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디자인단’, 전국 경진대회서 382개 경쟁작 중 1위, ‘정부3.0추진실적 평가’서도 특.광역시 유일 3년 연속 우수

【수도권=ndnnews】안홍필 기자 = 평범한 시민이 정책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까? 시민과 함께 가장 뛰어난 정책을 만드는 기관은 어디일까?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가「2016정부3.0 국민디자인단 성과공유대회」에서「근로자가 웃는 행복한 일터! Let 美 공장」프로젝트로 전체 1위인 대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번 대회는 행정자치부가 주관하여 전 중앙부처 및 지자체의 382개 과제가 경쟁을 했다.

※ 정부3.0 국민디자인단 이란?

- 정책과정 전반에 정책수요자인 시민, 정책공급자인 공무원, 그리고 서비스디자이너가 함께 참여하여 정책수요자의 입장에서 공공서비스를 개발․개선시켜 나가는 정책 워킹그룹

인천시는 2015년에 열린 대회에서도「원도심 세대 간 교류를 지원하는 마을주택관리소」로 우수상을 차지하였는데 2년 연속으로 입상한 기관은 인천이 유일하다. 특히 작년에는 248개 프로젝트가 참여한 데 비해 올해는 참가기관이 대폭 늘어나* 경쟁이 한층 치열한 가운데 거둔 1위라서 수상이 더욱 빛난다.

그렇다면 인천시의 정부3.0 국민디자인단이 다른 기관과 차별되는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 매해 좋은 평가를 받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인천시 국민디자인단과 인천형 정부3.0에 대해 알아보자.

인천시 정부3.0 국민디자인단은 인천시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을 업고 출발했다. 2016년 6월 유정복 시장이 참여한 가운데 국민디자인단 한명 한명에게 위촉장을 직접 수여했다. 국민디자인단은 도시계획과 산업디자인에 정통한 전문가, 사람들을 만나고 목소리를 듣는 청춘 서포터즈, 근로자, 지역주민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기존에는 시민 의견을 듣는 채널이 한정돼 있을 뿐더러 형식적인 경우가 많았다. 공청회, 토론회 등은 시민과 양방향 소통이 어렵고 지속성을 띠기 어려웠다. 인천의 국민디자인단은 이런 문제점에서 출발하여 정책의 기획부터 집행까지 시민이 주도적으로 이끈다.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인천시 정책을 시민 생각대로 설계한다. 이런 의미에서 프로젝트명도 국민‘디자인’단이다.

산업단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뭘까? 시커먼 연기를 내뿜는 굴뚝, 좁고 지저분한 골목길, 차가운 회색 담장같이 오래되고 낙후된 모습이 보통일 것이다. 특히 인천에는 조성한지 20년이 넘는 산업단지가 전체의 70%나 차지하고 있어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한때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끌던 곳이라는 자부심은 그대로지만 환경은 녹록치 않았다.

인천시 국민디자인단은 산업단지의 노후화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고, 과거 개발논리와 생산시설 위주로 설계된 산업단지를 사람 중심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시민들이 찾고 싶고 근로자들이 일하고 싶은 행복한 산업단지. 이것이 정부3.0 국민디자인단이 만들고 싶은 산업단지이었다.

한 때 ‘Let美人’이란 프로그램이 인기였다. 딱한 사연을 가진 신청인에게 성형수술, 심리치료 등을 통해 잃었던 자존감을 회복시켜줬던 방송이었다. 국민디자인단은 여기서 힌트를 얻어 사람이 아닌 산업단지를 아름답게 바꾼다는 의미로 프로젝트 이름을「Let 美 공장」으로 정했다.

“프로젝트명을 들으면 어떤 내용인지 짐작할 수 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야만 많은 시민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진행하기가 쉽거든요. 처음 프로젝트명을 지을 때부터 ’아! 이건 성공하겠구나’ 하는 느낌이 왔어요.” 국민디자인단에 참여했던 김민주 서비스디자이너의 말이다.

「Let 美 공장」프로젝트는 2016년 6월 행정자치부로부터 국민디자인 특화과제로 선정되어 특별교부세 등 6천만원을 지원받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국민디자인단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지역주민을 만나는 일이었다. 주안산업단지 등 3개 산업단지를 누비고 많은 사람을 만나며 현장답사와 인터뷰를 병행했다. 시민들이 꼽은 산업단지의 문제는 크게 세 가지였다. 불편하고 위험한 보행길, 낙후된 공장지대라는 이미지, 젊은 근로자들이 겪는 육아의 어려움이었다.

국민디자인단은 문제점 해결을 위해 케이스별로 맞춤형 해법을 제시했다. 먼저, 걷기 편하고 안전한 보행길을 위해「디딤길」을 조성했다. ‘휴식을 통해 한발 더 내딛도록 도와주는 충전거리’라는 뜻의「디딤길」을 주안 산업단지 내 410m 규모로 설치했다. 산업단지 근로자와 보행자가 쉴 수 있는 벤치와 쉼터를 곳곳에 만들고 불법주차를 해결하기 위해 주차선도 새로 그렸다. 가로등이 없어 해가 지면 어둡고 위험했던 골목길에는 안전등을 설치해 밤에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게 됐다.

