번 작품도 대출을 받아 제작하게 되었다. 꼭 성공해야 하는데...

Q. 대본을 보면 너무도 디테일하고 리얼하게 구성되어 있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쓰게 되었는가?

A. 평소 잡독을 많이 하는 편이다. 어떤 책을 보았는데 일본인 여류작가 겸 사회운동가는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에세이 형식의 비디오를 선물 받았다고 한다. 비디오를 틀어 시청을 하는데 할아버지가 자위행위를 하며 무엇인가 말을 하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심하게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비디오를 선물한 지인을 만나 화면 속 주인공이 무슨 말을 한 것인지 궁금해 만나고 싶다고 하니 그 할아버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 사연을 듣고 대본을 쓰기 시작했으며 중증장애인의 성욕을 모티브로 구성한 작품이다.

Q. 장애인의 성을 무대에 올리며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의미가 있다면 무엇인가?

A. 사람들은 흔히 아름다움, 정의, 올바름, 다 같이 사는 사회를 말하곤 한다. 그러나 그 말에 대한 댓가는 지불하려하지 않는다. 우리가 장애인들이 얘기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얘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사회의 한 구성원인 중증 장애인을 포커스로 잡고 이러한 상황에서도 과연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나 우리가 함께해야하는 세상은 최소한 이정도의 각오는 해야 되지 않을까 그러나 현실에서는 장애인의 섹스를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통해 보고 느껴 판단하고 생각한 다음 우리가 그들과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향해 걸어갈 수 있는지 준비도 없이 결과, 남의 탓, 정치적인 탓만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를 전하고 싶었다. 많이 오셔서 편히 감상하시고 우리사회의 구성원인 장애인의 삶도 한번 쯤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노주연 PD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Q. 배우들의 연기가 리얼하다 어떻게 연습을 했는가?

A. 출연진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동영상을 보기도 하고 관련 시설을 찾아가는 등 각자의 배역에 맞추어 연습을 했다. 그래서 배우는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구나 생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존경스럽기도 하고요.

Q. 배우 섭외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어떻게 캐스팅했는지 궁금하다.

A. 지인들을 통해 한 분 한 분 전화를 드리며 이해를 구하며 캐스팅 했다. 저 예산이다 보니 미래를 담보로 재능 기부형식으로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승낙을 해주셔서 힘이 많이 되었다. 충분한 출연료를 못 드리고 어려운 배역임에도 출연 결정을 해 주신 배우들께 더 좋은 작품과 무대로 보답하기 위해 다음 작품을 고민 중에 있다.

Q. 장애인의 삶을 통해 편견을 깨기 위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사실 대본을 쓰며 일반인들이 많이 보아주길 기대하며 썼다. 우리가 번지점프를 하기 전 점프대의 출발선에 오기까지 오금이 저린 기억이 있는데 그 기억은 예기를 안 하고 하늘을 나른 얘기만 한다. 출발선에서 하늘을 날기 전 답답한 이 현실을 느껴보라 생각하며 대본을 완성했다. 또, 완성대본을 장애인들을 모시고 낭독회를 가진 적이 있는데 시작할 때 엄청 걱정을 많이 했다. 그들이 분노하지는 안을까? 저의 맨얼굴을 드러내는 심정으로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끝나고 하시는 말씀이 처음에는 정말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혹시 대본을 장애인이 쓴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고 한다. 한편으로 이렇게까지 우리의 삶 속이야기를 들여다 봐 줄 것에 위로가 되었다고 하며 이 공연을 통해 일반인들이 장애인의 일상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아 고맙다는 말을 했다.

Q. 연출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세상이란 무엇인지?

A. 하느님의 나라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과연 우리들이 얼마나 알고 있으며, 불편한 진실이지만 사회에 대한 정의와 공존을 논하기 전에 성에 대한 부분을 외면하지 않고 일반인들이 보고 정확하게 알아야 그들과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생각하는 세상을 예기하고 싶고, 제가 꿈꾸는 이상적인 세상을 위해 글을 써 무대에 올려 관객들의 공감을 얻는 작업을 통해 누구나 작품으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 보편적 올바름이 널리 펴지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며 목표가 이다. 사소한 것들이 이루어지는 것이 제가 꿈꾸는 이상적인 세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연극 하느님의 나라를 비롯해 풍산과 앞으로 연극무대에 올릴 수많은 작품들이 초연을 시작으로 내년, 후년, 몇 년 후에도 공연이 되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 최고의 작품”과 용기가 아닐까? 관객이 찾지 않는 그래서 실패한 인생이 아닌 단 한명의 관객으로부터 박수를 받을 수 있다면 전 끝까지 연극을 할 것이다. 배우이며 대본을 쓰는 저 황대현의 무한한 가능성을 앞으로 지켜봐주세요. 어떤 작품을 보시든 후회하지 않는 무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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