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직무능력표준(NCS) 제도(이하 NCS)는 교육현장을 산업현장에 맞추어 교육 및 기술과 자격의 기준을 일치시키고 체계적으로 교육과정을 만들어 현장에 맞는 청년교육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도입되었다. 말은 맞는 말이지만 실제 적용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전문대학에서 의무적으로 주요 과목에서 NCS를 적용하면서 심각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 그 심각성이 도를 지나치고 있어서 다시 한번 언급하는 이유이다.

교육부에서 NCS를 의무화할 경우 각종 재정지원 사업에 혜택을 부여하면서 일선 대학에서 교육현장을 무시한 NCS 적용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제도가 교육과 현장을 동일시 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실제로 반영의 효과보다는 부작용만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일선에서 교육을 하는 교원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심각한 지 모두가 인지하고 있으나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개선은 없다는 것이다. 도입 시기부터 사례별 부작용이 언급되었으나 이번 정부에서 무작정 도입하면서 전문대학에서의 전문 인력 양성이라는 기본 취지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일반 4년제 대학에서는 반발로 인하여 감히 NCS제도는 적용도 못하고 있고 고등학교도 전문대학에 도입한 부작용을 알고 문제가 부각되면서 결국 현재 전문대학만 도입을 늘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각종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동결된 등록금을 보존하기 위한 대학의 입장에서는 교육부의 NCS 적용 시 가산점으로 인한 재정지원 사업에 목을 매달면서 일선에서의 교육은 상대적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히 강조하는 싶은 것은 일선에서 전공별 교육별 특성을 알고 있는 교원은 당연히 NCS의 부작용을 알고 있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부에서는 실적용 사업으로 NCS 제도 도입이 우수 양성 전문가라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포장하면서 교육 시스템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전문대학만 봉으로 진행되고 있는 형국이다. 현 정부에서는 NCS의 부작용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 아니면 전시적 행정과 실적 위주로만 평가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사이에 전문대학 교육 시스템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에서 각 과목당 평가는 출석과 리포트 등 평소 점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다양한 평가로 이루어져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필요하면 수시 시험을 통하여 더욱 과목별 특성을 요구한다. 이미 다양한 평가방법이 객관성을 더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NCS 과목은 처음부터가 획일적이다. 한 과목을 NCS로 하기 위하여 형식적인 수백 쪽의 개발보고서가 필요하고 중간 중간 평가 항목도 수십 가지가 넘어 주당 3시간 과목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다가 평가하다가 볼일을 다볼 정도이다. 또한 대학에 따라 NCS 한 과목을 평가하는데 컴퓨터에 일천번 이상의 클릭을 하여야 가능할 정도여서 완전한 전시행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결과보고서 등 필요 없는 전시행정용 서류작업만 즐비하여 도대체 교육을 위한 것인지 전시용 서류작업용을 만드는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일선의 교원이 두 과목만 NCS과목을 가르쳐도 정신이 없을 정도로 서류작업에 매달려야 한다. 대학에서는 NCS과목을 의무적으로 가르치게 하고 평가요소로 반영한다.

특히 자동차 대학교육은 예전과 달리 변화와 흐름을 어떻게 교과과정에 반영하는가가 관건이다. 최근의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움직이는 가전제품, 움직이는 컴퓨터로 발전하고 있다. 이전의 자동차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기 위해서 새로운 교과과정을 구축하기 위하여 새로운 과목 개설과 새로운 기술을 실시간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있는 대학에서도 수시로 새로운 과목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개설하고 반영하고 있으나 NCS 적용 이후부터는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NCS 과목에 매달리다 보니 다른 과목에 시간적인 여유도 없고 NCS 과목은 자체적으로 새로운 흐름을 반영할 수 있는 과정이 불가능하여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NCS 적용은 대학에서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NCS 적용은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일부 자격증 취득이나 직업학교 등 기본 틀을 위주로 하는 분야에서는 적용이 가능한 만큼 선택적 흐름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확실히 할 것은 새로운 정부에서는 NCS제도를 대학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부작용에 대한 실태를 냉정하게 확인하고 공청회 등을 통하여 필요 없는 곳은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 전시 행정을 위하여 형식적인 공청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객관성 있는 일선 평가를 말한다. 몇 가지 측면에서 다시 한번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NCS의 효용성이다. 과연 대학에서 적용이 가능한지 다시 한번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가 빠른 전공은 절대로 적용하면 안되는 것이 바로 NCS이다. 서류작업용 과목으로 전락하여 전시행정의 대명사가 되었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대학별로 학과별로 선택하여 적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렇다고 평가요소로 반영하여 형태는 자유스럽지만 의무화시킨다면 의미가 없으므로 완전히 학과에 맡기는 것이다. 당연히 평가요소로 반영해선 안될 것이다. 둘째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과연 NCS가 의미가 있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이미 수조원 이상을 쏱아부은 만큼 누가 왜 이 시스템을 포함시켜 교육을 주도하였는지도 확인하여야 할 것이다. 보여주기식 전시 행정으로 인하여 일선 교육은 엉망이 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다고 항변할 수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퇴출시켜 죽어가는 교육을 다시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아예 포기하여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 문제점 투성이의 NCS 체제의 확산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이 걱정된다. 셋째로 해외 사례를 참조하면서 한국형 모델과의 차이점과 문제점을 확인하여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거지로 적용하지 말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분야만을 선택하여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상태로는 대학의 과목 특성상 중요성과 다양성을 고려한 2,3,4학점 과목이 사라지고 있다. 융통성과 합리성, 객관성과 시대적 흐름에 맞는 첨단 과목은 NCS로 인하여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교수의 90% 이상이 대학에서의 NCS 적용을 반대한다고 본다. 왜 하는 지 다시 한번 묻고 싶다. 과연 일선에서 대학 교육을 해본 담당자가 NCS 제도 입안을 제대로 했는지 묻고 싶다.

신 정부는 교육 시스템에서 부작용이 심각한 NCS 시스템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이제라도 재평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대학 교육에서는 퇴출시켜야 할 것이다. 이제는 모두가 “예스”라고 하면서 포기한 이 시점에서 부작용을 언급하는 필자에게 또는 대학에 압력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냉정하게 살펴볼 것이고 계속 고발할 것이다. 이 후유증은 당연히 우리의 교육을 받는 제자들에게 오기 때문이고 미래를 대비할 인재 양성의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교육자로서의 회의감이 없어지기를 바란다. 지금이라도 올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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