산업단지에 위치한 기업도 스스로 바뀌는 데 손을 모았다. 산업단지의 노후된 분위기는 몇 백개 공장이 모여 함께 만들기 때문에 한 두개 공장이 바뀐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에 국민디자인단은 기업 스스로 바뀔 수 있는 ‘마당’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아름다운 공장 어워드」가 바로 그것으로 밝고 산뜻한 산업단지를 만드는데 앞장선 기업을 선정하고 이들을 마중물 삼아 전체적인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이번 「아름다운 공장 어워드」는 ㈜동아알루미늄 등 3개 기업이 수상했다. 단순히 아름답고 독특한 건물이 아니라, 근로자의 편의공간은 충분한지, 주위 환경과 잘 어울리는지,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다. “우리 회사가 인천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기업이라니 새삼 달리 보여요. 앞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다녀도 될 거 같아요.” 어워드에 선정된 기업의 한 근로자의 말이다.

젊은 근로자들의 육아 걱정을 덜어줄 「슝슝이」서비스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산업단지는 직장 어린이집이 부족하고 야근이 많은 근무환경 탓에 아이들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 보육서비스「슝슝이」는 이런 고민에서 탄생했다.「슝슝이」서비스를 받는 근로자가 아이와 함께 회사로 출근하면 나머지는 슝슝이가 알아서 해준다. 아이를 회사에서 어린이집까지 데려다주고, 어린이 집이 끝난 후에는 회사로 다시 데려온다. 부모가 야근 등으로 퇴근이 늦을 경우는 아이를 찾아갈 때까지 슝슝이가 아이를 돌봐준다. 아침에 1분 1초가 아까운 엄마, 야근이 잦은 아빠를 위한 맞춤형서비스이다. 슝슝이 프로젝트는 현재 서비스개발과 시뮬레이션을 마치고 본격적인 실시를 앞두고 있다.

인천 국민디자인단은 올해뿐 아니라 지난해에 열린 같은 대회에서도 우수상을 차지하여 좋은 성과가 얻었다. 원도심에 지역주민의 재능기부로 아파트관리사무소 개념인 ‘마을주택관리사무소’를 설치하고 사정이 어려운 세대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역공동체 모델을 제시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실 인천시는 국민디자인단 뿐 아니라 정부3.0의 각 분야에서 발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6년 8월에는 「맞춤형서비스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특별교부세 2억을 얻었다. 맞춤형서비스란 국민 유형에 따라 생활패턴에 맞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데, 인천시는 수도권 지역의 문화예술정보를 한번에 알려주는 「아이큐앱(App)」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또한, 「2016 지자체 정부3.0 추진실적 평가」에서 전국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 평가는 17개 시․도 및 226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유능하고 서비스 잘하는 기관을 선정하고 포상하는 정부의 대표적인 성과평가 제도 중 하나이다. 특히 인천은 2014년부터 3년 연속으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는데 이는 특‧광역시에서 유일한 기록이다. 참고로 인천을 제외한 특‧광역시는 2회 이상 수상한 기관이 없다.

이번 평가에서 호평을 받은 사례 몇가지를 소개해 본다. 먼저, 시민에게 딱 맞는 맞춤형서비스 사례로 빈주차장 정보를 앱과 네비게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IoT기반 미추홀 주차정보 시스템」이 꼽힌다. 전국 최초로 구축한 이 시스템 덕분에 주차장 신축비용이 대폭 줄었을 뿐 아니라 교통체증 지역의 평균 속도가 25% 빨라지고 불법주차도 70% 가까이 줄었다.

또한,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행정절차에 책임공무원을 지정하여 처음까지 끝까지 한번에 처리하는 「정비사업 논스톱서비스」도 빠질 수 없다. 완료일자와 목표를 정해놓고 기한 내에 반드시 완료하는 획기적인 업무방식으로 그 처리 기간을 85%까지 단축하였고(364일 → 60일) 짧아진 공기만큼 사업성이 높아져 원도심 내 뉴스테이사업 추진 등에 큰 도움이 되었다.

정부3.0 국민체험마당의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국민체험마당이랑 전 중앙부처 및 지자체가 각 기관의 정부3.0 우수사례를 체험하고 국민께 알리는 행사이다. 인천시는 약 7만명이 방문한 2016년 행사에 온라인 굴착허가시스템, 신속한 119출동길 안내시스템 등 인천시를 대표하는 행정혁신사례로 관람객의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천시는 2016년에 국민디자인 활동을 통해 노후 산업단지 문제를 마주하고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었다. 행정혁신의 선두주자인 인천은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인천시는 노후 산업단지가 더욱 찾고 싶고 일하고 싶은 일터로 바뀌도록 한 단계씩 실천에 옮길 예정이다. 2017년에는 약 1.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디딤길을 더욱 확대하고, 「아름다운 공장 어워드」도 단순한 시상에 그치지 않고 산업시설 투어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등 교육‧관광분야에 접목해 풍성하고 다채롭게 할 예정이다.

천준호 정책기획관은 “국민디자인단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업이 산업단지를 시민분들께서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시정에 참여하는 문을 활짝 열어두고 시민분들께서 생활 속에서 공감하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전국을 선도하는 행정혁신을 이끄는 인천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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