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노래 1 / 양여천

 

사랑은 내게 당신을 노래하게 하더니
이내 앵 토라져서 돌아앉아 있는
이슬앉은 제비꽃처럼 푸르게 푸르고
그래서 사랑은, 내게 당신을 애타게 부르게 하고
어깨너머로 비치는 창가에 앉아
그대 하얀 목덜미에 입맞추고 싶다
사랑이 그대를 노래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론 봄바다 위를 달리는 거친 밤바람보다
걷잡을 수 없는 격정에 시달리며 베게를 적시는
숱한 불면의 밤을 손꼽아야 한다 할찌라도
나 그대 사랑을 노래하련다


이렇게 아침이면 서리가 내린 마당에
온 세상이 그대 사랑함으로 아름답고
잠이 덜 깨어 내 목소리만을 기다리며
실눈을 뜨는 헝크러진 그대 머리맡에
나의 아직은 덜 씌여진 이 노래의 덜 다듬어진 숨결이
꿈에서 꿈으로 영혼이 아직 투명하게 깃드는
이 아침안개 젖어드는 호수같은 그대의 얼굴에
입맞춤하며 사랑한다 말하리니
내 사랑은 시온의 꽃보다 더 아름다워라
꾸밈없는 그대의 잠든 눈에
하나님 지으신 영혼이 슬기롭게 배이리니
나 그대 사랑함을 노래하리라


비파와 소고치며 춤추며 성전의 뜨락을 지나
내게 사랑을 주신 그 이에게 감사하리라
우리에게 영원은 기약할 수 없는 것일지 모르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천사도 질투할만큼
내 삶에 가장 아름다운 그대가 얼마만큼
내게서 떨어져 있어도 느낄 수 있을만큼
우리 분명하게 서로 사랑하고 있음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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