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이별 / 전진호 시인
언제까지 이렇게 묻어가며
살아야만 합니까
갈대 부대껴
스치는 바람소리만
님의 설움을 움켜잡는 것일까요
정녕 돌아올까요
또 다른 씨앗으로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요
행여하는 마음에
꼭꼭 묻어봅니다
먼 훗날 또 나는
누군가에게 아픔으로 묻히울까요
돌아보면 님은
늘 제 곁에 묻어나지만
아득한 체취는
먼 하늘가를
떠돌고 있습니다
그날처럼 차가운 입술 언저리에
타오르는 갈꽃의 내음
꽃다운 시절이 바람으로 가버린 뒤
긴 세월 그리움 지고
이토록 모진 가슴 피어나는
슬프지도 않을 인생을
그렇게 살다 갑니다
전진호 시인
kia0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