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공간에서 외부와 고립된 채 집단으로 생활할 때 심리와 행동이 격해지거나 변화를 나타내는 현상을 '고립증후군(고립효과, lsolated effect)'이라 한다. 고립된 공간에서 오랜 시간함께 지낼 경우 처음에는 잘 지내다가 사소한 일로 감정조절을 하지 못하거나 극단적 상황까지 이르기도 한다. 이런 현상들은 남극에 파견되었던 연구원들과 군인들에게 처음 발견되어 연구가 되기 시작한 것으로 ‘남극형 증후군(winter-over syndrome)’이라고도 부른다. 주로 우주공간에서 우주인으로 생활하거나 일상생활에서는 하숙방을 같이 사용하는 등의 좁은 공간에서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기본적인 개인거리라는 것이 있지만 침해받았을 때 불편감을 느낀다.

우리가 자주 경험하는 것 중 지하철에 탔을 때 주변에 빈자리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굳이 내 옆에 앉는다면 우리는 불편감이 든다. 사람들은 기본적인 개인거리라는 것이 있는데 그 거리를 침해 받았을 때 그런 감정을 느낀다. 사회심리학에서는 고립효과를 경험하지 않으려면 장시간 고립된 생활을 할 때 자신만의 공간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한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환경이나 장시간 버텨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우주 혹은 남극 등과 같은 극한 상황에 다수의 사람들이 밀집해 지내게 된다. 외부와 단절된 곳에서 오랫동안 집단이 생활하다 보면 서로스트레스가 극대화되고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나 심할 경우 폭력적으로 변하는 일이 흔해진다.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비롯하여 가족이나 지인, 친구들과 연락을 할 수 없어 세상과 단절되면 비 현실감에 시달리게 된다. 사생활이 침해된다고 느끼기에 즉 개인거리가 존재할 수 없어 이상 행동들이 보여 지게 되는 것이다.

1980년에 개봉한 영화 ‘샤이닝’은 주인공 잭을 통해 고립된 공간에서 인간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콜로라도 주에 있는 오버 룩 호텔은 폭설로 인해 고립되는 겨울철에는 아예 영업을 하지 않는다. 소설가 잭 토랜스는 외딴 호텔에 겨울동안 글을 쓰기위해 관리인을 자처 아내와 아들과 함께 호텔로 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잭은 창작의 고통과 금주로 인해 금단증상과 호텔에 떠도는 원혼으로 폭력적인 광기를 드러낸다. 이성을 잃게 되고 아내와 아들을 죽이려 하지만 둘은 무사히 탈출하게 된다. 결국 잭은 눈 속에 갇혀죽게 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고립된 환경 속에서 심리적으로 느끼는 불안, 공포, 초조함 등의 기본적인 인간의 감정이 원혼이라는 상징을 통해 광기로 표현 되었다.

현재 오는 40대 주부는 개인적인 고립형태로 세상과 사람들이 두려워 집안에서 주로 생활한다. 가끔 상담을 오는 것 이외에는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믿었던 친구의 배신으로 충격을 받았고 사람들의 뒷담 화에 힘들어했다. 결국 사람들과 연결고리를 끊고 스스로 고립된 생활을 자처하고 있었다. 상담은 가족들의 권유로 억지로 오고 있는 중이라고 하였다. 고립된 생활에서 나오고자 하는 의지가 별로 없는 상태였다.

외부와의 단절이 오래될수록 사람들과의 교류와 관심 범위가 제한된다.

최전방에서 군복무를 하는 군인들에게도 이런 모습이 보여 질 수 있다. 세상과 단절되어 일정 공간속에 고립되어 있으면 사람들과의 교류와 관심범위가 제한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사람들은 세상과 교류하며 소통해야 한다. 좁은 환경은 그 안에 있는 서로에게만 관심과 생각을 나눠야 하기에 오랜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최전방 군대에서 유독 사건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도 고립적인 환경과 공간부분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런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될수록 사소한 일에도 심리적으로 격한 반응을 보인다. 아무래도 외부와 단절된 공간이기에 심리적으로도 답답함을 느끼거나 점점 마음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초조하고 불안하며 외로움 등 복합적인 감정들과 행동이 뒤섞이게 된다. 이런 행동은 비단 감정을 가진 인간뿐 만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보여 진다. 실험용 흰쥐를 좁은 공간에 격리시켜 놓고 관찰하였다.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행동하였으나 쥐들이 새끼를 낳아 수가 많아지면서 공간이 점점 비좁아졌다. 그러자 공격적으로 변한 쥐들이 서로를 물어뜯거나 죽이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고립된 환경에서는 서로의 공간을 보장해주고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게슈탈트 심리학에서 레윈(Lewin)은 '장이론(field theory)'을 이야기하였다. 인간의 행위는 유전적 요인, 능력, 인성, 건강상태 등의 사람 안에 있는 특성과 현재 존재하고 있는 상황, 즉 다른 사람의 존재여부, 개인의 목표달성이 방해받는 정도, 집단 내에 퍼져 있는 태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결과와 행동은 환경뿐만 아니라 사람에 의해서 다르게도 영향을 받는다. 미국 메릴랜드 주 연구소의 알트만(Altman)은 공간과 환경 그리고 고립이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였다. 사람을 두 명씩 짝지어 하나의 과제를 풀기로 하고 침대, 변기. 테이블, 의자가 있는 좁은 방에서 열흘 동안 생활해야 했다. 두 그룹 중 한 그룹은 실험기간동안 자유롭게 각자의 방에서 잠을 자고 산책도 하고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다른 그룹은 실험기간 내에 방에서 떠날 수가 없었다.

연구결과 자유로웠던 방은 크게 변화가 없었지만 고립조건이 있었던 방에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려는 흔적이 보였다. 침대. 테이블의 자리, 의자 등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타인의 것과 자신을 구분 지으려는 행동이 보여 졌다. 고립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서로의 공간을 보장해주고 인정하며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립된 상황에서는 좁은 공간이라도 개인거리가 유지되어야 한다. 서로 방치할 경우 타협되지 않아 침범되는 상황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심리적으로 이상증세가 보여 지기 때문이다. 같이 사는 부부나 가족들 혹은 룸메이트에게도 보여 질 수 있기에 서로에 대해 적당한 개인거리 유지와 배려, 공간보장이 필요하다.

<고립 증후군에 관련 영화는 샤이닝/1980, 남극의 쉐프/2009,미스트/2008, 책은 조난자들/방진호,2014,파리대왕/윌리엄골딩, 1954,섬/ 아민그레더,2009, 드라마는 화이트크리스마스/2100,KBS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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